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진실 화해 모임' 주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의 진상
Newsroh=임지환기자 nychrisnj@yahoo.com
“피해자 상당수가 아녀자와 10세 이하의 어린이들이었습니다.”
인류역사상 가장 참혹한 동족학살(同族虐殺)의 부끄러운 역사가 모두의 가슴을 후벼파는 듯 했다. 뉴욕 플러싱 타운홀에서 19일 충북대 박선주 명예교수 초청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의 진상’ 강연회가 열렸다.
이번 강연은 미주 진실•화해 모임(준)이 주최하고 민족문제연구소 뉴욕지부, 희망세상뉴욕모임, 미주흥사단 뉴욕지부 등 6개 단체가 후원했다.
설화산 폐금광에서 발굴된 208명의 민간인 희생자들 유해에 붙어있던 진토된 뼛가루 일부
주최측 장기풍 선생의 인사말
성악가 정은주 씨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노래로 시작된 행사는 주최측 대표 장기풍 선생의 환영사와 아산시 배방면 희생자 유가족 박주성 씨(76세) 증언, 김자원 시인의 “영혼이여 안심하소서” 추도시를 낭송했고 전국 유해발굴 단장을 맡고 있는 박선주 교수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의 진상’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버지니아에서 올라온 박주성 유가족 대표
박선주 교수는 박 교수는 정부수립 후 민간인학살과 6.25 전쟁 중 국군전사자 그리고 홋가이도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와 중국 여순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및 최근 세월호 참사 유해발굴까지의 개요와 대전시 산내 골령골 등 여러 곳의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현장과 과정을 슬라이드로 보여주며 설명했다.
특히 박 교수는 희생자 85%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들인 아산시 배방읍 설화산 민간인 학살의 특징을 상세히 설명했다. 박 교수는 여성과 갓난아이를 포함한 어린이 집단학살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만행이라고 개탄했다.
참석자들은 최소 30만 명, 최대 100만 명의 민간인 학살이 한국전쟁 전후로 남한에서 버젓이 자행되었던 증거들이 나열되자 탄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학살 현장 인근에서 발굴된 시신들의 상당수가 아녀자와 10세 미만의 어린이였다는 점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었다.
유해들과 함께 발굴된 M1과 카빈 소총 탄피들
또한 유해들과 함께 발굴된 M1과 카빈 소총 탄피들이 당시 국군의 주요 무기였다는 점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동족 학살의 진상을 접하게 된 청중들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여 한숨과 흐느낌이 좌석 여기저기서 들렸다.
박 교수는 유해발굴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과 순국선열 못지않게 국가 공권력과 국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데서 온 민간인 희생자들에 대한 민족사적 차원과 냉전이념과 대립에서 생긴 희생자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는 보편 윤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 의해 중단된 과거사 위원회가 속히 재개되어 국가차원의 유해발굴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러한 비극은 당시 유가족들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 그리고 역사 속에 지금까지도 짙은 상처로 현실 속에 숨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도 이곳저곳에 남아있는 연좌제의 사슬은 규명(糾明)되어야할 민족적 업보이고, 표류 중인 국회 내 해당 입법, 제정의 중요성과 해외 동포들의 연대를 구한다는 당부와 함께 강연회를 마쳤다.
이날 추도행사로 전통무용가 이송희 씨의 진혼무(鎭魂舞)가 펼쳐졌다. 소복차림의 이송희 씨는 10여 분 간 펼친 진혼무를 통해 죄 없이 희생된 넋들과 유족의 맺힌 한을 예술로 승화시켜 청중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또한 음악인 노예리 씨의 “쑥대머리” 노래에 맞춘 검은 무대복의 무용가 이영희 씨 부채춤도 참석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송희 무용가의 진혼무
행사는 참석자 모두 다함께 ‘찟기는 가슴안고 사라졌던...하얀 옷의 핏줄기 있다... 우리 어찌 주저하리오...움켜쥔 뜨거운 흙이여!’라는 가사의‘광야에서’를 부르며 막을 내렸다.
이번 강연에 참여한 박성윤씨는 “하얀 국화꽃과 짙은 제사향내가 겨울비 구슬피 내리는 플러싱의 밤하늘에 퍼지고 있는 것 같았다”며 “세 시간 동안 이어진 슬픔 그 뒤안의 진상이 드러나는 사이 겨울비 속 밤하늘엔 국화꽃도 향내도 이미 지워져선 안될 붉은 빛이었다”고 소회(所懷)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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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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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이름 찾기(正名)놓고 열띤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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