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연도(2017-18년) 최저 임금 결정을 앞둔 가운데 호주 최대 노동조합 기구인 호주무역노조(ACTU)가 101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9%가 “최저 임금이 인상되어야 한다”는 답변이었다. 사진은 이번 조사를 실시한 ACTU의 설리 맥마누스(Sally McManus) 사무총장.
호주무역노조 조사, 응답자 70%... ‘높다’ 반응은 4% 불과
호주 최저 임금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70%가 ‘너무 낮다’는 답변이었다고 금주 월요일(17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관련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특히 최저 임금 관련 조사에서 현 임금 수준이 낮다는 응답자 가운데는 자유-국민 연립 지지자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신문에 따르면 호주무역노조(Australian Council of Trade Unions. ACTU)가 현 호주의 최저 임금인 17.70달러에 대한 적정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조사에서 ‘대체로 적정하다’(about right)는 이들은 5명 중 1명에 머물렀으며, ‘너무 높다’는 이들은 4%에 불과했다.
ACTU는 호주 전국 46개 무역관련 산별노조가 가입되어 있는 호주 최대 노동조합 기구이다.
이달 둘째 주 여론조사기관인 ‘Essential Research’에 의뢰해 실시한 이번 조사는 온라인을 통해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응답자의 69%는 최저 임금이 더 인상되어야 한다는 반응이었으며, 특히 이들 중 33%는 훨씬 더 높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자유-국민 연립 지지자들의 66%, 노동당 지지자의 77%가 ‘최저 임금이 더 인상되어야 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ACTU는 최저임금을 주당 45달러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2016년 인상액 $15.80의 세 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이 경우 연봉은 $37,420로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 비즈니스 단체들은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 인상 수치보다 낮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호주상공회의소(Australian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는 임금인상은 주 8.10달러가 되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현 수준에서 1.2% 높아지는 것이다. 또 호주산업그룹(Australian Industry Group)은 1.5% 높아진 주 10.10달러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반 숍 등에서 캐주얼이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호주 최저임금 근로자들은 갈수록 생계유지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ACTU의 주장이다.
턴불(Malcolm Turnbull) 정부는 최저임금의 지나친 상승이 변화하는 경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공정근로위원회(Fair Work Commission)가 이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이미 공정근로위원회로 하여금 일요일 근무에 대한 기본임금을 삭감하도록 함으로써 최저임금 계층 노동자들을 분노케 한 바 있다.
ACTU의 설리 맥마누스(Sally McManus) 사무총장은 “연방 정부는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기에 앞서 최저 임금 노동자를 위한 정책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턴불은 너무 오랜 동안 기업인 입장에만 귀를 기울여 왔다”고 언급한 맥마누스 사무총장은 “그는(턴불 수상은)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지지하지 않을 터이지만 보다 많은 이들이 캐주얼 또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실정”이라면서 “이들은 생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어렵다(it harder to make ends meet)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주(week) 45달러의 추가 임금인상이 각 가정 예산을 늘릴 수 있는 길이며 호주 경제 전반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ACTU의 의뢰로 진행된 ‘Essential Research’ 조사의 오차범위는 3%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