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존중감 있는 자녀는 타인도 존중
(워싱턴 디시=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가) = 시대가 변하면서 유행하고 많이 쓰이는 말들도 자주 변하지만 필자가 어렸을 때는 별로 사용하거나 듣지 않았지만 요새 흔하게 쓰이는 말들 중에 ‘명품’과 ‘짝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들 중에는 명품 가방을 사려고 그 돈을 구하기 위해서 도둑질을 했다, 명품이라고 속이고 그럴 듯한 짝퉁을 만들어 수억을 벌려다 쇠고랑을 찼다 등등, 참 씁쓸한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왜 이렇게 명품에 목숨을 거는 젊은이들이 많을까 생각하면서 그들은 자아 존중이 참으로 부족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명품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그 생명과 존재 자체가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지 자신을 인정해 주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라고 느껴집니다.
▲ 엔젤라 김 |
존중이란 누군가의 감정, 필요, 생각, 소원 등을 소중하게 여기고 고려해 주는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를 존중하면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나 그 사람을 인정해 주고, 말을 경청해 주며, 예의를 갖추어 행동하게 됩니다. 사실상 존중의 대상은 사람뿐 아니라 삶의 전반적인 부분을 총망라하는 것 같습니다. 부모나 선생님, 어른들을 존경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의 감정과 권리, 의견, 학교의 규칙과 교통 법규, 자연 환경, 인간의 생명 등, 소중히 여기고 존중해야 할 대상은 사방에 널려 있습니다.
환경 보호 운동가들은 자연을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외치고, 낙태 반대 운동가들은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고 외치고, 낙태를 인정하는 사람들은 각 사람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외칩니다. 그러나 정말 존중해야 하는 대상은 먼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존재 자체, 감정, 필요, 생각, 소원 등을 소중하게 여기고 고려해 줄 대상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어떤 존재로 인식하느냐 하는 것은 하루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한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면서 주위에서 그 아이에 대해서 말로 행동으로 그 아이에 대한 존재의 가치를 가르쳐 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갓난 아이에 대해서는 배고플 때 먹여주고, 기저귀를 제 때 갈아 주고, 편안히 재워 주고 하는 것이 그 아이가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시켜 주는 방법입니다. 말을 하는 아이가 되었을 때는 그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경청해 주는 것이 아이를 존중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엄마가 전화통에 매달려 수다 떨면서 아이가 무슨 말을 하면 조용히 좀 하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그 아이가 이 가정에서 하찮은 존재라고(사실 그렇지 않다 해도) 시그널을 보내는 행동입니다. 아이가 말을 하면 그 아이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쳐다 보면서 그 말에 반응하며 들어 줌으로서 아이는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 받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몇 주 전에 함께 생각해 본 경청이라는 성품이 아이에게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부모로서 본을 보여야 하는 성품입니다.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그리거나 해서 유치원에서 가지고 오면 매일 가져오는 똑 같은 것들이 집안을 지저분하게 만들기 때문에 버리기가 십상인데 벽 한 곳에 그것을 하나 하나 전시해서 그 아이의 ‘창작물’이 얼마나 소중하고 훌륭한지 느끼게 해줍니다.
그럼으로써 아이는 “내가 만들고 그리는 것들이 훌륭하고 엄마 아빠를 기쁘게 만드는구나, 또 해야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자신의 작품과 소질을 소중히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또 아이들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과 환경을 존중히 여기고 우리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고 이야기 해주며 쓰레기를 버릴 때도 재활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함께 동참하도록 격려해 줍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남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성장할 확률이 큽니다. 아이에게 늘 남의 입장에 처해서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자신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이 그 외모와, 환경과, 능력을 뛰어넘어서 고귀한 존재이므로 그의 생각과 가치를 존중해 주고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세요. 자신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자기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며 꼭 명품으로 자신을 치장하지 않아도 남들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문의> 엔젤라 유학/교육 상담 그룹, www.angelaconsult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