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의 야라 카운슬이 호주의 최대 국경일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1월 26일에서 1월 28일로 옮기고, 이날 호주 시민권 수여식을 거행하지 않기로 의결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멜버른 야라 카운슬의 이 같은 결의는 호주 전역에서 처음으로 ‘호주 건국 기념행사’ 자체에 대한 거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야라 카운슬 시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호주 원주민 및 토레스 해협 군도민들을 생각하면 이날 시민권을 수여하는 것은 사회 통합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펼쳤다.
시민권 수여식 거부 발의안을 상정한 미-린 이 메이 시의원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가 사회 통합을 이룬 날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대단히 중요한 역사적 순간이다”라고 자평했다.
그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는 원주민 문제에 대한 지역 사회의 계몽의 기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한 다른 시의원들도 “1월 26일은 국가적으로 경축할 날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펼쳤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을 비롯 전체 사회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야라 카운슬 지역의 주민들은 라디오 방송 토크 백쇼와 SNS 등을 통해 “전형적인 다수에 대한 소수의 횡포이자 역차별이다”라며 반발했다.
말콤 턴불 연방총리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날짜를 일방적으로 바꾼 멜버른의 한 지역 카운슬의 조치에 대해 극도의 실망감을 표출했다.
턴불 총리는 “야라 카운슬의 결정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 대한 공격이며 도를 넘어선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호주 국민의 단합을 위한 날을 분열의 날로 정치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턴불 총리는 “물론 원주민 출신 호주인들에게 논란이 될 수 있을지언정 대다수의 호주인들에게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는 자유, 공정함, 동료애, 다양성을 공유하고 축하하는 날이며 우리 모두가 준수해야 할 날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턴불 총리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와 그 역사는 호주인 절대다수가 최고의 국경일로 경축하고 준수해야 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민부의 알렉스 호크 정무차관은 야라 카운슬의 결정에 격분하며 “이는 시민권 수여식 행사 규정 위반이며, 이럴 경우 카운슬 차원의 시민권 수영식 행사를 개최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크 정무차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전국의 모든 카운슬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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