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주 정부가 록스(Rocks) 인근 밀러스 포인트(Millers Point)의 정부 소유 공공주택을 매각하고 이 자금으로 시드니 외곽에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한다는 정책을 추진했으나 홈리스를 위한 주택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밀러스 포인트의 공공주택. 관련 기관에 따르면 이 주택 한 채를 매각하면 외곽 지역에 4-5채의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
관련 단체들 ‘한 목소리’ 비난, 공공주택 입주까지 평균 10년 기다려야
“주택 가격 상승으로 늘어난 정부 세수, 공공주택에 재투자 해야” 지적
NSW 주 정부가 밀러스 포인트(Millers Point)에 자리한 5억 달러 규모의 정부 주택을 매각하여 도시 외곽 지역에 보다 많은 공공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했으나 홈리스 수가 지속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비난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지난 일요일(1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인 ‘도메인’(Domain)이 전했다.
지난 2014년 NSW 주 정부는 록스(Rocks) 주변의 정부 소유 공공주택 매각 추진을 발표했으며 이로 인해 이 지역 공공주택에 거주하던 590여 명의 입주자들이 집을 비워야 했다. 당시 주 정부의 사회주택을 담당하던 프루 고워드(Pru Goward) 장관은 록스-밀러스 포인트의 “293채 공공주택을 매각하는 것이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사회주택 정책상의 올바른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주 정부 계획은 이 매각 자금으로 시드니 외곽에 1천500채의 새 공공주택을 건설함으로써 5만7천 명에 달하는 공공주택 신청 대기자를 수용하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주 정부는 밀러스 포인트 공공주택 매각으로 5억2,600만 달러를 확보, 839채의 신규 주택을 건설했으며 320채가 건설 중에 있다.
이 같은 주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공주택 대기자는 이전 5만7천 명에서 2016년 중반에는 6만 명으로 늘어났다. 최근 주 정부 집계 결과 현재 공공주택 대기자는 5만5,949명에 달하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공공주택 부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 정부는 2012년부터 현재 대기 상태인 명단에서 전체 신청자 수를 제외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공공주택 수요가 이전 연도에 비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주 정부 가족 및 지역사회 서비스부(Department of Family and Community Services. FACS)는 현재 얼마나 많은 공공주택 신청자가 대기자 명단에서 누락된 것인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FACS는 이에 대해 “‘일시적으로 대기 중단 상태에 있는 신청자’를 전체 수치에서 제외함으로써 실제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시적으로 대기 중단 상태에 있는 신청자’는 병원 입원 상태이거나 가족 케어, 장기 휴가 중인 상태로 당장은 공공주택 입주가 불가능한 상태의 수요자를 가리킨다.
이에 대해 야당 내각의 주택부 담당인 타냐 미하일룩(Tania Mihailuk) 의원은 “주 정부가 숨바꼭질 놀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녀는 “일시적 대기 중단 상태의 신청자 수도 전체 대기자 명단에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올바른 사고를 가진 이들 중에 공공주택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적다고 보는 이는 없다”고 꼬집었다.
호주 통계청의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NSW 주의 노숙자 인구는 지난 2011년에서 2016년 사이 무려 37%나 늘어났다. 이는 호주 전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미하일룩 의원은 “주 정부가 홈리스 정책에 실패했음은 분명하다”며 “공공주택 매각 효과가 시드니 전역에 두루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드니 전 지역에서 공공주택 신청자는 10년 이상을 대기해야 한다. 이 기간은 지역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기시간이 5년 미만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한 곳도 없다.
노숙자 지원단체인 ‘Council of Homeless Persons’의 케이트 콜빈(Kate Colvin) 부대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 정부가 추진한 공공주택 건축 규모는, 노숙자 위기 해결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콜빈 부대표는 “그야말로 ‘새발의 피’ 수준”이라며 “NSW 주의 경우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만 채의 신규 주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밀러스 포인트(Millers Point)의 윈드밀 스트리트(Windmill Street) 상에 있는 정부 공공주택. 지난 2016년 이 주택 한 채는 198만 달러에 매각됐다.
고워드 장관실 대변인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밀러스 포인트 주택 한 채 매각 대금으로 먼 외곽지역에 4-5채의 주택을 건축할 수 있다. 현재 캔터베리-뱅스타운(Canterbury-Bankstown)에 183채, 리버풀(Liverpool)에 84채, 펜리스(Penrith)에 50채의 신규 공공주택이 마련된 상태이다.
하지만 가장 최근의 인구조사(2016년 8월) 결과 노숙자 수치가 무려 67%나 증가한 시드니 시티 카운슬(City of Sydney) 지역의 경우, 새로 마련된 공공주택은 유닛 20채에 불과하다.
시드니 시티의 클로버 무어(Clover Moore) 시장은 “주 정부가 밀러스 포인트 공공주택을 매각함으로써 이 지역에 거주하는 저소득 계층을 도시 밖으로 몰아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다른 노숙자 지원단체인 ‘Homelessness NSW’의 캐서린 맥커넌(Katherine McKernan) 대표는 “주 정부는 적정 규모의 공공주택을 제공하지 못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엄청난 세수 확보에만 주력하고 있다”면서 “NSW 주 경제의 전례 없는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가 확인하는 것은 공공주택에 대한 투자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ouncil of Homeless Persons’의 콜빈 부대표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주택경기 활황으로 2016-17년 한 해에만 주 정부는 68억 달러에 달하는 인지세 세수를 거둬들여 주 정부 금고를 채웠다”며 “이 세금 수입은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불리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빈 부대표는 “지금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높아진 주택 가격이 사람들을 노숙자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라며 “주택 가격 상승으로 주 정부가 추가 세수를 올린다면 이 부분은 치솟은 주택 가격으로 타격을 받은 계층에 재투자 되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런 한편 현재 NSW 주의 공공주택 상태 또한 호주 전역에서 가장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서비스에 관한 2018년 생산성위원회 보고서’(2018 Productivity Commission Report on Government Services)에 따르면 NSW 주 소재 공공주택 4채 중 1채는 사람이 거주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태이며 그 외 주택 또한 최소 2가지 이상의 심각한 문제가 있는 주택이다.
특히 원주민 및 장애인을 수용하는 공공주택 3분의 1은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최소 기준조차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