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국적 또는 해외 시민권 보유, 시민권 보유 의혹으로 논란이 됐던 연방 상하원 의원들. 지난 주 금요일(27일), 연방 대법원은 이들 7명의 의원들의 자격 여부에 대한 판결했다.
바니비 조이스 부총리, 매트 카나반 등 5명, 의원직 상실
최근 수개월 사이, 호주 정가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일부 의원들의 ‘이중국적’ 논란이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주 금요일(27일) 연방 대법원은 논란의 대상이 된 7명의 연방 의원에 대해 헌법 44항을 기준으로 이들의 의원직 자격 여부를 판결했다.
■ 바나비 조이스(Barnaby Joyce. 국민당, 뉴질랜드 시민권 보유)- 의원직 자격없음, 부총리직 상실
국민당 대표로 자유-국민 연립 여당의 부총리로 있는 바나비 조이스 의원은 뉴질랜드 출생 부친을 따라 자동 부여된 뉴질랜드 이중국적 사실이 확인되어 의원직과 총리직을 모두 상실했다. 이로써 집권당인 자유–국민 연립은 한 석 차이로 다수당 위치를 잃게 됐다.
부총리 직과 함께 겸직하고 있는 농업자원부(Agriculture and Resources) 장관직도 내놓아야 하는 조이스 의원은 12월2일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기존 지역구인 뉴잉글랜드(New England) 지역구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당은 이번 보궐선거에 돈과 자원을 쏟아 부으며 조이스 부총리의 정계 복귀를 막는 물밑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이스 의원의 상대 토니 윈저(Tony Windsor) 전 의원을 포함한 여러 당 의원들이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 피오나 내쉬(Fiona Nash. 국민당, 영국 시민권 보유)- 의원직 자격 없음
피오나 내쉬 의원은 부친이 스코틀랜드 출생으로 속인주의에 따라 영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의원직을 잃었다. 그녀의 빈자리는 지난 선거에서 연립당 의원 중 내쉬 의원 다음으로 많은 득표를 차지했던 홀리 휴즈(Hollie Hughes) NSW 자유당 부의장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 판결이 진행되는 동안 내쉬 의원이 맡고 있는 지역개발 장관직은 유지될 예정이나 정부 내각 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말콤 로버츠(Malcolm Roberts. 한나라당, 영국 시민권 보유)- 의원직 자격 없음
말콤 로버츠 상원의원이 상원 의회에 지명될 당시부터 그의 영국 시민권 보유 사실을 문제 삼았던 대법원은 이제야 비로소 그의 의원직을 박탈시키기로 최종 판결했다. 인도에서 태어난 로버츠 의원은 10대에 호주 시민권을 취득했으나 웨일스(Wales. 영국 내의 법역 중 하나) 출생의 부친에 따라 자동 영국 시민권을 보유하게 됐다.
“로버츠 의원이 영국 당국에 자신의 국적상태와 관련해 문의한 적이 있으나 문의사항이 제대로 안내되지도 않았으며, 영국국적 포기 신청서도 의원 선거가 치러진 지 몇 달 후에 처리되어 피해를 입었다”는 로버츠 의원의 변호사의 주장에도 대법원은 그에게 의원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로써 퀸즐랜드 지역구에 발생된 공석은 프레이저 애닝(Fraser Anning) 한나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스콧 루들람(Scott Ludlam. 녹색당, 뉴질랜드 시민권 보유)- 의원직 자격 없음
뉴질랜드 이중국적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진 사표를 낸 녹색당 공동 운영위원장인 스콧 루들람 전 상원의원도 의원에 선출될 당시 후보 자격이 없었던 것으로 판결됐다. 선거위원회는 보궐선거를 통해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지역구의 공석을 메울 후임자를 선출할 예정이며, 뇌성마비 환자 후원 활동으로 유명한 녹색당의 2인자 조던 스틸 존(Jordan Steele-John) 후보가 가장 유력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 라리사 워터즈(Larissa Waters. 녹색당, 캐나다 시민권 보유)- 의원직 자격 없음
캐나다 시민권 보유로 의원직 자진 사퇴를 밝힌 라리사 워터즈 전 상원의원 또한 의원 출마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퀸즐랜드 지역구에 발생한 공석은 녹색당의 다음 타자 앤드류 바트렛(Andrew Bartlett) 후보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ABC 방송에 따르면 워터즈 의원은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 남아 있어 언젠가 상원에 복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매트 카나반(Matt Canavan. 자유국민당, 이탈리아 시민권 의혹)- 의원직(상원) 유지
이탈리아 국적 보유 의혹을 받았던 매트 카나반 상원의원은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해 최근 사퇴했던 장관직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부모나 조부모 중 한 명이라도 이탈리아 국적을 가지고 있을 경우에 주어지는 이탈리아 시민권 취득법에 따라 자동 이탈리아 국적을 보유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호주에서 태어난 카나반 의원의 출생지가 이번 판결에서 유리하게 작용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 닉 제노폰(Nick Xenophon. NXT, 영국 해외 시민권)- 의원직 유지
닉 제노폰 의원도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살아남게 된 두 의원 중 한 명이다. 제노폰 의원이 보유하고 있는 영국 해외 시민권(UK overseas citizenship)은 시민권의 하위등급(sub-class)으로 분류되어 영국 국민과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없으며, 영국 시민권자라는 자격으로 영국에 입국하거나 거주할 수도 없다는 것이 이유가 작용됐다.
한편 제노폰 의원은 대법원 판결에 상관없이 상원직을 사퇴하고 내년 3월 예정된 남부 호주(SA) 주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닉 제노폰팀(NXT. Nick Xenophon Team)은 새 지도자를 선출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제노폰 의원의 연방의원직 사퇴로 인한 공석은 렉스 페트릭(Rex Patrick) 후보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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