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반도가 아닌 홍콩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이 작은 섬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섬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아주 작다. 작은 사이즈 탓에 오히려 신비롭고 앙증맞은 느낌을 준다. 지금은 코즈웨이베이 지역과 육로로 연결되어 더 이상 섬의 이미지가 아니지만 의도적으로 숨기지 않았어도 대중에게 쉽게 드러나지 않은 곳이다.
지인과의 약속으로 필자는 코즈웨이베이 MTR에서 내려 약속장소인 요트클럽으로 향했다. 구글링으로 해도 도무지 가는 길이 모호했다. 주소가 “Kellett Island, Causeway Bay, Hong Kong”으로만 나와 있었다. 도대체 코즈웨이베이에 무슨 섬이 있단 말인가?
street 나 road 표시가 아니고 섬으로만 표기된 약속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빌딩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뒤편이라 더욱 찾기가 어려웠다. 뚝딱거리는 공사현장을 돌아선 순간, 작은 오아시스 같은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족히 100년은 넘었을 것 같은 고풍스런 건물자태는 옛날 왕족의 기품처럼 고귀해보였다.
서쪽으로는 완차이 컨벤션 센터가 보이고, 정면으로는 코즈웨이베이의 밀집된 고층빌딩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다 건너편에는 침사추이가 보여 요새 중의 요새인 장소인 듯하다.
켈레트 아일랜드는 빅토리아 항구에 있는 작은 섬이다. 1969년도 토지개간으로 코즈웨이베이의 홍콩섬과 연결되어 육로로 이동이 가능하다. 빅토리아 항구의 동부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1841년에 이곳에 작은 요새가 지어졌다. 1860년 구룡반도가 영국으로 양도된 후, 켈레트 섬의 방어 역할로 줄어들었고 영국군은 이곳에 탄약과 화약을 저장하는 장소로 사용했다.
▲ 1948년, 켈레트 섬의 전경 ▲ 1969년, 개간후의 섬의 전경
현재는 로얄 홍콩 요트클럽이 이 섬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전 1938년까지 노스포인트에 위치한 이 클럽이 이 섬으로 옮길 때까지 해군기지로 사용되었다. 클럽하우스는 1939년에 기초가 세워지고 1940년 10월 26일에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1941년 홍콩이 일본군에 함락된 후, 일본군은 이 섬에 연료, 화약, 포병 및 탄약 등의 군수품을 보관했다. 전쟁이 끝난 후, 1945년에 요트클럽이 다시 오픈했다.
흥미로운 사건은 1991년 10월, 이 섬에서 대량의 중국구리동전이 담긴 도자기 항아리가 발견되었다. 발견된 이 동전들은 Sui, Tang 및 Song 왕조(589-1279)에 만들어진 것으로 역사적인 고대 골동품이다.
Royal Hong Kong Yacht Club(RHKYC)은 홍콩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스포츠 클럽 중의 하나이다. 170년 동안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클럽은 풍부하고 다채로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170년의 지역 사회와 경쟁적인 항해 및 조정에 걸쳐 풍부하고 다채로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국제 레이스 경기를 조직하고 전 세계 스포츠인을 홍콩에 집결시킨다. 지난 1999년에는 150주년 기념 항해 및 조정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요트클럽 하우스에는 레스토랑, 바, 헬스클럽과 작은 정원들이 오밀조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레스토랑으로 올라가는 계단벽에는 켈레트섬과 요트클럽의 역사를 연대별로 소개하는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건물 밖에는 정박해놓은 요트들이 줄지어 있어 섬인 것을 다시 상기시켜주었다.
코즈웨이베이로 돌아올 때는 육로로 이동하지 않고 무료로 운행되고 있는 작은 배를 타고 이동했다. 곳곳에 숨겨져 있는 홍콩의 다채로운 역사의 발자취는 무궁무진한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유성 기자 weekly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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