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대체 ‘민족화해’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7월 26일치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25일 두 발의 '신형 전술유도탄 위력시위사격'을 참관했는데, 김정은은 이번 신무기 발사가 문재인 정부의 철저한 종미 자세에 대한 불만 때문임을 숨기지 않았다.
김정은은 이번 신무기 발사와 관련, '남조선 당국자'(문 대통령)를 거론하며 "남조선 당국자들이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공격형 무기(F-35A 스텔스전투기, 60대, 대당 1억 달러) 반입과 (한미) 합동군사연습 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그는 이어 "우리는 부득불 남쪽에 존재하는 우리 국가안전의 잠재적, 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초강력 무기체계들을 줄기차게 개발해나가야 한다"며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이번 전술유도탄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타격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런데 이번 북한의 전술유도탄 발사에 대해 트럼프 등 미국의 입장을 요약하면, ‘미국을 겨냥한 게 아니니 괜찮다. 항상 있는 남북문제다’라며 경시했다.
미국이 지금까지 북한의 핵, 미사일 발사에 대해 ‘도발’로 규정하면서 군사적 응징, 경제 제재를 부르짖던 과거의 모습은 이제 더 없다는 뜻이고, 특히 동맹관계라며 한국을 자신들이 지켜줘야 할 나라라던 옛 자세는 더 찾아 볼 수 없어져 한국이 어떻게 되든 이제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게 최근 미국의 모습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만 미국을 종주국으로 받들고 있다는 느낌이다.
북한 측이 문재인 정부를 삐딱하게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남북관계개선을 외치는 문재인 정부는 2018년에 책정한 ‘방위력개선예산’을 10.7% 올린 13조5000억원, 올해 2019년에는 무려 13.7%나 올린 15조4000억원을 잡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총 94조10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집중시킨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을 실행하면서 공격무력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F-35A 스텔스전투기 20대를 추가로 반입하는 예산, 중고도무인정찰기(MUAV)와 해상초계기 P-8A를 반입하는 예산, 차기 구축함 KDDX를 건조하는 예산, 미사일방어체계 KAMD를 구축하는 예산 등이 포함된다.
북한 측에서 볼 때 판문점과 평양에서는 외세를 넘어 우리 민족끼리 잘해보자던 문재인이었는데 서울에 돌아와서는 북한을 타격목표로 한 군비를 전년도와 같은 수준도 아니고 막대한 군비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실을 보고 북한이 어떻게 느꼈을지 물어보나 마나다.
즉 북한은 통일을 바라보는 남북협력 문제에 있어서 대통령 문재인이 군 예산을 주무르는 국회, 군부 등에 전혀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하는 영향력 없는 우유부단한 지도자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으면서 금년 1월 들어서부터 종미 자세의 문재인에 여러 차례 경고를 보냈지만 전혀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김정은은 문재인을 동족보다 외세 미국을 위해 봉사하는 이명박근혜와 같은 종미주의자로 낙인, 남북군사합의서 선언, 판문점 정상선언, 평양 정상선언 등을 휴지조각으로 생각하는 ‘신뢰할 수 없는’ 인물로 판단, 이번 신무기를 통해 일종의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 된다.
북한이 4차북미정상회담 미적거리는 이유
그런데 판문점 3차 북미정상회담에서 3주내에 북미실무급회담을 열자 해 놓고 4주가 지난 오늘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음은 북한이 8월 초 시작되는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 강행 의지 때문에 미국과의 대화는 시간 낭비로 믿는다는 뜻이다. 미국이 아직도 북한이 요구하는 ‘새 계산법’을 내놓지 않는 터에 북한으로서는 4차북미정상회담을 왜 하겠는가.
그런데 불과 400km면 충분한 남측 목표의 거리를 감안할 때 이번 전술 유도탄의 사거리가 690km라면, 북측의 설명은 어딘지 석연치 않은 면이 있다. 남측이 목표라면, 1시간에 1만발을 발사할 수 있는 신형 방사포(수 천문, 사거리 250km~300km)와 단거리 미사일 탑재 최소형 잠수함(길이 25m)이면 충분한데 구태여 전술유도탄까지 동원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주일미군, 즉 미국에 겁을 주기 위한 측면이 더 강한데 만일 연만까지 미국이 ‘새 계산법’을 들고 나와 4차 북미정상회담을 하게 될 경우에 대비, 트럼프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남측만을 대상으로 표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되는 대목이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20일 단독보도를 보면,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반입하기로 한 F-35A 스텔스전투기 40대에 더하여 20대를 추가로 반입하기로 결정했음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를 파탄시킨 박근혜 정부의 공격무력증강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더구나 북한 타격을 상정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간판만 바꾼 체 계속하는데 한국군도 최근까지 계속 참가해 온 것 또한 사실이다.
한편 이번의 차량 이동식(시속 70km) 전술유도탄은 고체연료를 사용해 5분 이내에 발사가 가능하며 지난 5월 4일과 9일 발사한 러시아 이스칸데르 형의 개량형이다.속도는 마하 6의 극초음속비행으로 미국의 최신형 패트리엇-3(마하 4.1) 등 요격체계로는 속도로도 따라잡을 방법이 없다. 특히 정점고도가 40~50km밖에 되지 않아 레이더에 잡히지도 않는 무서운 병기로 타격오차범위는 5m 내외다.
또 이 전술유도탄은 발사 - 상승 - 정점고도 도달 - 하강 - 수평 활공 - 급격도약 - 수직낙하 등 제 마음대로 방향을 바꾸는 불규칙적인 비탄도(포물선이 아닌) 비행으로 적의 요격 체계를 무력화시킨다. 발사된 후 탄체가 상승, 40~50km의 정점고도에 이르면 곧바로 하강하기 시작, 레이더 탐지가 불가능한 고도 20km 정도까지 하강하면서 하강을 멈추고 90도로 꺾어 저고도 수평 활공을 시작한다. 즉, 적의 레이더 탐지를 무력화시키는 요격회피술이 완벽한 무기라는 뜻이다.
저고도 수평 활공 중, 지휘차량이 발신하는 지령신호에 따라 비행방향을 다른 타격목표로 바꿔 비행궤도를 변경할 수도 있는 만능의 무기다.
한편 미 국방차관이 의회에서 증언했듯, ‘세계 최대 잠수함대’를 보유한 북한은 7월 23일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3천톤급 신형 핵잠수함을 전격 공개했다. 일부 미국 언론은 이 신형 잠수함이 3개의 핵,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어 앞으로 태평양 등 해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있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전쟁판도를 바꿔놓는)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 ‘노!’ 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남북군사합의서 선언 이후 한동안은 ‘이제 남북분단 70년 만에 우리 남북 민족이 드디어 종전선언을 했구나!’하며 기뻐 어쩔 줄을 몰랐던 때가 그리워지는 요즈음이다.
우리민족에 지금 절대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 국익을 위해 때로는 미국에 노(NO!) 할 수 있는 배짱 있는 대통령이다. 미국에 굴종하는 한 우리 민족의 앞날은 펴질 날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일제 강점기 만 35년, 남측의 미국 종속 이미 70여년! 언제까지 외세의 지배 아래 살며 천문학적 고액의 미군 무기를 사줘야 하는가?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는가. 보다 외세에 당당한 조상이 되자.
‘미국을 겨냥한 게 아니니 괜찮다. 항상 있는 남북문제다’라는 성의 없는 트럼프라면 미국에 보다 당당해진 한국을 향해 경제제재 정도까지는 가겠지만 이제 덩치가 이만큼 커버린 대한민국, 거기에 ‘우리민족끼리’를 외치는 북한의 뒷받침 등으로 한국을 완전히 망가트릴 미국이 못 된다는 사실은 한국의 30~40여년 경력의 북한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증언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국보적인 대선배 인재들의 민족양심의 소리에 겸허하게 귀를 기울일 때, 미국의 눈치만 보는 비굴한 대통령이 아닌 결단력 있는 민족 지도자로 역사에 우뚝 설 것이다.
우선 문재인은 트럼프 정부를,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 남북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북한의 ‘새로운 길’을 막아보겠다며 설득하면 북에 잔뜩 졸아있는 트럼프로서는 잃을 게 없어 최소한 묵인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될 것이다. 그 정도의 수고로 북한 경제에 다소나마 보탬이 될 때 자신의 종미자세에 따른 북한의 냉대는 어느 정도 희석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