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개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는 호주의 새로운 경지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세를 예고,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이로 인한 여파가 다른 경제 분야에까지 뻗칠 것이라는 경고이다. 사진은 시드니 주택시장을 보여주는 표지판.
가계부채 사상 최대... 다른 경제 분야로 영향 확대
시드니를 중심으로 호주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호주의 경기 침체기를 예고하고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를 경고했다고 지난주 금요일(3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OECD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호주 주택 가격이 1990년대 이후 250% 상승했으며, 이는 특히 시드니에 거주를 원하는 첫 주택구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고서는 “투자자와 일반 구매자의 주택 소유에 대한 수요가 결합되어 상승된 시장 가격은 이제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다른 경제 분야에까지 뻗어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OECD의 이번 보고서는 주택 가격을 좌우하는 주요인에 대해 “외국인 구매자가 아니라 지역 투자자들과 주택 구매자들”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시장은 경제 변화에 민감해 주택 가격이 불안정해지면 투자자들은 양도소득에 대한 확신을 상실하게 되어 투자를 꺼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주택 수요 및 가격 하락이 거시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드니 지역 주택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에만도 4.5%가 오른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지난 한 해 동안 상승폭은 18.4%에 달했다. 멜번의 경우 최근 3개월간 5.5% 상승한 것을 포함해 지난 1년간의 상승폭은 13.1%였다. 이런 가운데 호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또한 123%가 높아져 전 세계 세 번째를 기록했다.
OCED는 또한 조만간 호주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될 또 다른 요인도 도사리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가장 큰 두 요소로 철광석과 석탄 가격 하락을 꼽았다. 이는 실업률을 증가시켜 급격한 소비 위축을 가져오고, 주택담보 대출 스트레스를 상승시키며 결국 주택 가격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그러나 “아직 정부 예산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호주의 정부 부채(gross government debt)는 국내총생산(GDP)의 44%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국가 경제적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시킴은 물론 성장을 촉진할만한 충분한 예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호주 신용자산관리국(Australian Prudential Regulation Authority)의 웨인 바이어스(Wayne Byers) 국장은 “은행들 사이의 경쟁으로 대출이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가계소득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이는 이미 높은 가계부채 수준을 더욱 높이고 있다”며 “주택금융 비용 또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현 상태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OECD 보고서는 법인세를 인하하고 부동산 인지세를 대신해 토지세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보고서는 탄소 배출권 거래제도(an emissions intensity trading scheme)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전 수상의 기후변화 정책인 ‘직접행동 계획’(Direct Action Plan)에서 목표로 하는 탄소 배출량 이상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는 이번 보고서를 위해 관련국 정부 관료들과 대대적인 논의 및 호주 재무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협상을 거쳐 조사를 준비하고, 파리 소재 OECD 본사에 설문조사를 배치했다. 2017년 최종 보고서는 지난 1월3일 완료됐지만 평소보다 늦은 시기에 공개됐다. OECD 보고서는 과거 네 번에 걸쳐 호주의 경기침체를 예고한 바 있으며, 이는 모두 적중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