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시티(City of Sydney)가 건물 외벽을 장식하는 거리예술 제작 행정절차 간소화를 제안했다. 사진은 시드니 기반의 거리예술가 스콧 마쉬(Scott Marsh)씨가 미국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를 소재로 한 ‘Kanye West kissing Kanye West’. 그는 이 시리즈로 한순간 엄청난 악명(?)을 떨쳤다.

 

광역시드니위원회에 규정 변경 제안... 거리예술가들 ‘환영’

 

거리예술을 통해 시드니 도심 풍경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3일) ABC 방송에 따르면 시드니 시티 카운슬(City of Sydney)는 거리예술과 관련된 복잡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줄 것을 광역시드니위원회(Greater Sydney Commission)에 제안했다.

현재, 자기 소유 건물 외벽에 거리예술 등을 작업하고자 하는 저밀도 거주지역의 부동산 소유주는 이에 대한 신청서를 해당 지역 카운슬에 제출해야 한다.

시티 카운슬은 부동산 소유주가 건물 외벽에 벽화나 기타 거리예술을 제작하고 할 경우 지방의회 승인 없이 이를 추진할 수 있도록 ‘Local Government Environment Plan’이 변경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시드니 시티의 제스 스컬리(Jess Scully) 시의원은 ‘ABC 라디오 시드니’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광역시드니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이와 관련한 모든 사항에 대해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 시티가 제안한 새 규정에 따르면, 일반적인 광고물을 제외하고 각 건물의 공공예술은 부동산 소유주의 서면 동의를 얻어 예술가가 제작해야 한다.

 

서리힐(Surry Hills)의 한 건물에서 벽화 작업을 하는 거리에술가들. 시드니 시티뿐 아니라 일부 카운슬 또한 지저분한 낙서가 난무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으로 거리예술을 장려하고 있다.

 

스컬리 시의원은 “글리브(Glebe) 지역처럼 문화유산 보존구역의 경우 카운슬 승인을 필요로 한다”고 언급하면서 “다만 시드니 시티는 도시의 다양성과 길거리 향유권에 필요한 밸런스를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치펜데일(Chippendale) 거리에 미국의 유명 래퍼이자 싱어송라이터, 패션 디자이너 등으로 활동하는 카니예 웨스트를 소제로 ‘Kanye West kissing Kanye West’라는 벽화 시리즈를 만들어 악명(?)을 남긴 거리예술가 스콧 마쉬(Scott Marsh)는 시드니 시티의 이 같은 제안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는 “이는 아주 대단한 정책”이라며 “이 같은 정책은 도시 전역에 보다 멋진 색깔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쉬씨는 자신의 기존 벽화 작업에 대해 “불법적인 그라피티(graffiti) 작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관료적 행정 요식(red tape)을 무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는 말로 시드니 시티의 제안에 대해 다시 한 번 언급한 뒤 “분명한 것은, 건물 소유주는 너무 많은 서류를 작성하는 것보다 건물 외벽에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쉬씨는 지난해 10월, NSW 베어드(Mike Baird) 정부의 ‘Lockout Laws’를 풍자한 벽화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으나 주 정부가 이를 강제로 삭제한 바 있다. 이후 그는 시드니 전역의 거리예술을 제한하는 규정 완화를 목표로 캠페인을 벌여 왔다.

마쉬씨는 한 건물 소유주가 자기 건물 외벽을 그림으로 장식하고자 했으나 너무 많은 서류 작업과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에 실망감을 표하자 새로 구한 직장을 취소하고 이 건물주를 위해 벽화 작업을 시작했다.

시드니 시티뿐 아니라 광역시드니의 일부 카운슬 또한 거리 곳곳의 지저분한 낙서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공공예술 프로그램을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스콧 마쉬씨가 지난해 10월 NSW 주 베어드(Mike Baird) 주 수상의 ‘Lockout Laws’를 풍자해 제작한 벽화. 하지만 이 그림은 주 정부에 의해 강제로 삭제됐다.

 

이너웨스트 카운슬(Inner West Council)은 ‘Perfect Match’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통해 카운슬 지역 건물 외벽의 예술작업을 위해 거주자 또는 건물주들로 하여금 카운슬에 기금을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시드니 시티 카운슬도 거리예술 관련 시민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스컬리 시의원은 조잡한 낙서가 난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시민들의 우려에 대해 “불법적인 낙서에 대해서는 신고를 접수하고 있으며 또한 시티 카운슬은 지속적으로 불법낙서 제거팀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