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학년 영어 교과과정에 소설 및 시가 필수과목에서 제외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교육계의 우려와 반발이 일고 있다.
‘교육과정 개정안’ 발표, HSC 영어 과목 범위 축소... 교육계 ‘우려’ 확산
12학년 영어 교과과정에 소설 및 시가 필수과목에서 제외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교육계의 우려와 반발이 일고 있다고 금주 화요일(28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전 NSW 주 교육과정평가원(Board of Studies)인 NSW 교육표준청(Education Standards Authority. ESA)은 22개의 HSC(Higher School Certificate, 대학수학 능력 시험) 시험과목을 공식 점검하고 영어, 수학, 과학, 역사 과목에 대한 새 교과과정을 발표했다.
이 중 12학년 영어 필수과목에 소설과 시가 제외될 계획이다. 고급영어 과목에서 ‘셰익스피어’는 여전히 필수과목으로 남게 된다. 다만 기존의 본문 5개에서 4개로 교과과정의 범위가 줄어들게 된다. 반면 일반영어 과목을 듣는 학생들은 3개의 본문만 공부하게 된다.
유치원(kindergarten)에서 10학년까지의 이번 영어 교과과정 개정에 참여한 시드니 대학교(Sydney University)의 잭키 마누엘(Jackie Manuel) 교수도 새로 변경된 사항에 놀라움을 표했다.
2007~2011년 HSC 영어과목 출제위원을 담당하기도 했던 마누엘 박사는 이번 교과과정 개정안이 “영어 과목에 대한 파괴행위(vandalism)”라고 비난했다. 그는 ‘전례 없는 물타기’라며 학생들이 책 한 권도 읽지 않은 채 12학년을 졸업할 수도 있음을 우려했다.
마누엘 박사는 이어 “인간이 언어를 사용해 표현하는 가장 섬세한 형태의 두 문학 장르가 중요하지 않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하며 “12학년에서 소설과 시 과목의 교육적 가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ESA의 대변인은 “HSC 시험 출제 범위가 줄어들어 문학을 더 깊이 공부할 수 있고 글쓰기 실력을 더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마누엘 박사는 일반 및 고급 영어과목에 새로 도입되는 과정인 ‘Craft of Writing’은 ‘훌륭한’ 과목이라고 평가하면서 이 글쓰기 과목을 통해 학생들은 문법, 맞춤법, 구두법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목은 호주 대학입학순위(ATAR, Australian Tertiary Admission Rank) 선정 기준 과목에 새로 포함될 예정이다.
그러나 마누엘 박사는 상위권 학생들이 낮은 수준의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학생들이 ATAR 점수를 위해 어려운 과목에서 쉬운 과목으로 전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