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룡 칼럼니스트
영화 ‘변산’을 보다
사흘 내내 바람이 드셌다. 유채꽃 짙은 향에 서해의 짠내가 뒤섞여 코끝이 찡하도록 취했다. 변산 마실길은 마치 제주 올레길을 걷는 듯 했다. 봄은 여전했고 세상은 여전하지 않았지만, 노을은 습관처럼 아름다웠다. 뻘과 염전(鹽田)은 짙은 삶을 부둥켜 안고 있었고, 들물과 날물은 번갈아 달래며 쓰다듬고 있었다.
돌아 와 이제야 영화 <변산>을 보았고, 엇나간 삶의 화해로 읽었다. 그 속엔 첫사랑도 고향도 더불어 있었고, 노을 같은 첫사랑과 갯벌 짙은 고향이 있었기에 바로소 되돌아 올 수 있었음을 짐작한다.
"내 고향은 폐항(廢港), 내 고향은 가난하기에 보여줄 건 노을 밖에 없네"라던 그 노을을 보는 감성을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첫사랑의 그가 아름다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첫사랑의 시절엔
솔직하지만 서투른 청춘이 있었고
지독할 만큼 순수한 내가 있었다.
첫사랑은 그를 사랑한 것이 아니고,
그를 사랑한 나의 마음을 사랑한 것이다.
그래서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써 완성된다."고 서술한
영화 속 소설 '노을 마니아'를 마치 읽은 느낌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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