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치아에 비해 신경 접촉 덜해 , 조기 발견 어려워
(서울=코리아위클리) 이준수 치과의 = 왜 어떤 때는 이가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빼라고 하고, 정말 이를 빼버리고 싶을 정도로 아픈데 이를 살려 쓸 수 있다고 하는지 환자 입장에서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제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잇몸문제는 조기발견 어려워
▲ 치아 구조 |
우리 몸의 모든 곳이 아픔을 느낄 때는 신경이 관여를 합니다. 즉 신경이 많은 곳은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아픈 증상이 크고 곧장 나타나게 되지만, 신경이 적은 곳은 많이 문제가 생겨도 아픈 것을 잘 모릅니다. 그래서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조금만 뭐가 찔려도 아픔을 크게 느끼지만, 우리 몸의 내장기관인 간이나 신장 등의 기관에는 상처가 나도 실질적으로 머리에서 느끼는 아픔은 별로 없습니다.
손과 발에는 감각신경이 많이 분포하고 있지만 내장 기관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독한 술을 많이 먹고 속이 쓰리다고 하면서도 그 다음날도 마실 수 있는 것은 감각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위장 내벽에 손바닥처럼 신경이 많다면 술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아파서 절대 술을 먹을 수 없을 것입니다. 감각을 다 잘 느낄 수 있으면 암도 금방 느낄 수 있겠지요.
우리의 치아와 주위 잇몸도 비슷합니다. 치아 주위의 신경이 치아 안에는 많이 있고, 치아 주변 잇몸에는 별로 없습니다. 잇몸 입장에서 보면 잇몸이 거의 다 녹고 문제가 생겨서 치아의 뿌리 끝까지 염증이 생겨야 염증이 신경에 닿아서 아픈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기에 잇몸질환으로는 아픈 증상으로는 조기 발견이 힘듭니다.
주변 잇몸 뼈가 다 녹아서 치아가 흔들거리고 씹기가 불편하다고 느낄 때쯤 치과에 오시게 되면 치아주변 잇몸 뼈가 많이 녹아서 치아를 살리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도 아파서 오신다기보다는 잇몸이 자주 붓는다던지 또는 잇몸에서 피가 난다든지 하는 증상으로 치과에 오시게 됩니다.
단순 충치는 치아 보존이 좋은 방법
그러나 단순히 치아만 놓고 보면 충치가 생겼을 때는 치아의 바깥쪽부터 치아를 삭게 만들어서 파고 들어가다 보면 안의 신경에 닿게 됩니다. 이때는 치아 주변의 잇몸은 이상이 없고 치아도 거의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때는 치아 안의 신경에 염증이 직접 닿고 염증이 딱딱한 치아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염증이 빠져 나갈 곳이 없어져서 치아 내부의 압력이 높아져서 신경에 압박을 주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이때는 밥 먹는 것은 물론 물 한 모금 마시기도 힘들고 잠도 잘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 치과에 빨리 오게 되고, 못 오시면 그 고통 때문에 그 이를 빨리 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는 이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이 건강한 경우가 많기에 충치를 제거하고 염증이 생긴 신경을 제거하면 아픈 것도 없어져서 새롭게 치아를 씌워(크라운)주면 정상적인 기능을 다시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치과의사의 권유 잘 따르는 것이 정답
결론적으로 충치로 인해서 이가 많이 상한 경우에는 아픈 정도에 비해서는 이를 살릴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잇몸질환의 경우 아픈 정도는 심하지 않더라도 치아를 빼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경험한 바로는 치아를 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치료나 충치치료 등의 치료비가 워낙 비싸기에 그냥 치아를 빼는 안타까운 경우도 꽤 보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치료비가 미국에 비해 현저히 싸기에 어떻게든 치아를 빼지 않고 치료해보자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그러나 치료해도 나쁜 예후가 뻔히 보이는데 환자의 요구대로 치료를 하기에는 난감한 경우가 꽤 잇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실정이 섞여서 중간쯤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보다는 한국이 확실히 편하게 병원에 갈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싼 치료비 때문에 필요 없는 치료를 받을 가능성도 있지요. <전 일산 선(善) 치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