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한부모 가정의 아동 빈곤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금 소득은 제자리인 반면 주거비·양육비는 늘어나고 정부의 복지는 줄어들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호주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일 멜버른 대학교의 ‘호주 가계 소득과 노동 역학 조사(Household Income and Labour Dynamics in Australia·HILDA)’ 보고서를 인용해 한부모 가정의 아동 빈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HILDA 보고서는 2001년부터 호주 전역의 9500가구의 1만 7000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호주에서 한부모 가정의 아동이 빈곤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아동 빈곤율이 약 10% 수준인 반면 한부모 가정의 아동 빈곤율은 그 두 배가 넘는 20~25%에 달했다.
호주에서 한부모 가정의 아동 빈곤율이 급증한 것은 호주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지기 시작한 2012~2015년의 일이다. 이 때부터 아동 양육비가 급증하면서 한부모 가정의 어려움이 급격히 가중됐다.
특히 지난 13년간 한부모 가정의 양육비는 부모가 양쪽 다 있는 경우의 양육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 가정이 일주일 동안 지출하는 양육비가 13년새 56달러에서 114달러로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양부모 가정의 경우 같은 기간 93딜러에서 162달러으로 7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같은 원인은 한부모 가정의 경우 생계를 위해 대리 양육인을 꾸준히 써야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2014년과 2015년 기준 50.7%의 한부모 가정이 돈을 지불하고 대리 양육자를 고용한 것으로 나타나 양부모 가정의 경우 대리 양육자 고용 비율 46.5%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반면 한부모 가정의 자가 소유율은 11.2%로 다른 어떤 가족형태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더구나 이전에 자가를 소유했던 경우에도 집을 처분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 가정이 자가를 소유한 비율은 2002년에서 2014년 사이 8.2%포인트나 감소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로저 윌킨스 교수는 정부 당국의 복지 시스템조차도 갈수록 한부모 가정을 대상에서 제외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잘해나가는 가정도 있기는 하지만, 한부모 가정은 다른 가정에 비해 빈곤율이 훨씬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취학 연령의 아동이 있는 경우에는 양육비가 (다른 가정 형태의) 거의 두 배로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윌킨스 교수는 “한부모 가정의 주택 소유율은 매우 낮으며, 이는 미래의 소득 수준도 낮아질 것임을 시사한다”
윌킨스 교수는 호주 전반으로 시선을 넓혔을 때도 경제적 상황이 전년에 비해 그리 장밋빛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특히 집값 상승으로 청년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18~39세 청년층의 평균 주택담보대출이 2002년 16만 9201달러(약 1억 9000만 원)에서 2014년 33만 6586달러(약 3억 8000만 원)로 두 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0세 이하 주택 소유 비율은 36%에서 25%로 감소했다. 특히 시드니의 경우 젊은 층의 주택 소유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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