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학년 학생들 사이에 만연한 증세 '시니어리티스'
(워싱턴 디시 = 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지금쯤이면 거의 모든12학년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 대한 압박감으로부터는 이미 벗어나 있을 것입니다. 대학 지원을 마쳐놓고 이제 입학 결정의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일 것이니 말입니다.
▲ 엔젤라 김 |
미국에서 ‘고 삼’에 해당되는 학년인12학년 학생들에게 만연한 증세가 있는데 이것을 영어로는 ‘senioritis’라고 합니다. Senioritis라는 말은 12학년을 뜻하는 ‘Senior’라는 말과 Arthritis(관절염), Gastritis(위염)와 같은 말에서 볼 수 있는 ‘염증’ 내지 ‘병’을 뜻하는 ‘itis’라는 접미사를 합성해서 만들어낸 용어입니다.
전문적인 병명이라기보다는 학문에 흥미를 잃고 졸업만을 생각하는 증상 내지 태도를 말합니다. 특히 대학 입학 지원서를 보내놓고 나서 지난 3년간 잘 지켜오던 건강한 생활 패턴을 깨고 긴장을 늦추려고 하는 강한 성향을 말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방과후 활동도 열심히 하고 시험 때마다 잘 준비하고, 대학 입학 지원과정에 열심을 보이고 하며 최선을 다하던 학생이 갑자기 변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학생들은 스스로를 정당화 하며 좀 쉴 때가 되었다고 말하면서 갑자기 모든 일들을 손에서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수업도 빼먹고 숙제도 대충하고 성적이 갑자기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이런 ‘미국 고삼병’은 대학 입학의 성공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학입학 사정관들은 12학년 말까지의 성적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학생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카운슬러들이 12학년 성적이 너무 떨어지면 대학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학생들은 그저 겁주려고 하는 말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믿지 않습니다.
4월에 학생들이 받게 될 입학 허가 통지서에는 분명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Your admission is contingent on your continued successful performance. (학생이 계속적으로 성공적으로 학업을 수행한다는 조건하에 입학을 허락합니다) 이 말도 그냥 형식상 하는 말로 들린다면 실질적인 사례를 말씀 드리지요.
2006년 시애틀의 워싱턴 주립대학에서는 신입생 5,400명의 파일을 검토한 후 23명의 학생에 대하여 입학을 취소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같은 해에 유씨 버클리도 37명, 유씨 엘에이는 73명에 대해 입학 허가를 취소하였습니다. 이유는 12학년 이 학기 성적 때문이지요.
학교마다 지원 절차에 12학년 중간 성적과 마지막 학기 성적을 보내게 되어 있는데 믿어지지 않으시겠지만 대학교에서 그 성적을 끝까지 본다는 말입니다. 4월에 입학 통지를 받고 여름 방학 중간쯤 되었을 때, 어떤 학생들은 이미 오리엔테이션도 받고 기숙사 방 배정까지 받은 상태에서 입학 취소 결정 편지를 받습니다.
그 때 기분이 어떨까요. 대부분의 학교가 이런 경우 입학 하려면 다시 지원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 년을 허비해야 할 것 입니다.
특히 이 시기에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많은 학생들이 안 하던 “짓”을 한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남아도는 시간에 마약에 손을 대는 많은 학생들이 있음을 간과하시면 안됩니다. 담배만큼이나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마약이고 또 남들이 하니까 그저 재미삼아 해보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그런 길로 빠지지 않도록 부모님께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방과 후에 일을 찾아서 해보도록, 혹은 취미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그래서 남는 시간 없이 알차고 바쁜 일과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것이 성공적인 대학생활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많이 도전해 보는 시기로 삼도록 하십시오.
엔젤라 유학/교육 컨설팅, angelagroup@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