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칼럼] 미 민간전통, 근래 부동산 활기에 힘입어 표출
▲ 아마존 닷컴에 올려진 성 요셉상 상품들. ⓒ 코리아위클리 |
오랜 기간 죽었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미국의 일부 매스컴들은 그동안 민간에서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행해져 왔던 '성 요셉상 땅속에 파묻기' 를 소개하고 있다.
탬파베이 타임즈도 지난 4월에 지역 주민들 중에 길이 8cm 정도의 성 요셉상을 마당에 파묻는 사례가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어느 부동산 중개인은 자신이 이같은 '요법' 을 소개해 주택판매를 성사시켰음을 믿는다. 또 일부 홈오너 역시 집이 상당기간 팔리지 않으면 요셉상에 기댄다는 것이다.
미국 부동산이 한참 뜨거울 당시 NBC 방송이 지역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5%가 성 요셉상 묻는 행위가 집 파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었다.
"성 요셉상 거꾸로 파묻으면 집이 잘팔린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성 요셉상을 정원에 거꾸로 묻어놓으면 집이 잘 팔린다는 민간 전통이 있었다. 그러다가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지면 이같은 믿음이 더욱 드러난다.
자연 조각상 제작업체는 매출이 증가하며, 종교 관련 상점이 아닌 하드웨어 철물점등에서 조차도 성 요셉상을 판매하기에 이른다. 물론 인터넷에서도 성 요셉상을 판매 하고 있는 사이트가 증가한다.
성경의 목수 요셉이 조각상 주인공
성 요셉상은 성경에서 예수의 아버지이자 목수인 요셉을 따온 것이다. 왜 하필 요셉이 조각상의 대상이 됐는지 인터넷상에서 소개해 놓은 내용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요셉은 나사렛이란 동네에서 아내 마리아를 위해 처음으로 집을 지었으며, 임신한 아내와 함께 베들레헴으로 이주했다. 하루는 천사가 꿈속에서 나타나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데리고 이집트로 도망가라고 알려주었다. 당시 헤롯왕은 동방박사들의 메시아 탄생 예고에 아예 그 지역 신생아들을 모조리 몰살시키려 했기 때문. 헤롯왕이 죽자 천사는 또 요셉에게 베들레헴으로 돌아가라고 말해 주었다.
이처럼 성 요셉이 천사의 도움으로 이주할 시기와 장소를 잘 알아 가족을 지켜냈다는 것이 성 요셉상 파묻기의 근간이 된 것이다. 카톨릭에서는 실제로 3월1 9일을 성 요셉의 날로 정하고 '행복한 집의 수호자' '가족의 호위자' 그리고 '어린이들의 보호자' 로 추앙하고 있다.
고대 의식과 수녀원 전통이 복합된 행위
성 요셉상 파묻기가 민간 전통이 된것은 고대 부족들이 신의 축복을 빌고 그 신의 힘이 들어있다고 믿는 물체를 땅에 묻는 의식에서 비롯됐다.
18세기 유럽 수녀 공동체는 수녀원을 짓기전 성 요셉에게 땅을 찾아달라는 기도를 하며 그의 모습이 새겨져 있는 메달을 땅에 파묻기도 했다. 이러한 행위들이 근래 들어 조각상 파묻기로 발전된 것이다.
한편 조각상 판매업체는 파묻기 절차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 조각상은 집 앞 정원에 묻는다. 위치는 '집 판매' 사인이 가까이 있는 곳이나 길에 가까운 쪽이 인기있다. 콘도에 살 경우 조각상을 화분에 묻는다.
- 조각상은 거꾸로 묻고, 집 쪽을 바라보게 한다. 거꾸로 묻는 이유는 그의 발이 하늘과 닿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그의 발을 집쪽으로 두기도 하고 또 새집이 있는 장소를 향해 놓기도 한다.
- 조각상을 묻기 전에 기도하고 집이 팔릴때까지 기도한다. 인터넷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중에는 파묻기전에 기도할 기도문까지 친절하게 들어있다.
- 집이 팔린 이후에는 다시 성 요셉상을 파내어 새집으로 가져가 감사를 기릴 수 있는 장소에 놓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