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를 떠나는 이민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이민자의 관점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업하여 성공한 사례들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지인들이 생각할 수 없는 이민자의 시각으로 틈새 사업을 찾으면 힘든 이민 생활도 극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아울러 감소일로에 접어 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기 시작한 이민 현황에 대해 알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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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은 보지 못하는 이민자의 시각

뉴질랜드 헤럴드지는 최근 이민자의 시각으로 틈새 시장을 찾아 성공한 두 명의 이민자를 소개했다.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뉴질랜드에 온지 40년이 다 돼가는 지미 궉(Jimmy Kuok)은 월급 600달러의 버스 운전사에서 해삼 공장을 운영하는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다.

 

궉은 “이민자의 눈으로 보면 본국의 시장 수요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키위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궉은 어부들이 민달팽이처럼 생긴 바다 동물인 해삼을 버리는 것을 보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해삼이 아시아에서 영양가가 매우 우수하고 정력제로 인식되어 수요가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공장에서 말려진 해삼은 시장에서 1kg에 1,800달러를 받고 있고 뉴질랜드의 해삼 시장은 8,100만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뉴질랜드 틈새 사업기회 많아

또 다른 성공 사례는 지난 1999년 중국에서 유학온 에드워드 첸(Edward Chen, 39세). 생활을 위해 설거지 일을 해야 했던 첸은 현재 수백만 달러 가치의 C&Z Tech를 창업하여 경영하고 있다. 

 

오클랜드 대학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첸은 키위 남성들과 아시안 여성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데서 기회를 찾았다. 

 

첸은 “아시안 여성들과 사귀고 싶어하는 키위 남성들이 많지만 10년 전만 해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첸은 2011년 ‘뉴질랜드 아시안 데이팅(NZAsianDat ing)’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었고 해외 시장을 겨냥한 데이팅 앱을 개발하는데 집중했다.

 

그로부터 4년 후 그는 ‘허드(Hud)’라는 데이팅 앱을 개발했다. ‘허드’는 현재 매일 4,000명이 신규 가입하는 등 350 만명의 사용자를 가진 앱으로 급성장했다. 

 

첸은 “나는 부유한 가정 출신이 아니고 먹고 살기 위해 서너 개 파트타임 일을 했고 은행 잔고에 보통 5달러만 남았다”며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지만 뉴질랜드는 이민자에게 많은 기회를 준다”고 주장했다. 

 

궉과 첸은 이구동성으로 “성공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고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뉴질랜드는 틈새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작년 7월 이후 순이민자 감소

한편 뉴질랜드의 순이민자 수는 작년 7월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달 내놓은 월간 자료에서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1년 동안 순이주자 수가 6만 5,000여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주자 수는 입국 이주자에서 출국 이주자를 뺀 수치로 이 기간 입국 이주자는 12만 9,500여 명, 출국 이주자 는 6만 4,5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들어 연간 순이주자 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16년 8월부터 2017년 7월까지로 7만2,402명이었다.

 

통계청은 이번 자료에서 이주자 수가 줄어든 것은 주로 뉴질랜드를 떠난 비시민권자들의 숫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이민자 숫자도 약간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비시민권자 입국자는 12만 9,500명으로 1년 전 13만 1,400명에 비해 1.4% 감소한 반면 비시민권자 출국자는 9.2% 증가한 6만 4,500명을 기록했다. 

 

비자별로 보면 워크비자 이주자가 3% 늘어난 4만 6,400 명으로 가장 많고 영주비자 소지자가 17% 감소한 1만 3,900명, 학생비자 소지자가 1.8% 감소한 2만 3,600명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미셸 페인(Michelle Feyen) 인구통계 담당관은 과거 기준에서 보면 지금도 순이민자 수가 여전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경제 전문가는 뉴질랜드 경제가 다소 주춤거리고 다른 지역 경제가 상대적으로 좋아지면서 뉴질랜드가 이민 대상지로는 다소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 강화로 비시민권자 출국 증가 추세

이민 축소는 노동당 연립정부의 합의된 이민 정책이다. 작년 총선에서 이민은 주요 쟁점이었고 노동당은 하위 과정의 유학생을 줄이는 방법 등으로 순이민자를 연간 2만-3만명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현재 연립정부를 구성 한 뉴질랜드 퍼스트당은 순이민자 수를 1만명 내외로 대폭 줄이고 노령 이민자를 제한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노동당 연립정부는 오는 11월부터 낮은 등급의 자격증을 얻는 유학생이나 오클랜드 지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에게는 취업비자를 엄격하게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언 리스-갤러웨이(Iain Lees-Galloway) 이민 장관은 이민 정책이 숫자에만 초점을 맞추던 이전 정부의 접근법에서 벗어나 양보다 질에 중점을 두는 방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낮은 등급의 자격증을 얻는 유학생들에 대해서는 취업비자 발급을 엄격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이민 정책에 관한 불확실성과 기술인력 부족을 사업 신뢰도 하락에 대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뉴질랜드 이민자 수는 호주와의 인구 이동 등을 포함해 여러 요인들로 빠르게 변화해 왔다. 뉴질랜드는 2013년까지만 해도 출국 이주자가 입국 이 주자보다 많았다. 

 

2013년 중반 이후 뉴질랜드 경제가 호주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보다 활기를 띠면서 순이민자 수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일조했지만 인프라와 주택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매시 대학의 폴 스푼리(Paul Spoonley) 교수는 “출국 이주자 수는 전임 정부와 현 정부의 이민 정책 변화를 반영한다”며 “비시민권자의 출국 증가가 순이주자 감소에 확실한 요인이다”고 지적했다. 

 

2011년 홍콩에서 유학온 캐리 청(Karry Chung, 23세)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타카푸나 그래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작년 AUT에서 국제 호스피탈리티 학사 학위를 받은 청은 기술이민의 연봉 조건이 추가되면서 관련 업계의 임금 수준으로는 이민 신청이 어려워 지난 5월 본국으로 돌아갔다. 

 

지난 1월부터 기술이민 신청시 뉴질랜드에서 고용돼 있거나 오퍼를 받은 직업의 임금이 최소 시간당 24.29 달러로 강화됐다. 

 

레스토랑협회의 마리사 비도이스(Marisa Bidois) 회장은 “뉴질랜드가 이주 근로자에게 덜 매력적으로 보인다면 가뜩이나 인력 구하기가 어려운 레스토랑 업계로서는 큰 걱정이다”고 털어놓았다.

 

리스-갤러웨이 장관은 “불완전 고용률이 12% 정도로 높은 상황에서 이민이 호스피탈리티나 소매업과 같은 산업의 부족한 인력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푼리 교수는 “최근에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떠나는 일이 증가하는 것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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