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우편투표 초읽기
“동성커플의 결혼이 허용되도록 법이 개정돼야할까요”라는 질문이 담긴 우편투표용지가 전국의 유권자 1600만여명에게 발송되기 시작했다.
9월 25일까지 각 가정에 발송되는 우편투표 용지에 호주국민들은 동성결혼 허용을 지지할 경우 ‘Yes’ 네모칸에, 반대할 경우 ‘No’ 네모칸에 체크표시를 한후 동봉된 봉투에 담아 11월 7일 오후 6시까지 회신해야 한다.
이번 우편투표 결과는 11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호주는 1924년부터 의무 투표제를 도입해 만 18세 이상은 모두 선거에 참여해야 하지만 이번 우편투표는 의무적이 아니다.
즉, 야권의 반발로 무산된 국민의사투표 즉 플레비사이트는 의무투표이지만 우편투표는 강제성이 없다.
또한 우편투표 결과 자체가 동성결혼 합법화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국민 의사 투표”라는 점에서 그 결과에 따라 연방의회는 결혼법 개정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동성결혼 찬성표가 과반을 넘길 경우 연방정부는 11월 마지막 주와 12월 첫째 주인 2017년 의회 회기 마지막 2주 동안 결혼법 개정 법안에 대해 당론 투표가 아닌 의원 자율 투표를 실시하게 될 전망이다.
당론 투표가 아닌 의원 개개인의 자율 투표가 허용되면 자유당의 대표적 동성애 지지 5인방 외에도 상당수가 동성결혼 허용을 지지하고 있어 동성결혼 허용법의 통과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말콤 턴불 연방총리도 “동성결혼 허용을 지지한다”면서 이번 우편투표의 찬성을 독려하고 있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동성결혼 합법화 여부에 대한 국민의사를 묻는 우편투표 실시는 합헌”이라는 유권 해석을 내렸다.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앤드류 윌키 연방하원의원과 일부 동성결혼 옹호 단체는 “호주 통계청이 우편투표를 위해 1억1200만 달러의 예산을 집행하려면 법안통과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이번 동성결혼 우편투표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자유당 연립정부는 당초 의무적 국민투표(plebiscite. 플레비사이트는 헌법 개정 여부를 묻는 레퍼런덤과는 달리 단순히 국민의사를 묻게 되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국민투표임)를 추진했다.
하지만 플레비사이트를 반대하는 노동당과 녹색당의 반발로 플레비사이트 실시에 필요한 상원비준이 부결됨에 따라 대안으로 우편투표안을 꺼내들었던 것.
이런 이유로 연방정부는 현재 "의견을 개진하고 싶다면 투표에 참가하라"며 선거 참여 장려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동성결혼 합법화를 당론으로 정한 노동당과 녹색당은 유권자들의 “찬성”을 적극 호소하고 있는 반면 ‘자중지란’의 자유당 연립은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권고하고 있다.
반면 대표적 동성결혼 허용 반대주의자인 토니 애벗 전 연방총리를 비롯한 보수진영은 본격적인 반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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