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마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적발된 사례가 지난 회계연도 9,800건으로 이전 해의 2,300건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NSW 범죄통계조사국 자료... 단속 방법상의 문제점도 제기
불법 마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적발된 사례가 3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주 화요일(3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NSW 범죄통계조사국(Bureau of Crime Statistics and Research)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 각 지방법원에서 마역복용 운전으로 유죄가 인정된 사례는 9,800건에 달했다. 이는 이전 회계연도 2,300건에 비해 무려 3배 이상(320%) 늘어난 것이다.
범죄통계조사국은 이번 보고서에서, 이전 회계연도에 비해 마약복용 운전자가 320% 증가한 것에 대해 “마약복용 운전자가 크게 증가한 것이라기보다는 지난 회계연도 기간, 경찰의 단속 활동이 크게 강화되어 적발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NSW 주 트로이 그란트(Troy Grant) 경찰부 장관은 도로상에서의 불법 마약복용 운전자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연인원 10만 명의 경찰을 투입, 도로변에서의 운전자 마약복용 검사를 벌여왔다.
보고서는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 활동은 특히 젊은 층 운전자 및 주 내륙 지역 거주자들에게 경종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NSW 주 지방 지역의 경우 마약복용 운전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비율은 주 전체 평균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로, 시드니 남서부 먼 외곽지역의 경우 NSW 주의 1인당 범죄 건수 비율 상위 10개 지역에 포함되어 있다.
경찰의 불법 마약복용 여부 검사와 관련, 일각에서는 운전자들이 경찰의 검사 시점에서 상당히 오랜 시간 전에 복용해 미세한 흔적이 드러남에도 벌금이 부과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속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의 단속에 적발된 운전자들의 경우 대개 3가지 종류의 타액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대마초, 속칭 ‘아이스’(ice)라 불리는 암페타민(amphetamines) 또는 메탐페타민(methamphetamine), 환각제의 하나인 MDMA(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가 그것이다.
그런 반면 경찰이 단속을 벌이기 위해 사용하는 마약복용 측정기기는 코카인과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신경안정제)을 검출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찰이 마약복용 여부 단속을 벌이면서 대마초나 MDMA 등을 검출해낼 수 있는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NSW 범죄통계조사국의 또 다른 최근 자료에 따르면, 신경안정제 화합물인 벤조디아제핀의 경우 NSW 교통사고 발생에서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불법 마약복용 운전자 단속은 또한 각 지방법원의 업무를 크게 늘려놓았다. 마약복용 관련 재판은 각 지방법원이 다루는 여러 사건 가운데 12번째로 많은 케이스(이전에는 50번째로 많은 사건)가 됐으며, 이 혐의로 기소되어 지방법원에 넘겨진 혐의자의 98%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연령별로 보면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 가운데 45세 미만이 가장 많아 10건의 판결 가운데 8건은 이들이었다. 아울러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 중 3분의 2는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 첫 위반의 경우 평균 $470달러가 부과됐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