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적 성공이 성(姓)과도 관련이 깊다는 새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 특이한 성을 가진 사람들이 흔한 성을 가진 사람들보다 대학교 학위를 보유한 경우가 76% 더 높았으며, 의사 가문의 경우 후손 또한 의사로 있는 경우도 28% 더 많았다.
소득계층의 이동성 연구... 엘리트 직업에 독특한 ‘Family Name’ 많아
호주에도 ‘개천에서 용난다’는 신화는 없어진지 오래다. 호주뿐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다.
호주도 영국이나 미국처럼 부잣집 출신이 가난한 집 출신보다 성공하기 쉬워지고 있는 가운데, 직업적 성공이 성(姓. Family name)과도 관련이 깊다는 새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고 금주 수요일(3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는 사회 소득계층의 이동에 관한 연구로, 지금까지 진행된 동일 연구 중 가장 최장기간의 연구를 거쳤다.
연구원들은 1870년부터 지금까지 특이한 성(姓)을 가진 대학교 졸업생 및 의사들을 연구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앤드류 레이(Andrew Leigh) 박사는 “부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가난하게 살 수는 있어도 그 손자 및 손녀들은 다시 조부모와 같은 사회적 지휘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과가 설사 나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떨어졌다고 해도 다시 굴러들어오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레이 박사를 포함해 멜번대학교(Melbourne University) 경제학자 마이크 포텐저(Mike Pottenger) 교수와 미국의 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 저자인 캘리포니아 대학교(The University of California) 그레고리 클라크(Gregory Clark) 교수는 1870년부터 1899년까지 시드니와 멜번에 소재한 대학교의 졸업생 중 가장 특이한 성을 가진 500명의 사람들을 추출했다.
이 중에는 ‘Beckett’, ‘Brissenden’, ‘Clubb’, ‘Westacott’, ‘Zwar’와 같은 성이 포함되어 있다.
이어 1903년 이후 해당 성을 가진 졸업자들의 직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현재까지도 엘리트 직업(elite professions)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Smith’와 같이 흔한 성을 보유한 사람들과 비교해 더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의 경우 다른 흔한 성과 비교해 대학교 학위를 보유한 경우가 76%나 더 많았다.
한편 빅토리아 주립도서관(State Library of Victoria)에 소장된 ‘1875년 호주 의학선구자 지표’(Australian Medical Pioneers Index)에 나타난 의사들의 이름을 추적한 결과 현재까지 의사로 남아있는 이들 가운데 특이한 성을 가진 당시 의사들이 28% 더 많았다.
레이 박사는 2007년 부자간 연구를 진행했던 사람 중 한 명으로, 그는 “당시 호주 사회는 미국보다는 계층간 이동성이 높았다”고 주장했다.
매티어스 코만(Mathias Cormann) 연방 예산부 장관은 레이 박사의 연구를 기반으로 시드니 인스티튜트(Sydney Institute)에서 “호주는 영국, 미국, 스위스, 프랑스, 독일, 일본, 뉴질랜드, 스웨덴을 포함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개인의 노력으로 성공하기 쉽다”고 연설하기도 했다.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와의 인터뷰에서 레이 박사는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는 여러 세대를 연구한 결과에 기반해 분석한 것으로, 한 세대 안에서 벌어지는 현상만을 다룬 선행 연구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