종합(산불 1).jpg

최악의 열풍 속에서 발생한 산불이 휩쓸고 간 NSW 북서부 내륙 돈딩갈롱(Dondingalong)의 한 주택. 이 가옥은 인근 켐시(Kempsey) 소재 NSW 지역소방서(NSW Rural Fire Service)에 근무하는 한 소방대원의 집으로, 다른 마을의 화재를 진압하는 동안 화마가 그의 주택을 삼킨 것이다.

 

주말 연속된 열풍으로 피해 커져, 일부 지역 전기-도로 폐쇄로 고립

 

올 여름 유난히 열풍이 잦고 고온의 기온을 보이는 날들이 많아진 상황에서 우려되던 산불이 NSW 주 내륙 일부 지역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지난 주 금-토요일(11-12일) 이어진 엄청난 열풍 속에서 NSW 주 전역에 걸쳐 수천 헥타르가 산불에 휩싸였으며, 일부 마을은 가옥 전체가 불에 타 사라지는 등 엄청난 피해를 남기고 있다.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북쪽, 뉴카슬(Newcastle)과 더보(Dubbo) 사이에 자리한 작은 농촌 마을인 우아브리(Uarbry)에 거주하는 한 지역소방대 자원봉사자는 인근 산불 진화에 나섰다가 집으로 돌아와서는 마을을 이루던 12채의 가옥 모두가 전소된 상황과 마주해야 했다.

시드니 북서부 내륙, 지방 지역 곳곳은 무더위 속에서 기승을 부린 산불로 이동통신이 두절되고 유선전화망도 끊겼으며 외부 세계와 연결된 주요 도로망까지 폐쇄돼 완전히 고립된 상황이다.

산불 피해를 입은 우아브리 마을의 한 남성은 국영 ABC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며 “입고 있는 셔츠를 빼고는 모든 것이 화마에 날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산불이 마을을 덮치자 함께 생활하던 개 두 마리만 트럭에 태우고는 북쪽에 자리한 쿨라(Coolah)로 대피했다.

 

종합(산불 2).jpg

NSW 내륙 우아브리(Uarbry) 마을을 초토화시킨 산불의 흔적. 이 마을 12채의 가옥은 일부 형태만 남은 채 완전히 전소됐다.

 

우아브리 마을을 휩쓴 화마는 이미 이 마을 서쪽, 듄두(Dunedoo) 인근의 5만 헥타르에 달하는 삼림지대를 휩쓴 뒤 지난 일요일(12일) 우아브리 마을을 초토화시켰다.

금주 월요일(13일) 현재, 산불은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가운데 쿨라(Coolah)와 리드빌(Leadville) 마을 쪽으로 향하고 있으며, 이 농촌 마을들 900여 가구에는 전기 공급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이다.

쿨라에 거주하면서 산불진화를 지원하고 있는 말 맥마스터(Mal McMaster)씨는 “산불로 인해 지난 48시간 동안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이웃 친구들도 주택은 물론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었다”고 호소한 그는 ABC 방송 취재진에게 “이를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고, 당신도 이 상황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주 월요일(13일) 아침 현재, 쿨라 마을 주변 지역 시야는 지독한 연기로 인해 200-300미터에 불과했다. 이날, 쿨라의 커뮤니티 스포츠 홀에 모인 주민들은 산불이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 서로 물으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종합(산불 3).jpg

돈딩갈롱(Dondingalong) 마을에 있던 주택이 흔적. 이 마을 또한 산불로 폐허가 되기까지는 단 몇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종합(산불 4).jpg

보가리(Boggari) 마을의 한 농가. 타다 만 양철지붕, 벽돌로 만든 벽난로와 굴뚝만이 흉물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쿨라(Coolah)에서 북쪽으로 약 5시간 거리에 있는 보가브리(Boggabri) 지역 또한 산불 피해가 극심했다. ABC 취재진이 이 마을에서 만난 두 남성 또한 주택과 함께 모든 것을 잃은 상태였다.

이 남성 중 한 명의 가족들은 멀리 떨어진 듄두(Dunedoo) 지역 산불 진화를 지원하던 상황이었다. 인근 마을을 덮치고 있는 산불과 싸우는 동안 자기 집은 화마에 노출된 것이었다.

지난 일요일(12일) 보가브리 마을을 초토화시킨 산불은 이 마을 샘 콘웨이(Sam Conway)씨의 농장 인근에서 발생해 순식간에 마을을 휩쓸었다.

콘웨이씨는 “산불 확산 속도가 바람보다 빠른 것 같았다”며 당시의 공포스럽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산불 확산이 너무 빨라 마을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이 각 지역에서 모여든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고, 이들이 주민들의 대피를 도왔다.

또한 시드니 북부, 포트 매콰리(Port Macquarie)에서 서쪽으로 약 50킬로미터 내륙에 있는 비크우드(Beechwood) 마을에서도 지난 일요일 오후 늦은 시간, 산불이 발생됐으며 열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됐다. 이 산불은 순식간에 500헥타르의 삼림을 휩쓸었으며, 이후 점차 진화되고 있다.

 

종합(산불 5).jpg

시커먼 화재의 흔적만 남은 보가리(Boggari) 마을의 한 농장.

 

종합(산불 6).jpg

우아브리 마을 북쪽에 있는 쿨라(Coolah) 마을의 커뮤니티 홀 앞의 주민들. 인근 마을 피해자들까지 모여들어 초조한 얼굴로 산불진행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NSW 주 서부 내륙 곳곳에서 발생된 산불 피해자 가운데는 켐시(Kempsey) 소재 지역소방서(Rural Fire Service)에 근무하는 소방관도 있다. 켐시 남부, 동딘갈롱(Dondingalong)에 거주하는 이 소방관 또한 다른 마을의 화마와 싸우는 동안 자기 주택을 잃었다.

NSW 지역소방서(NSW Rural Fire Service)의 캄 베이커(Cam Baker) 대변인은 내륙 곳곳의 산불 피해에 대해 “재앙”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번 산불은 NSW 내륙에서 기록된 화재 중 가장 극심한 피해였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산불 1).jpg (File Size:143.8KB/Download:37)
  2. 종합(산불 2).jpg (File Size:135.5KB/Download:35)
  3. 종합(산불 3).jpg (File Size:139.3KB/Download:36)
  4. 종합(산불 4).jpg (File Size:98.6KB/Download:36)
  5. 종합(산불 5).jpg (File Size:99.6KB/Download:37)
  6. 종합(산불 6).jpg (File Size:95.7KB/Download:36)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201 호주 QLD 주 ‘Whitehaven Beach’, ‘호주 최고 해변’ 꼽혀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200 호주 2017 세계 여성의 날- 여성권익 향상 방안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199 호주 2017 세계 여성의 날- 호주인 남녀평등 의식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198 호주 반테러 강화하는 호주, 미국식 안보전략 따라가나...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197 호주 호주 경제 선도하는 시드니,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196 호주 ATO, 일부 업종 대상 ‘현금경제와의 전쟁’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195 호주 OECD, 호주 경기침체-주택가격 하락 ‘경고’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194 호주 시드니 공항그룹, 유료 주차 매출만 연간 1억 달러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193 호주 이중국적 테러리스트 시민권 박탈 법안, 효용성 논란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192 호주 시드니 시티, 거리 예술로 도심 풍경 변화 모색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191 호주 공공주택 대기자 6만, ‘거주 불가’ 주택 1천500여 가구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190 호주 호주 중앙은행, 기준금리 1.5% 동결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189 호주 서리힐 주택판매자, 부동산 시장 강세로 큰 이득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9.
1188 호주 Top 10 best cycling trips in Australia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2.
1187 호주 시드니 3개 지역, 호주 전체 GDP 성장 24% 기여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2.
1186 호주 NSW 교육표준청, 12학년 필수 과목서 소설 및 시 제외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2.
1185 호주 대학교 교내 성폭력 은폐, ‘솜방망이’ 처벌 논란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2.
1184 호주 관리자급 여성 늘어날수록 남녀 임금격차 커져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2.
1183 호주 호주 대도시 소재 대학 학생 증가, 시드니는 예외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2.
1182 호주 “여성에 대한 폭력, 시작할 때 막읍시다”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2.
1181 호주 낙찰률 80%... 2월 경매 통한 주택거래 ‘기록’ file 호주한국신문 17.03.02.
1180 호주 뉴타운, 진보적 경향 강하고 라켐바는 비관적 성향 높아 file 호주한국신문 17.02.23.
1179 호주 Four things Australia could do to tackle the obesity crisis file 호주한국신문 17.02.23.
1178 호주 NSW 주 정부, 파라마타 경전철 관련 16개 역 제안 file 호주한국신문 17.02.23.
1177 호주 시드니 주택 임대료, ‘전 세계 상위 10대 도시’에 file 호주한국신문 17.02.23.
1176 호주 NSW 정부, IT 공무원직에 457 비자 소지자 고용 file 호주한국신문 17.02.23.
1175 호주 호주 중앙은행, ‘10달러’ 새 디자인 지폐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17.02.23.
1174 호주 주택융자 ‘Deposit’ 없이 ‘내집 마련’ 가능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17.02.23.
1173 호주 NSW 주 정부, 부적절 직업학교에 보조금 중단 file 호주한국신문 17.02.23.
1172 호주 모스만 소재 주택, 올해 첫 ‘double-digit’ 가격 거래 file 호주한국신문 17.02.23.
1171 호주 올해부터 뱅스타운 라인 ‘싱글덱’ 공사 시작돼 file 호주한국신문 17.02.23.
1170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1830년대 코티지, 잠정가서 45만 달러 넘겨 file 호주한국신문 17.02.23.
1169 호주 높아지는 청년 실업, 호주 젊은 세대 ‘좌절감’도 고조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1168 호주 멜번-시드니, 가장 역동적인 전 세계 도시 중 하나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1167 호주 원주민-비원주민 삶의 질 격차, “변한 것 없다”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1166 호주 시드니 공립학교 입학생 수, 이례적 ‘급증’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1165 호주 “시드니 지역 상위 공립학교 보내려면 150만 달러 필요...”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1164 호주 NSW 주 정부, 지방 지역 카운슬 강제합병 포기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1163 호주 호주 치매환자, 비용만 연간 수십억 달러 소요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1162 호주 모스만, 시드니 지역 최고급 저택 지역으로 부상?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1161 호주 2016년도 ‘온라인 데이트’ 사기 피해 2천500만 달러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1160 호주 세입자들, “집주인 무서워 수리비 청구 못해”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1159 호주 “설탕세 도입하면 호주인 수명 2년 이상 연장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 호주 NSW 주 내륙, 산불피해 극심... 마을 전체가 완전 파손되기도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1157 호주 최고 무더위 불구, 시드니 주말 경매 ‘활황’ 이어가 file 호주한국신문 17.02.16.
1156 호주 부익부 빈익빈 확대... 저소득층 가계소득 더욱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17.02.09.
1155 호주 The official GABS Hottest 100 Aussie craft beers file 호주한국신문 17.02.09.
1154 호주 “부동산 상속세를 젊은 계층 보조금으로 활용해야...” file 호주한국신문 17.02.09.
1153 호주 “호주, 제조업 활성화로 수입 의존도 낮추어야...” file 호주한국신문 17.02.09.
1152 호주 NSW 주 공립학교 입학생, 40년만에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17.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