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은 (下편)
외국인에게 보여주는 인터넷은 예전에 도시 변두리 지역에서 유행했던 LAN과 비슷했다. 몇 개의 구역을 묶어서 거기서 영화와 음악을 교환한다. 북한 사람들은 지구촌을 하나로 묶고 있는 인터넷에는 접속할 수 없다. 국내 네트워크에는 핸드폰으로도 접속할 수 있다. 북한 고유의 메신저도 있다. 그러나 그 이상 특별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리고 이동통신은 벌써 10년 이상 북한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북한 내부 인터넷은 오락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거기에는 국가기관, 대학교 및 단체들의 사이트들이 있다. 모든 리소스는 국가 보위부에서 검열된 것이다. 블로거나 사실을 폭로하는 사람들은 북한 인터넷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밈, SNS, 악플 등은 자본주의 세계의 낯선 개념들이다. 기자는 다양한 종류의 컴퓨터를 보았다. 어떤 컴퓨터들은 윈도우 기반, 다른 것들은 리눅스 기반이었지만 어떤 컴퓨터에서도 인터넷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컴퓨터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브라우저들이 있었고 북한 현지의 브라우저도 있었지만, 검색 이력에는 사이트 이름이 있는 것이 아니라 IP-주소 집합만이 있었다. 기자들을 위한 인터넷이 있기는 했다. 전 세계로 접속이 가능하고 아주 빨랐는데 엄청나게 비쌌다.
개고기 저녁식사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먹는다. 한국 사람들은 개고기를 먹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만, 북한에서는 이를 자랑스러워한다. 조금이라도 놀라서 말을 하면 왜 개고기를 먹는 것이 쇠고기 커틀릿, 돼지고기 꼬치구이, 양고기 수프를 먹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이냐고 반문한다. 염소, 양, 암소도 사랑스러운 가축이 아닌가 말이다. 개만큼이나 사랑스러운 가축이다.
북한 사람들은 개고기를 특별음식으로 여기는 것뿐 아니라 보양식(保養食)으로 본다. 전통적으로 개고기는 복날, 야외 작업을 할 때 몸에서 열을 발산시키기 위해 먹었다. 이것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것으로 맵고 향이 강한 개고기 보신탕이 몸을 달구어 결과적으로 더위를 가라앉히고 일하기가 더 쉬워지는 것이다.
북한 사람들이 먹는 것은 모든 종류의 개는 아니다. 집에서 키우는 애견은 늘 품에 안고 산다. 그러나 평양의 길거리에서 개(주인이 있던 없던)를 보지는 못했다. 식용견은 특별 농장에서 사육한다. 그리고 외국인을 위해서는 호텔의 카페에서 판매한다. 카페 메뉴에는 개고기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요청하면 가져다준다. 개고기 요리 이름은 단고기이다. 보신탕과 볶은 매운 개고기, 그리고 여러 가지 소스가 같이 나온다. 이를 모두 같이 섞어서 밥과 같이 먹는다. 뜨거운 차를 마시며 먹을 수도 있다. 북한 사람들은 소주를 같이 마시는 경우가 더 많다. 개고기 맛은 양념한 담백한 양고기 맛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주 맵지만 정말 맛이 있었다.
기념품, 마그넷, 포스터
북한 기념품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이상한 조합이다. 그렇게 폐쇄되고 규제된 국가에서는 마음에 드는 관광 기념품을 가져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는 가져올 수 있지만 많지는 않다. 먼저 인삼 애호가라면 북한에서 너무나 기분이 좋을 것이다. 북한에서는 인삼으로 별별 것을 다 만든다. 차. 인삼차, 인삼주, 약품, 화장품, 조미료까지 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별히 많이 고를 것이 없다. 술이라면 도수가 높은 소주가 있는데 숙취가 심하다고 한다. 또는 이색적인 뱀술이나 해구신이 들어간 술을 찾을 수 있다. 맥주는 두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보통 러시아 맥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 포도로 만든 와인은 생산되지 않고 자두로 만든 것이 있다.
북한에서 마그넷은 정말 극소수여서 정확히 말하면 딱 한 가지, 북한 국기가 그려진 것뿐이다. 관광지 그림도 없어서 냉장고에 붙일 것이 없다. 그렇지만 주체사상탑의 작은 모형과 나는 말이라는 천리마 모형이 있다. 그리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우표와 엽서들이 있다. 그 유명한 김일성, 김정일 배지는 팔지 않는다. 국기가 그려진 배지만이 외국인이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게 전부이고 종류가 아주 조금이다. 그리고 특별한 물건을 좋아하는 애호가라면 기념품으로 나온 북한 여권을 구매할 수 있다.
밝은 미래
지금 북한은 큰 변화를 앞에 두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렇게 크게 원하지는 않고, 조금은 두려워하면서 나라의 문을 조금씩 열고 있는 것 같다. 구사하는 수사(修辭)가 달라지고 주변 세계에 대한 자세도 달라지고 있다. 한편으로 북한 정권은 자기들만이 거주하는 섬을 계속해서 건설하고 있다. 모든 외부 세력에 대해 폐쇄된 요새와도 같은 국가이다. 다른 한 편으로 갈수록 점점 더 최후의 승리까지, 또는 최후의 1인이 남기까지의 투쟁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인민의 복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은 이 복지에 마음이 끌리고 있다.
카페의 옆 테이블에 세 명의 북한 사람이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그들은 평범한 회색 바지를 입고 단색의 폴로셔츠를 입고 있으며 각자의 가슴 위에는 김일성, 김정일 배지가 빛나고 있다. 그런데 가까이 앉은 사람의 손에는 스위스제 시계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다. 물론 가장 비싼 것은 아니고 가격으로 치면 2-3천 유로가 될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의 평균 임금을 생각하면 이 시계를 사려면 일생을 두 번 살면서 하루의 휴일도 없이 일만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시계를 찬 사람은 아주 평온하게 이것이 일상인 것처럼 시계를 차고 있다. 그에게는 이 시계가 주체사상의 국가의 새로운 현실인 것이다.
물론 전체적으로 평등하게 보이는 나라에도 항상 남보다 훨씬 더 이 평등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북한이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닫힌 문 앞에 서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세계에 대해서 북한 주민들은 오래 동안 무서운 세계라고 들어왔고 겁을 먹었었다. 그러나 멀지않은 미래에 그들은 이 닫힌 문을 열어야 할 것이고 새로운 세계와 직접 마주 대해야 할 것이다.
글 = 아르투르 마트베예프 순회특파원 |러시아 라이프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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