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동독 고급 두뇌 끌어들여 일찌감치 핵개발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2월 25일 경 베트남 휴양지 ‘다낭’에서 열린다는 뉴스가 나온 가운데 <워싱턴타임스>는 1월 28일,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할 수조원대(수십억 달러) 경제패키지, '에스크로 계정'(Escrow Account)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스크로 계정이란 은행 등 제3자 명의로 대금을 예치하고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상대방이 대금을 인출할 수 있게 하는 계정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에 제공할 경제적 보상의 구체적 방법론이 나온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에스크로 계정은 미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처음으로 진정성을 보여주는 제스처가 아닌가 한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실은 16년 전인 2003년 2월 12일, < AP >통신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사정거리가 15,000km임을 인정했다”고 보도했으나 전문가들은 그보다 14년 앞선 1989년 북한은 이미 ICBM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CIA의 정보는 1989년에 북한이 개발을 마친 ICBM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당국의 요청이 있었는지는 확인이 안 됐으나, 16년 전 당시 AP 통신 이외의 대부분의 미국 주류언론들은 이 뉴스를 보도하지 않고 유보한 탓으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발사 성공 후에야 비로소 북한이 미국의 요격이 불가능한 핵무력 강국임을 알게 됐다.
북한의 핵무력 개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선 ‘북한 핵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도상록 교수(도쿄제국대 이학부 출신, 1903~1990년)를 비롯해, 그의 후배이자 제자들인 당시 조선의 천재 리승기 박사(일제 때부터 핵탄 개발 참여), 한인석, 정근, 전평수, 려철기 등 전 서울대 문리대 물리학과 교수진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도 교수는 1946년 5월, 당시 대부분 한국의 엘리트들이 그랬듯, 외세배격을 주장해 온 탓으로 미군정의 냉대를 받는다. 거기에 학교의 박봉 등으로 대우가 월등히 좋은 북한으로 가, 김일성종합대학 물리학과 주임교수직을 맡았고, 나머지 후배들도 북한 여러 대학 교수직을 맡아 오늘 날 북한 핵무력 완성의 초석이 되었다.
북한은 61년 전인 1956년 3월, ‘북한-소련 원자력협정’을 체결하고, 소련의 ‘드브나 핵연구소’에 원자탄 개발을 목표로 도 교수를 중심으로 한 30여 명(모스코바 유학생 출신들 포함)의 핵물리학자들을 파견, 소련 과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자물리, 방사화학, 고에너지물리 등 연구를 시작했다.
일찌감치 초강력 핵 개발한 북한, 미국에 큰소리 칠 만한 이유 있었다
게다가 김일성-호네커(당시 동독 서기장=수상) 정상회담 후 동독에서 북한으로 수천명의 촉망받던 청장년 핵과학자들이 대거 이주했다. 북한의 첫 ICBM과 수백 군데의 소형 지하 핵발전소들은 이들의 작품이었다.
북한이 미국에 사전 통고 후 발사한 1993년 하와이 앞바다에 떨어진 북한의 2단(사거리 6000km, 3단이면 8000km) '노동 나형' 미사일은 미군에 사전 통고해준 자리에 정확히 떨어졌는데, 북한은 당시 미국이 북한침공을 계획 중임을 사전 탐지, 위협 발사로 미국의 침략 의욕을 꺾는데 성공했다.
그뿐 아니다. 북한은 1991년부터 소련의 해체로 갈 곳을 잃은 소련의 세계적인 핵과학 두뇌(소련 수소탄의 아버지, 아나톨리 루브스토프 교수 포함) 60여명을 다른 나라가 손을 쓰기 전에 재빨리 모셔가 국빈 대우를 했다.
북한이 오늘날 세계 최강 핵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배경에는 도 교수 일행과 소련 및 동독 과학자들이 밑거름이 되었음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의 ICBM이 자유자재로 장애물과 적의 요격을 피해 타격하는 인공두뇌, 무한대 에너지로 사거리가 무의미해진 원자로까지 겸비했으며, 탄두 안에는 극소형 수소탄이 6개, 즉 각기 다른 목표를 타격하는 수소탄이 들어 있어 여섯 번 발사할 수소탄을 한 번 발사로 끝내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평가한다.
미국은 지상 최대 적국이던 소련이 망해 샴페인을 터트리며 방심, 장장 20년 간 군비를 망각하며 ‘푸욱’ 쉬는 동안, 미국의 안중에도 없던 조그맣고 가난한 나라 북한에서 소련의 어마어마한 핵기술이 둥지를 틀고 계속 자라나, 소련 대신 세계 최강의 핵국가로 활짝 피어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1998년 북한이 세계 최초로 쏘아 올린 레이저 인공위성 ‘광명성호’는 적의 각종 미사일을 추적, 파괴할 목적을 지닌 것인데, 바로 트럼프가 지난 달 미 국방부에 명령한 ‘미사일방어 검토 보고서 2019’에 포함된 것과 같은 레이저 무기체계다.
이어 북한은 2012년 12월, '은하-3호'에 인공위성 '광명성-3'호 2호기를 탑재, 극궤도에 진입시키는 등 현재 북한의 인공위성은 네 개가 활동 중으로 미국만 인공위성으로 북한을 들여다보고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북핵 문제’를 해결해서 북핵의 미 본토 타격 위협이 사라진다면, 미국의 좋은 경제 여건과 더불어 트럼프의 2020년 재선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세계 모든 나라의 국가원수들을 하찮게 여겨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트럼프지만, 김정은과 러시아의 푸틴에 대해서만은 깍듯이 우대한 것은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반트럼프 세력이 북미정성회담을 한사코 방해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북한의 군사력에 너무 무지한 데에 따른 것이다.
반트럼프 세력은 북핵 개발 역사가 이미 61년이 됐다는 사실, 루브스토프 박사가 소련뿐 아니라 북한 수소탄의 아버지라는 사실, 거기에 핵물리학의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동독 과학자들 수천 명이 북한으로 이주 후 무슨 업적을 세웠는지 부터 공부한다면 앞으로 대북 자세가 어느 게 옳은지를 터득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