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가 태평양 도서국(Pacific Islands) 및 동티모르(Timor-Leste) 출신의 저기술 노동자들을 위한 3년 단기직업비자를 제안한 가운데, 호주 사회초년생들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호주 사회 초년생 일자리 위협-임금착취 문제 우려 제기
‘호주인 일자리 우선’ 정책으로 기술이민 비자 시스템이 전면 변경된 가운데, 연방정부가 이번에는 ‘저기술 이민’(low-skilled migration) 비자를 제안해 또 다시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해당 비자는 아홉 개 태평양 도서국(Pacific Islands) 및 동티모르(Timor-Leste) 출신의 저기술 노동자들을 위한 단기 직업비자로,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저기술 직업군에 분류된 직업이 250개에서 2천개로 늘어나며, 이들은 3년간 호주에 체류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계획은 이달 셋째 주,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총리가 사모아(Samoa)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acific Islands Forum, PIF)에 참석한 후 제안됐다.
이에 대해 애들레이드 대학교의 조안나 호우(Joanna Howe) 이민법 교수는 “이 신규 비자는 턴불 총리가 올해 4월 발표한 ‘호주인의 일자리를 위한 기술비자 계획안’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호우 교수는 “이 비자는 정부가 저기술 노동자들을 457비자와 같은 종류의 비자를 통해 받아들이는 최초의 정책”이라며 “해당 직업군에서 일할 수 있는 호주의 젊은 사회 초년생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어 “해당 비자를 소유한 이들은 외곽 지역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관리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 뒤 “호주보다 경제가 어려운 국가에서 온 저임금 노동자들이 많아 임금착취 문제가 횡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 또한 큰 우려사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우 박사는 “올해 초 연구를 통해 채소재배 작업장의 3분의 2가 인력부족을 겪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제한 뒤 “이번 비자는 특정 직업군이나 산업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아 진정으로 해외 인력이 필요한 산업군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연방정부는 이에 대해 “계절별 노동자 프로그램에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줄리 비숍(Julie Bishop) 외교장관은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지역의 실업률과 기술 수준 등 엄격한 노동시장 테스트를 거쳐 실업률이 높은 곳이나 호주 사회 초년생들이 많은 지역 및 산업군을 피해 해외 인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새 비자를 포함한 ‘태평양 노동 계획’(Pacific Labour Scheme)은 계절에 따라 필요한 노동력을 현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고용주들의 요청으로 고안된 것”이라고 전했다.
턴불 총리는 “태평양 도서국들의 경제적 유연성을 증진시키는 데 호주가 지속적인 노력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하면서 “새 비자로 인해 계절 노동자 프로그램 내에서 유연성이 강화되고 태평양 도서국들의 노동 이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