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 이야기] 노후 위해 소셜 텍스 꼬박꼬박 불입하는 것이 상책
(올랜도) 송석춘 (본보 독자) = 내가 이곳 취업된 공장에서 조금 안정을 찾아 갈 때였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맥주 한잔씩 하면서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잠시 쉬었다가 퇴근들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부터 동료들 사이에서 소셜 시큐리티 시스탬(사회보장제도)을 얘기하며 무용론이 나오는가 하면 '자동차 정비공이 65세까지 살 수 있는 놈이 몇이나 되겠는가' 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사실 처음에는 그들의 대화를 잘 이해 할 수도 없었다. 미국에서는 1935년에 처음으로 사회보장제도가 실시되었다. 그 후 40여년만에 연금 수령 나이가 60세에서 65세로 변경되더니 또 다시 30여년 만에 매년 2개월씩 연금수령 나이가 늘어나는 것으로 변경됐다. 또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는 하나님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금제도가 없어지면 미국은 종말일 것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로 사회보장제도를 표현하였으나 내가 경험한 것으로는 '아니올시다'인 것 같다.
며칠 전 복원시킨 아랫니 교정 때문에 찾아간 작은 병원에서 만난 91살 먹은 백인 노인은 자신은 미군 대령 출신이며 70년도에 은퇴하여 지금까지 우리들 덕에 은퇴 연금 받으며 잘 지냈다고 말했다. 노인은 지금까지 40년간 은퇴연금을 받은 것이다. 앞으로 그가 연금을 몇년을 더 받을 수 있을 런지는 역시 하나님만이 아실 것이다.
그러니 요사이 젊은이들은 자기들이 70살이나 80살에 연금을 받게 되거나 혹 재정 고갈이 되어 연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 단정짓기도 한다.
한국에 국민연금제도가 생긴 것이 30여년 전이라고 한다. 그리고 한국은 미국과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미국같이 연금 불입에 의무나 책임을 없는 것 같다. 아직 홍보가 잘 안되어서인지 먹고 살기 힘들다고 연금 불입을 미루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국민연금 고지서를 받으면 세금 고지서로 착각까지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수준이 높을 수록 연금 필요성은 일찍 인지하고 있단다.
나의 공군장교 동기생들은 나이가 나보다 모수 4살 내지 5살 아래였다. 그들이 5·1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어느덧 십 수 년간 매년 오만원의 회비를 내는 사람이 제법 많았으나 근년에 와서 회비를 내지 못하는 회원이 많아 졌다고 한다. 그들의 나이가 어느덧 68세가 넘었으니 동기생 회원록 직업란에 대부분 '전직'으로 기재되어 있다.
한국 늙은이 열명 중 한 두 명이 연금을 타고 부부가 연금을 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부부가 연금을 타면 그만큼 노후가 안락해진다.
우리 아이들 중에도 한때 잘 나가던 아이가 있었다. 엄마 아빠 늙으면 우리 형제가 매월 얼마씩 거두어 생활비를 보태고 여행도 시켜 준다고 했었다. 그러나 단 한번도 그같은 덕을 본 적이 없다. 미국 경제가 이렇게 곤두박질 치리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한국에서나 미국에서 한 두개 정도 연금을 불입하는 것은 내일 죽을 망정 사과나무를 심는다는 심정으로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노후가 편안하고 안전하다.
자동차 정비공은 노동에 골병들어 65세를 넘기지 못한다는 미국인 동료들의 말을 믿고 노년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 부부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상상조차도 하기 싫다.
노년을 준비하는 것은 전적으로 부부의 책임이요 의무이다. 늙으면 돈이 필요 없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잘 죽기 위해서는 세계 어디에서 살아도 최소 생활비나 적적 생활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