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젊은 성직자 시절의 성추행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바티칸 서열 3위의 호주 가톨릭 교회 최고위 성직자 조지 펠(76) 추기경이 26일 오전 멜버른 치안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양복 차림으로 법정에 입장한 펠 추기경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간단한 심리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봤다.
펠 추기경의 뒤에는 그의 법조팀과 그를 지지하는 몇몇 지방 교구의 신도들도 앉았다.
그들은 펠 추기경에 작은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했다.
펠 추기경은 주로 행정적인 절차와 관련된 심리가 약 6분여 동안 진행되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펠 추기경의 변론을 맡은 멜버른의 거물 법조인 로버트 리히터 법정변호사(QC)는 "펠 추기경이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나 역시 그가 무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원 밖에는 수많은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법원 밖에서 펠 추기경을 기다리던 한 시민은 "우리는 사실을 듣고 싶다"며 "그에게 공정한 대우를 해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강보에 쌓인 아기예수를 성모마리아가 안고 있는 그림을 들고 있던 한 중년 여성은 "아이들에게 저질렀던 범죄를 인정해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펠 추기경이 법원을 나오자 빅토리아 주 경찰관들은 그를 보호하기 위해 그를 에워 쌌고, 취재 중인 기자들과 지지자들 사이를 뚫고 지나갔다.
한 여성은 "우리는 펠 추기경을 사랑합니다"라고 외쳤고, 다른 한 편에서는 "당신은 아이들을 보호했어야 했다"고 소리치는 등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편 지난달 29일 빅토리아주 경찰은 1년 여에 걸친 검찰청의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펠 추기경을 강간 1건 등을 포함해 최소 3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바티간에 머물며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던 펠 추기경은 지난 10일 호주에 입국해 재판을 준비했다.
경찰과 검찰은 오는 9월 8일까지 펠 추기경과 관련한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펠 추기경의 다음 재판은 10월 6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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