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들의 주택구입 능력 지수가 하락하는 가운데 앤드류 브로드(Andrew Broad) 연방 하원의원(국민당. 사진)은 영국식 ‘구매조건 임차 제도’(rent-to-buy scheme)를 본따 첫 주택 구입자들이 계약금 없이 집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연방 정부, 주택구입 난관 해결 방안으로 영국식 제도 검토
‘구매조건 임차 제도’(rent-to-buy scheme), 유력 방안으로 부상
치솟는 집값으로 주택구입 능력 지수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이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이 오는 5월 연방 정부 예산 심사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주택구입시의 계약금을 낮추고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시장 진입을 돕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지난주 금요일(17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오는 5월 예산 심사를 앞두고 주택구입 능력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안 중에서도 최근 앤드류 브로드(Andrew Broad) 국민당 하원의원이 제안한 영국식 ‘구매조건 임차 제도’(rent-to-buy scheme)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브로드 의원은 영국의 제도를 본따 “주택담보대출 상환액에 상응하는 비용을 현재 임대료로 지불하는 세입자들이 첫 주택을 구입할 경우 계약금 없이 집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국영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첫 주택 구입자들이 10~20%의 융자 보증금(deposit)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매주 임대료를 성실하게 지불해 신용이 좋은 세입자에게는 불필요한 지불액”이라고 주장했다.
브로드 의원은 이어 “이 보증금의 장벽이 무너지면 첫 주택구입자들이 주택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보다 큰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구매조건 임차 제도’는 새 집의 임대료를 시장 가격보다 20% 낮게 제공하고 있다. 이로써 세입자들은 돈을 더 저축할 수 있고 계약금을 모아 10년 안에 집을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
이외에도 영국은 공동 소유권도 허용하고 있다. 주택 구매자들은 주택연합이나 개인 개발자 등 공공기관과 주택지분을 공유하게 되고, 거주자는 일정 주택지분을 구매하고는 나머지 지분에 한해 임대료를 공공기관에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 마이클 수카(Michael Sukkar) 연방 재무부 차관은 “이 같은 영국의 두 제도가 전부 좋은 대안이며 호주 상황에 적합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로드 의원의 제안과 관련해서는 “실현 가능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유는 “은행이 담보도 없이 돈을 융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보다 현실에 맞는, 유사한 방식의 제도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호주은행업협회(Australian Banker Association)의 스티븐 문첸버그(Steven Munchenberg) 대표는 브로드 의원과 함께 앞선 제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관련된 의견은 아직 보류한 상태다.
연방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재무부 장관은 영국의 주택 정책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호주에 적용 가능 여부를 평가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은 가능한 많은 예산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목요일(16일), 턴불 수상은 CGT(capital gains tax, 자본취득세) 할인을 엄중히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많은 전문가들이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 부동산 투자자들이 부동산 투자 부분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개인 세금에서 감면해주는 제도)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이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