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일), 수만 명의 반정부 시위대들이 센트럴 채터 가든에 모였다. 이들은 미국 영사관으로 이동하여 ‘홍콩인권 및 민주주의 법’을 미국의회에서 통과해줄 것을 촉구하였다.
시위 리더자는 “진압경찰의 총이 우리를 향해 겨누고 있어도 별모양의 배너(성조기)를 계속 흔들 것이다”라고 연설했다. 미국 영사관 대변인은 당일 저녁 6시경 "우리 영사관 중의 한 명이 시위대로부터 탄원서를 받은 것을 확인했다. 우리는 현재 아무런 의견이 없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홍콩과의 사태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시위대는 미국, 영국, 대만 등과 같은 국가에 도움을 청하고 있다. 지난 8일(일)은 우산혁명의 주역인 죠수아웡이 대만에서 정치인들과 만난 후 귀홍길에서 체포되었다가 보석조건을 수정 후 그 다음날 9일(월)에 또 다시 독일 베를린으로 떠났다. 죠수아웡은 대만정치인들에게 홍콩사태에 관한 도움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죠수아웡은 대만 기자회견을 통해 “차이 잉웬 대통령과 3대 정당으로부터 지원을 받기를 희망한다. 홍콩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법률이나 조치를 취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운동가들은 홍콩 당국자들이 비민주적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인권 침해를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이란?
2017년부터 중국 의회 집행위원회 의장인 Chris Smith와 중국 의회 집행위원회의 공동 의장인 Marco Rubio에 의해 2017년부터 제안되었다. 이 법안은 양당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매년부터 재도입되고 있다.
배경
홍콩 특별 행정구 기본법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홍콩에 대한 영국 주권을 포기하고 1997년 7월 1일 중국에 유리하게 주권 이전을 시행했을 때 홍콩의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중국정부가 지속적으로 '한 국가, 두 시스템' 원칙을 훼손하고 홍콩 주민들이 협정에 따라 보장받아야할 민주적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Human Rights)’은 지난 6월 미 의원들에 의해 발의되었다. 미국이 매년 홍콩자치수준을 평가하고 특별지위지속상태를 결정하고 있다. 홍콩은 미국비자나 법 집행, 투자, 무역 등에서 중국과 다른 특별법이 적용되고 있다. 이 법안은 홍콩의 기본적 자유를 억압하는데 책임이 있는 홍콩사람들에 대해서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여 미국 기업이나 개인이 이들과 금융 거래를 못 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중국정부는 미국을 향하여 내정간섭을 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경고하고 법안추진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은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패권 법안으로, 법안이 통과되면 양국 관계는 새로운 충돌에 직면할 것"이라며 "중국은 경제 영역에 제한되지 않는 전면적인 보복을 단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 법안의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촉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 법안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최근 홍콩 시위에서는 성조기를 든 시위대가 자주 눈에 띄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훼손 사건도 수차례 발생하는 등 강한 '친미 반중'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하여 ‘홍콩의 일은 중국의 내정이므로 외국이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미중 관계위원회(National Committee on US-China Relations) 회장에 따르면, 홍콩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지하는 미국 법안은 도시를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중국과 미국 간의 비공식 교류를 장려하는 뉴욕 소재 단체를 이끌고 있는 스티븐 올린스(Stephen Orlins)도 제안된 법안은 “비생산적인 위험”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콩 상무부 에드워드 야우(Edward Yau) 장관은 지난 9일(월), 미국정부는 무역 정책과 도시의 인권 및 개발 사이에 “불필요한 연계를 시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미국이 쌍방의 무역 관계에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 홍콩 상무부 에드워드 야우 장관
미국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더라고 그 법안이 근본적인 문제를 얼마만큼 해결해 줄 수 있을지를 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다운 홍콩이 하루속히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이유성 기자 weekly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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