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세력’의 입김?... 김정은 서울 답방 실현시켜 돌파구 열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제임스 리시 연방상원 외교위원장은 3월 5일, 비건 특별대표로부터 하노이 정상회담에 관한 비공개 설명을 듣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부분적인 합의가 아니라 전반적인 합의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같은 새로운 자세가 우리 귀에 생뚱맞게 들리는 이유는 하노이 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양국 실무급 마지막 회담에서 합의를 본 북한의 ‘단계적 동시적’ 해법을 지지, 2차정상회담이 열리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양 측이 서명한 이 합의문은 트럼프에 보고되었고, 최종 인준을 거쳤다. 그런데 이제 와서 또 ‘전반적 합의’라면 미국은 다시 옛날의 ‘선비핵화 후 관계 개선’으로 복귀하자는 것이고, 북한은 앞으로 계속 이를 거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남북 냉전 계속을 바라는 세력이 장난 친 결과로 보이는 대목이다.
여기서 얼른 연상되는 것은 바로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를 2002년 7월, 당시 미 국무부 차관이던 볼턴이 ‘북한은 별도의 장소에서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운영 하는 것 같다(증거를 묻자 물증은 없고 심증만 있다고 얼버무렸다.)’는 이유로 폐기한 사건이다. 6개국 대표 회의(6자회담)에서 결정 난 합의서가 볼턴의 증거 없는 말 한마디로 폐기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볼턴은 바로 하노이에서도 검은 세력이 바라는 북미 대화 결렬을 위한 일괄타결 주장으로 판을 깬 장본인으로 보아야 한다. 볼턴이 남북 냉전을 이용해 돈벌이 하는 검은 세력의 대변자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김정은과 함께 이 날의 주인공인 트럼프는 무얼 했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1차 정상회담 때는 북한의 눈치 보느라 트럼프가 배제시켰던 볼턴을 이번에는 트럼프가 끌어 들였다는 건가?
아니면 트럼프의 의도와는 달리 대통령을 압박, 역대 백악관 안보보좌관 직을 유지하고 있는 군산정복합체가 볼턴을 현장에 뒤늦게 파견했다는 뜻이다.
겉으로는 대통령이 미국 최고 권력자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검은 세력(Deep State)이 미국 화폐를 발행하는 연방준비위원회의 주인들임을 안다면 미국 행정부는 화폐 발행권도 없는 검은 세력의 하수인에 불과함을 알게 된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워싱턴, 링컨과 함께 3대 훌륭한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존 케네디가 전 국민을 위해 청정에너지 개발을 독촉하지 않았다면 검은 세력(오일 장사꾼들)의 미움을 사지 않았을 것이고, 또 자신으로 인해 동생 로버트도 에드워드도 아들 존 주니어도 불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돈벌이에 방해되는 존재는 봐줄 수 없는 게 그들의 생리다.
트럼프와 작별 인사 중 김정은이 웃은 이유
하노이 회담 결렬 때 한 가지 이상했던 건 백악관 대변인 새라 샌더스가 북미 정상이 마지막 헤어지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에는 트럼프와 작별 인사 중 김정은의 웃는 얼굴만 정면으로 보였고 트럼프는 등만 보였다.
김정은의 모습이 70 시간을 달려 죽을 고생하며 현장에 나타난 보람도 없이 ‘결렬’이라는 고배를 마신 사람의 표정은 아니었던 것이다.
즉 김정은은 트럼프로부터 분명히 ‘결렬 이유가 자기의 뜻이 아닌 불가항력적인 압박의 결과이니 이 점 이해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단 시일 안에 다시 만나 좋은 결과를 맺자’며 달랬다고 보아야 납득이 되는 사진이었다.
트럼프가 가보로 물려주겠다며 2차 회담 서명용 데스크까지 가져간 사실을 보더라도 김정은이 하노이 회담 결렬이 트럼프의 뜻이 아님을 이해, 속은 쓰리면서도 그 처지에 동정, 웃어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3월 15일 평양에서 외교관 및 외신기자들만 초청한 이례적인 긴급 회견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곧 성명을 발표해 미국과의 협상을 계속할지,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모라토리엄)을 유지할지 여부에 대해 밝힐 것”이라고 했다.
최 부상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핵•미사일 실험 유예 등) 북한이 취해온 조처들에 대한 상응조치 등 정치적 계산을 바꾸지 않는 한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요구에 양보하거나 협상을 계속할 의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 부상의 회견 내용은 그 중요성으로 보아 다음 날 북한 최대 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의 머리기사 깜인데 일체 보도되지 않았다. 미국과의 판을 깨진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폼페이오, 볼턴은 비판하면서도 트럼프에는 쓴 소리를 삼가는 이유다.
트럼프의 간곡한 부탁이 아니라도 이제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북미 간 중재 역할 중 가장 큰 부분은 남북미 앞날을 위한 김정은의 서울 답방이다.
검은 세력 등 반트럼프 세력의 극구 반대에도 그간 북핵실험 중단, 남북 간 실질적인 종전, 북미 정상 대화, 한미연합군사훈련 축소 등 트럼프가 아니면 해내지 못했을 한반도 평화로의 길은 열리지 않았을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반통일 세력을 제외한 우리 8천만 민족이 바쳐야 할 기도의 주제는 73년간 지속되어 온 미국의 남쪽땅 간섭에서 벗어나 분단을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트럼프의 2차 임기가 끝날 때까지 만이라도 그의 신상이 무사하게 해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