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마지막 분기, 12개월 이상 체류했던 이들의 호주 이탈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에는 해외유학생, 임시 취업비자 소지자가 절반 정도이지만 호주 시민권을 가진 이들의 이탈, 즉 역이민 수도 3분의 1에 달하고 있다. 사진 : Twitter / Tyson Armstrong.
12개월 이상 거주자 이탈, 크게 증가... ‘호주 시민’도 상당 비율
해외에서 유입되는 이민자들이 호주 인구 성장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는 가운데, 12개월 이상 거주했던 이들의 호주 이탈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의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 자료는 이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거주민들이 호주를 떠났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난 주 토요일(23일) ABC 방송이 보도했다.
ABS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마지막 분기 3개월간 호주를 떠난 이들은 8만5천 명에 달했다. 이는 2016년 같은 기간에 비해 9천 명이 많은 수치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은 진단되지 않았다.
다만 ABS 집계는 16개월 이전을 기준으로 12개월 이상 호주에 거주했던 이들을 집계하므로 여기에는 해외 유학생이나 취업비자를 소지하고 거주했던 이들이 포함된 것이다.
ABS의 인구통계 담당 책임자인 앤서니 그럽(Anthony Grubb) 국장은 “이 수치는 유학생 이탈이 상당히 늘어난 증거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는 호주 시민(citizenship)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최근 수년 사이 호주를 이탈한 이들 중 호주 시민권 소지자는 3분의 1에 달하며 절반가량이 해외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 메이커, 그 외 457비자 등 임시 취업자들이었다.
매콰리대학교 인력개발센터(Centre for Workforce Futures)의 닉 파(Nick Parr) 교수는 9-12월 사이의 늘어난 이탈 수에 대해 “대학 학기가 끝나는 무렵, 호주를 떠나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할 수는 있으나 명확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파 교수는 이어 “(호주 이탈 수가 집계되기 이전) 임시 비자로 호주에 입국하는 이들이 많았고, 이들이 장기간 체류하다 떠남으로써 이탈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연방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호주에 등록한 해외 유학생은 5년 전 30만 명에서 지난 2월에는 54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파 교수는 호주를 떠나는 이들이 늘어난 데에 또 다른 요인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과거에 비해 영주비자 발급이 크게 감소하고 임시 취업비자 소지자에게 영주비자를 제공하는 기업체의 고용주 지명 기준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턴불 정부는 광범위한 이민개혁의 일환으로 영주비자 신청 직업군을 대폭 줄인 바 있다.
호주 이민연구소(Migration Institute of Australia)의 린 스티븐스(Leanne Stevens) 부회장은 “이런 변화들이 제한적 명확성으로 실행되었다”면서 “이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호주와 비슷한 경제 수준을 가진 국가 출신들은 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보다 나은 직업을 선택할 수 있으며, 어쩌면 이들 중 일부는 호주에서의 불확실한 미래를 원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연방 정부는 올 회계연도(2017-18년) 해외 유입 이민자 수용을 약 2만 명 줄인다는 계획이다. 2017년 마지막 분기, 호주 거주자들의 이탈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이전 연도에 비해 호주로 유입된 순 이민자 수가 약간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 시기별 호주 유입-이탈자 수
(기간 : Arrivals / Departures)
-2007 Q4 : 116,400 / 60,400
-2008 Q4 : 132,200 / 59,100
-2009 Q4 : 107,600 / 65,900
-2010 Q4 : 107,800 / 69,400
-2011 Q4 : 116,900 / 66,300
-2012 Q4 : 119,700 / 68,800
-2013 Q4 : 114,100 / 76,000
-2014 Q4 : 113,000 / 76,300
-2015 Q4 : 116,900 / 77,600
-2016 Q4 : 129,400 / 75,900
-2017 Q4 : 120,600 / 84,700
Source: ABS Get the data Embed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