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행복학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심리학자 에드 디너(Ed Diener)는 그의 책『모나리자 미소의 법칙』에서 행복을 “한 사람이 삶을 향해 갖는 긍정적인 생각과 느낌을 모두 지칭하는 이름” 이라고 정의하면서, 그와 같은 행복을 과학적인 용어로는 “주관적 웰빙”(subjective well-being)이라고 부르며, 주관적 웰빙을 갖기 위해서는 “심리적인 부”(psychological wealth)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심리적 부는 만족감과 행복, 영성과 삶의 의미, 긍정적인 태도와 감정, 사랑에 기초한 사회적 관계, 흥미로운 활동과 직업, 가치와 그것을 성취하려는 인생의 목표, 심신의 건강,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의 물질적인 풍요 등을 가리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골고루 갖추면 갖출수록 우리는 심리적으로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심리적인 부는 단지 좋은 일에만 적응하는 것만이 아니라 나쁜 일에도 적응하는 능력입니다. 에드 디너는 모나리자의 미소를 예로 들었습니다. 과학자들이 모나리자의 미소를 분석한 결과 83% 정도는 행복했지만 17%는 두려움과 분노가 혼합된 부정적인 감정이었습니다. 그것은 어느 정도의 부정적 감정은 우리의 심리적 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는 때로는 부정적인 것들이 우리를 행복으로 인도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불행도 우리의 인생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때로는 행복하기만 해야 한다는 집착 보다는 불행을 통해서 행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절대적으로 긍정적이기만한 완벽한 행복을 얻고자 애쓰는 것이 오히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불행을 경험하지 못한 행복은 그 기반이 약해서 삶의 작은 문제에도 쉽게 넘어지고 맙니다. 마치 온실의 화초와 같은 것입니다. 긍정적인 행복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심리적으로 빈곤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과학이 사실로 밝혀주었습니다.
이런 실험도 있었습니다.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일정한 숙제를 통과해야만 음식을 주고, 다른 한 그룹에는 숙제를 주지 않고 원하는 대로 맛있는 것을 먹게 했습니다. 결과는 행복한 쥐들의 불행으로 끝이 났습니다. 비만과 무기력에 빠져 죽은 것입니다. 그러나 먹기 위해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 숙제를 풀어야 했던 쥐들은 체중의 증가도 없었고 오히려 건강했습니다.
적당한 좌절이 우리로 하여금 문제 상황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하고, 신체적으로 혹은 심리적으로 더 강해지게 만듭니다. 그러한 좌절이 제거되면 당장은 행복한 것 같지만 그것이 우리를 심리적으로 나약하게 만들어 결국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여러분의 삶은 어떻습니까? 혹시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십니까? 삶에서 어떤 좌절을 경험하고 있습니까? 완벽한 행복을 추구하지만 자주 실패하십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의 생각을 당장 바꾸십시오. 지금 여러분은 심리적인 부를 여러분 마음의 금고에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심리적으로 점점 부자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슬프고 힘들 때, 그 금고를 열고 여러분이 가진 그 부를 적절하게 사용하십시오. 여러분은 상황을 초월해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배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