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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대다수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을 감안할 때 낮은 임금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 지도자들의 연봉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턴불(Malcolm Turnbull) 총리(사진)의 연봉은 53만 달러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 : aap

 

턴불 총리 연봉 53만 달러... OECD 국가 지도자 중 ‘최고’

선진국 노동자 평균 임금의 10배, 정치인 고임금 ‘도마’에

 

호주 노동자들의 실질임금 성장이 거의 정체 상태임에도 집권 여당 수장인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총리를 비롯해 정치인들의 연봉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턴불 총리는 OECD 국가 지도자 가운데 가장 높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그의 연봉 수준은 선진국 노동자 평균 임금의 10배에 달한다고 지난 주 토요일(2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한 조사기관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지난해 호주 독립기구인 공무원 급여심사위원회(Remuneration Tribunal)가 정치인들의 세비 2% 인상을 결정하면서 턴불의 연봉은 1만 달러 오른 현재 52만7,854달러를 받고 있다.

영국 기반의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G’의 분석에 따르면 턴불은 임금 면에서 48만3천 달러의 임금을 받는 알랭 베르세(Alain Berset) 스위스 대통령, 임기 첫해 40만 달러의 연봉이 책정됐던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를 앞선다.

뿐 아니라 그의 임금은 노동자 평균 임금 및 1인당 국내 총생산 비율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소득계층과 비교해 턴불 총리보다 높은 임금 비율의 지도자는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Enrique Pena Nieto) 대통령으로, 그의 연봉은 멕시코 임금체계에서 대다수 노동자가 받는 평균 임금의 10.8배에 달한다. 턴불 총리는 그 다음으로 호주 노동자 평균 임금의 10.14배로 분석됐으며 뉴질랜드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가 8.6배로 뒤를 잇는다.

턴불 총리의 연봉 수준을 비롯해 대다수 노동자 평균 임금을 비교한 이번 수치는 호주 중앙은행(RBA)이 역사적으로 낮은 임금성장이 예상된다고 경고한 이후 나온 것이다. 내년 5월 예정된 연방 총선을 앞두고 노동당이 내부적으로 호주인들의 생활비 상승을 막을 결정적 정책 필요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연방 총리의 연봉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집권 여당은 ‘소득세 감면’을 골자로 한 새 회계연도 예산 계획을 통해 낮은 임금성장의 영향을 상쇄하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 호주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은 제자리 상태이며 지난 한 해 동안의 생활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 3월까지 1분기 인플레이션은 1.9%를 기록했지만 민간 부문 임금은 이전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런 반면 공공 부문 노동자 임금은 2.1% 오른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호주 정치인들은 다른 선진국과 비해 높은 임금 수준이며 민간 부문 임금 체계보다 높게 설정함으로써 우수한 인력을 끌어들이려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인들에 대한 높은 임금 책정은 지난 2011년 노동당 정부가 주도한 보고서에서 제안된 것으로, 당시 길라드(Julia Gillard) 정부는 의원들에게 무한정 무료 여행을 허용하는 ‘골드파스’(gold pass)를 폐지하는 대신 백벤처(backbencher. 각 정당의 주요 직책을 담당하지 않는 의원들)들에게 최대 50%의 연봉 인상을 법제화했다.

이로 인해 현재 집권 정부의 내각 장관(35만 달러), 빌 쇼튼(Bill Shorten. 37만6천 달러) 야당 대표 또한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Justin Trudeau) 캐나다 총리에 비해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

호주 증권거래소(Australian Securities Exchange. ASX) 이사장의 연봉은 475만 달러로 연간 8만 달러를 받는 호주 중간 노동자 임금의 60배 높은 임금 수준이다.

호주 독립기구인 급여심사위원회(The Remuneration Tribunal)는 지난 2013년에서 15년 사이 정치인들에게 2.4%의 인금인상을 허용했으며 2016년에는 2%,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보수를 올렸다. 이런 가운데 ASX 이사장 연봉은 2015-16년, 2016-17년 각 3.5%가 높아졌다.

이와 관련, 급여심사위원회는 “공무원들의 급여를 오랜 기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해야 이 중요한 직급에 필요한 자질을 가진 사람들을 유치하고 또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심사위원회는 매년 연봉 상승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호주 공공 서비스 및 외국의 공공 서비스 기관들에 대한 정부의 임금규제 정책에 대해서도 잘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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