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급물살 타는 4차 북미정상회담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의 끈질긴 북미 대화 요청에도 북한의 계속적인 무대응으로 그간 교착상태에 있던 북미 관계가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해임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월 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달 하순쯤 미국과 포괄적으로 대화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보좌관 해임 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연내에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하루 전날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국장은 “이번 북미 실무협상에 미국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나오는가에 따라 북미 사이가 더 가까워질 수도, 아니면 서로에 대한 적의만 키울 수도 있다“고 했다. 김정은이 지난 4월에 요구한 ‘새로운 셈법’을 내놓아야 지속적인 북미 대화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는 또 “북한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의 제도(체제)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 북한의 체제안정을 요구했다.
4차 북미정상회담을 낙관하는 이유는 그간 북한, 이란, 베네주엘라 등 트럼프의 외교 노선을 강경 일변도로 끌어간 볼턴의 해임에 있다. 특히 볼턴은 북미 대화를 망치는 걸림돌로 북한이 가장 싫어했던 인물이기에 트럼프에게 북미 협상 테이블에서 그를 치우라고 요구했었다.
게다가 미국의 많은 언론과 상하원 의원들 상당수가 최근 북한이 줄곧 주장해 온 북미 간 동시상응조치 없이는 비핵화는 불가능하며 일괄 타결이 아닌 단계적 타결이라야 한다는 자세로 바뀌고 있는 점 등 호재가 연발하고 있다. 이제서야 이들이 북한 군사력에 대해 그간 너무 무지했었음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볼턴의 주장에 따라 가능성이 전무한 대북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 베네주엘라 무력 침공 시도 및 민선정권 전복 시도 실패, 이란 무력 대결 시도 등 모두 미국의 체면을 깎는 결과만 가져온 사실 등이 볼턴 해임의 이유들이다.
볼턴 해임의 시점이 지금인 것은 4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다시는 북한의 심기를 건드려 제2의 하노이를 만들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의지로 읽힌다.
한편 최근 예멘 반군의 드론 폭격으로 친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의 석유 생산 가동이 중단되어 사우디 석유 생산량이 60%나 격감했음에도 우방이라는 미국은 말만 보복 운운하는 등 큰소리 만 치고 있을 뿐이다. 미-사
우디 밀착 관계로 보아 그래서는 안 될 미국인데 현 국력이 그토록 약화되어 전쟁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예멘반군 또는 후견인 격인 핵국가 이란을 보복 공격한다면 이란의 오랜 친구인 러시아-북한이 가만있겠는가. 바로 미국이 어쩌지 못하는 이유다.
정상회담 불발시, 북한 군사력 시위 거세질 듯
김정은은 인민들과의 약속, 즉 경제개발로 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어떤 시한을 정해 놓은 처지는 아니다. 반면 트럼프는 재선을 앞두고 있는 처지로 북한과의 정상회담 카드가 절대로 필요한 처지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 핵을 두려워하는 미국민들의 공포감을 제거하여 표를 얻어내는 게 급선무라는 것이다.
더구나 군사력에 자신이 있는 북한은 미국이 연말까지 북한의 요구대로 하지 않을 경우, 대미 대화 단절은 물론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미국 수뇌부를 압박, 북한 체제 안정과 경제제재 해소를 달성하겠다는 자세다.
그 수단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군사력이다. 북한이 5월부터 10여 차례 선보인 최신형 미사일, 초대형 조종방사포 등은 미국 과학자들도 요격이 불가능한 무기들로 평가하고 있다. 재래무기라는 방사포조차 남한 주둔 미군기지 전체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미국 본토 앞 바다 깊숙이 침투하는 북한 최신형핵잠수함, 미국 전토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 및 전자기기폭탄(EMP Bomb) 등은 더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핵미사일은 물론 재래무기인 방사포까지도 요격회피 기능, 마하6.1~ 마하6.9의 가공할 속도, 레이더를 무력화시키는 저공비행 등 미국의 현 요격체계로는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미국 과학자들의 평가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트럼프가 벌써 재선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면 이제 취임 후 북한 군사력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공부했다고 봐야 한다. 북한과의 평화협정-정식수교 없이 미국이 살길은 없다는 사실도 학습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뭘 망설이는가. 미국이 국익을 위해 74년 전에 획책한 한반도의 분단이 아니던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이제 미국도 살고 동시에 우리 민족의 한 맺힌 숙원인 남북 한겨레의 평화 통일도 이루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