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나 특별한 어떤 일을 위해
자신의 몸이나 재물, 시간 등을 내어놓을 때 우리는
‘희생’이라고 표현한다.
이 단어의 한자 뜻을 살펴보면
犧(희)는 ‘사랑하여 기르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고,
牲(생)은 ‘제사에 사용되는 살아있는 소’를 뜻한다.
인간들의 제사를 위해 죽임을 당하는 동물이 불쌍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제물이 되어지는 소의 죽음을 기려
‘다른 이에게 자신의 소중한 것을 기꺼이 바치는 행동’이라 칭송하진 않았을텐데,
그렇다면 ‘희생’이란 단어의 기원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때는 중국 은나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성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탕왕은
큰 가뭄으로 인해 백성들의 고통이 극심해지자
본인이 직접 기우제의 제물이 되기로 했다.
머리를 깎고 사지를 묶은 후에
제사에 사용되는 ‘희생’이 되어 제단에 올라선 탕왕.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버려
비를 내리게 하겠다는 그의 사랑에 하늘도 감복했는지
제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하늘에서는 큰 비가 내렸다고 한다.
남을 위해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어놓는 행동을 가리켜
‘희생’이라고 부르게 된 것은 이때부터다.
갑작스레 희생 타령을 하는 이유는
지난 두 어 주간 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고 맴돌았던
서양속담 하나 때문이다.
‘달걀을 깨지 않고 오믈렛을 만들 수 없다(You can’t make an omelette without breaking eggs)’는
프랑스 속담이 그것.
결실과 수확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희생이 따른다는 의미다.
지난 1년간 뉴스넷 하나만을 보고 달려왔다.
창간 1주년을 맞이한 지금,
과연 ‘뉴스넷’을 위해 ‘희생’에 가까운 헌신을 했는지 자문해본다.
독자들 앞에 ‘자식과도 같은 존재’ 뉴스넷을 내어 놓으면서
“앞으로 더 크고 더 넓게 키워나가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라며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결실과 수확에 자신이 있는지 자문해본다.
비가 오지 않아 가뭄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 놓는 탕왕의 정신으로
시간과 열정, 마음을 다해 만들었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과연 자신있게 “Yes”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지난 1년간, 매주 화요일마다 새벽 2시 퇴근을 했다.
토요일과 일요일도 쉼 없이 취재를 다녔고
밤마다 기사를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 아쉬움이 남는다.
마치 노래하는 가수가 평생동안 무대의 꿈을 키우며 실력을 연마하고
몇 달간 피눈물을 쏟으면서 최선을 다해 첫 앨범을 만들어 놓고도
못내 아쉬워하고 너무 많은 부족함에 고개를 들 수 없는 것과 같은 심정이다.
그래도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한 호도 빠짐없이 뉴스넷을 보관하고 있다는 독자분의 음성에 힘을 낸다.
야근할 때 힘내라며 음식을 싸다주시는 분들의 정성에 심기일전한다.
조심스레 귓속말로 ‘뉴스넷이 최고’라고 응원해주시는 분의 목소리에 피곤이 녹는다.
일일히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수없이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크고 작은 격려,
세심하고 예리한 평가들이
지난 1년간 뉴스넷을 만들면서 열병처럼 앓아왔던 아쉬움을 희석시킨다.
창간 1주년,
달걀을 깨지 않고서는 오믈렛을 만들 수 없듯이,
스스로의 사지를 묶고 제단 위에 올라서는 희생이 없이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듯이,
자책하고 반성하고 한없이 부족한 면만 보이는
이 과정을 넘지 않고는
더 좋은 신문을 만들 수 없음을 상기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남들보다 앞선 ‘No 1’ 신문이 되기보다,
뉴스넷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Only one’ 신문이 될 것임을
독자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뉴스넷] 최윤주 발행인 / 편집국장
editor@newsnetus.com
최윤주 국장님, 뉴스넷 창간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랫동안 국내외 언론계에서 일하신 어느 분을 이태전인가 우연히 마이애미 체육대회에서 만났는데요, 유학왔다 뒤질머 앉아 신문일 한답시고 뭉그적거리고 있는 저에게 그러더군요.
"자네,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네!"
황송한 마음이 들어 제가 그랬죠.
"하이고, 희생이라뇨! 당치 않은 말씀입니다. 비 피할 집에서 밥도 먹고 아그들 키우고 그냥저냥 저의 길을 갈 뿐입니다. 마치 넓은 바다에 투망 던지기 같은 일을 하고 있단 생각 종종 들기는 하지만서도요..."
저도 처음 창간할 때 "부엌에서 등사판으로 밀어서라도 제대로 된 신문 만들겠다!" 그러며 뛰어들었는데요. 참 신문일 맘먹고 한다는 거... 고달프고 머나먼 길이더라고요.
마감하고 인쇄소에 최종본을 넘기고 나면 자주 드는 기분이 있습니다. 마치 어렷을적 동네 저수지에서 멱감다가 헛발디뎌 깊은 수렁에 빠졌다가 '푸우!' 소리를 내며 물 밖으로 기어 나와선 '아이고 이제 살았다!' 그런 거.
아마 새벽 2시에 신문일 끝내고 오시는 기분이 그러시겠죠? 하하 가난한 집 제삿날 돌아오듯 왜그렇게 '다음'이 빨리 돌아오는지...
장기전을 위해서는 체력단련도 하시면서 종종 장미 한송이를 볼 여유를 가지면서 쉬엄~쉬엄~ 하세요.
다시 축하 드리며,
지난 1년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희 신문 광고주에게는 광고비를 절반값에 제공할 정도로 타 신문들의 유난스러운 견제를 보면서 많이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제 살을 깍아먹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참 많이 절감한 1년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더니 어느덧 1년이 흘렀네요. 녹봉을 받으면서 일했던 예전과는 달리 직접 신문을 만들다보니 말씀대로 "없는 집 제사날 돌아오듯 한다"는 속담을 절감하며 살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좋은 신문, 제대로 된 언론 만들겠다고 뛰쳐나온 오기가 있어 버팁니다. 물밖으로 기어 나와 깊은 숨을 토해내면서도 매주 물속으로 다시 기어 들어갑니다. 재언협의 분들은 말 한마디 속에 담긴 수없이 많은 땀과 노력의 의미를 긴 말 안해도 '통'하니 참, 좋네요.
김명곤 사장님의 족적이 재언협 홈페이지 곳곳에 남겨져 있어, 이 곳을 방문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축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동병상련입니다
20여년을 걸어오는 동안 힘들고 지치고, 흔들릴 때마다
수 도없이 돌이켜보고 스스로에게 되묻곤 했던 질문들이기도 하구요
지난 가을대회에서 따블로이드판 뉴스넷을 처음접했습니다
짜임새있는 편집과 구성, 훌륭한 컨텐츠와 기사들을 보고 저으기 놀랐습니다
독자들의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을 것이라 미루어 짐작이 가더군요
제게도 큰 도전이 되었구요 ^^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뚜벅뚜벅 흔들림없이 걸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뉴스넷 창간1주년을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어휘 속에 담긴 의미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 깊이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병상련. 참 많이 쓰고 들었던 말인데, 이젠 그 말 뜻을 귀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알아듣는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같은 고민, 같은 질문을 던지며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힘이 됩니다. 함께 응원하며 같은 길을 걷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끼리 얘기지만 참 환장할 노릇이지요. 제살깎아먹기...
얼마전 이곳에서도 신문(?)이 또하나 나왔는데요, 한인회장하면서 한인회관 만들며 본국 정부에서 받은 큰 돈(10만불)과 모금(20만불)을 유야뮤야 다 써버리고 나서, 영사관에 투서 들어갈 정도로 비판이 비등하니 (무단도용 표절) 신문이라는 걸 만들어서는 광고비를 덤핑가격으로 받아내니... 저희도 지금 쩔쩔 매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한인인구 많아야 8~9만이라는데 신문이 4개... 그러다 보니 한인단체들이 무슨 못된 짓을 해도 빨아주는 기사 내보내고 광고비 받아 드시는 일이 비일비재 하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우리는 한인사회에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인사회 프랜들리 신문'을 만든다"며 날뛰고 있는 상황. 미치고 환장할 지경입니다. 꼭 배워도 어디서 이상한 것만 배워가지고서리...
가장 힘든 첫해를 온 몸으로 견뎌내신 최윤주 발행인 님의 글에 감동과 위안이 됩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작은 한인사회에서 나름 열심히 일했다고 스스로 위안했지만 '희생'의 의미를 듣고 고개 숙이게 되네요. 도전하시는 마음, 배우고 따라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