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대학 순위 1위에 오른 MIT 대학 전경
매년 6월이면 뉴질랜드의 각 대학들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많은 대학들이 언론을 통해 전해질 ‘성적표’ 들을 초조하게 기다린다.
대학들이 받아들 성적표는 다름 아닌 ‘QS 세계대학순위(QS World University Rankings, 이하 약칭 QS로 표기)’인데,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6월 9일(수) 밤에 전 세계 언론을 통해 그 결과가 전해졌다.
관련 보도들을 보면 오클랜드대학이 전년보다 순위가 조금 올라가 대학 관계자들이 기뻐한 반면 순위가 상당폭 하락한 와이카토대학은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금년도 ‘QS 세계대학순위’를 통해 뉴질랜드 대학들이 국제적으로는 어떤 평가들을 받아왔으며 최근에는 어떻게 받고 있는지에 대해 개괄적으로 알아본다.
대학 평가의 양대 산맥 ‘QS’와 ‘THE’
금년도 대학들의 순위를 논하기 앞서 ‘QS 세계대학순위’는 무엇이고 또한 국제적으로 어떠한 평가기관들이 어떤 기준에 의해 대학들을 평가하는지부터 알아본다.
매년 세계의 각 대학들을 평가하고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기관 중 가장 중요하고 비중이 높은 곳은 이달에 순위를 발표한 ‘쿼커렐리 시먼즈(Quacquarelli Symonds, 이하 약칭 QS)’와 보통 매년 9월경 결과가 나오는 ‘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Times Higher Education, 이하 약칭 THE로 표기)’ 등 2곳이다.
이들 2개의 평가기관 모두 영국이 근거지인데 지난 2004년부터는 한동안 두 기관이 연합해 대학을 평가해오다가 지난 2009년 이후부터는 양 기관이 각각 독자적으로 평가 결과들을 발표해오고 있다.
먼저 ‘QS 세계대학순위’는 지난 1994년부터 발표되고 있으며 통상 발표되는 연도보다 다음 해 연도를 앞에 표기해 금년도 평가는 ‘2021년 QS 세계대학순위’로 불린다.
QS 순위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언론들과 학술기관들이나 단체들은 물론 유학생들에게 대학을 알선하는 유학업체들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각 대학들의 수준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표준적인 지표이기도 하다.
전 세계 1002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금년 평가에서도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또다시 1위를 차지했는데, MIT는 지난 2011년부터 QS 평가에서 9년째 연속으로 수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 뒤를 역시 같은 미국의 스탠퍼드와 하버드가 각각 2,3위로 뒤따르면서 전년과 같은 순위를 기록해 이른바 Top 3에서는 순위 변동이 없었다.
한편 4위부터는 순위에 일부 변동이 생겼는데 지난해 5위였던 칼텍(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이 한 계단 위인 4위로 올라섰다.
칼텍은 지난 2017과 2018년에 연속으로 4위에 올랐었지만 2019년에는 영국의 옥스퍼드대에 밀려 5위로 잠시 내려갔다가 올해 다시 4위로 본래의 자리를 되찾았다.
또한 5위에는 옥스퍼드대가 다시 물러나면서 칼텍과 순위가 뒤바뀐 모습이며, 6위와 7위는 전년과 동일하게 스위스의 취리히연방공대와 영국의 케임브리지대학이 차지했다.
8위부터 10위 사이에서도 작년과 달리 변화가 있었는데, 지난해 각각 9위와 10위를 기록했던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미국의 시카고대가 순위가 하나씩 올라 8위와 9위를 기록했다.
반면 작년에 8위였던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은 2계단이 하락해 10위로 Top 10의 마지막 자리를 지켰다.
이처럼 상위 10위권까지의 대학에는 미국이 5개 대학 그리고 영국이 4개 대학을 포진시키는 등 거의 대부분을 미국과 영국 대학들이 차지했으며, Top 10에 낀 유일한 비영미권 대학은 6위의 스위스의 취리히연방공대뿐이다.
한편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의 싱가포르국립대가 11위에 오르면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같은 싱가포르의 난양공대가 13위, 그리고 중국의 칭화대가 15위에 오르면서 20위 안에 3개의 아시아 대학들이 들어갔다.
이밖에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이 12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스위스 로잔연방공대가 14위 그리고 미국 펜실베니아대가 16위에 올랐고 미국의 예일대와 코넬대, 컬럼비아대가 각각 17~19를 차지한 가운데 영국 에든버러대가 20위권에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렸다.
QS평가는 ‘학문적 평판(Academic Reputation, 이하 배점 40%)’, ‘고용주 평판(Employer Reputation, 10%)’, 그리고 ‘교수/학생 비율(Faculty/Student Ratio, 20%)’에 더해 ‘교수당 논문 피인용(Citations per faculty, 20%)’과 ‘외국인 교수 비율(International Faculty Ratio, 5%), 유학생 비율(International Student Ratio, 5%)’ 등 모두 6개의 지표를 통해 평가한다.
▲ (도표 1) 지난 4년간 QS 1~20위 대학순위 변동표
규모 큰 영미권 대학이 강세인 ‘THE 대학순위’
한편 QS와 더불어 세계의 2대 대학평가로 인정받는 것이 일명 ‘THE 세계대학순위’로도 불리는 ‘타임즈 하이어 에듀케이션 세계대학순위(Times Higher Education World University Rankings)’이다.
앞서 언급된 QS와는 달리 일반적으로 ‘THE대학순위’는 규모가 크고 이공 분야가 강세인 학교들이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92개 나라의 1400여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THE 대학순위에서는 영국 옥스퍼드가 1위에 오른 반면 2위가 미국 칼텍이었고 케임브리지와 스탠퍼드 그리고 MIT가 3~5위에 포진하는 등 QS와는 상위권 순위가 조금 달랐다.
또한 6~10위까지도 차례대로 프린스턴, 하버드, 예일, 그리고 시카고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등 10위권 안에는 모두 미국과 영국 대학들이 독식한 모습이며 Top 20로 범위를 넓혀도 13위인 스위스의 취리히연방공대와 18위 캐나다의 토론토 대학 등 2곳만 포함됐다.
THE대학순위의 평가 항목은 ‘교육여건(Teaching•learning environment, 25%)’과 ‘연구실적(Research •volume, income & reputation, 30%)’, 그리고 ‘논문 피인용율(Citation•research influence, 30%)’, ‘국제화(International outlook•staff, students and research, 7.5%)’에 더해 ‘산학협력 수입(Industry income•knowledge transfer, 7.5%)’ 등 모두 5개 지표로 구성된다.
한편 순위를 발표하는 방식도 QS와 THE가 약간 다른데, QS는 1~500위까지는 개별 대학별로 순위를 밝히고 501~600위는 10개 학교 단위로, 그리고 601~800위는 50개씩, 이후 801위부터 1000위까지는 200개 학교를 한 그룹으로 묶어 발표한다.
반면 THE는 1~200위까지는 각 학교별 순위를 발표하지만 201~400위는 50개 학교씩, 그리고 401~600위는 100개씩, 이후 601~800위는 200개 학교씩을 그룹으로 묶는다.
이들 QS와 THE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세계대학랭킹센터(Center for World University Rankings)’ 에서 발표하는 ‘CWUR 세계대학평가’가 있으며, 졸업생과 교수의 노벨상/필즈상 수상실적을 30%나 반영하는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의 ‘세계대학 학술순위(ARWU)’도 있다.
또한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에서 발표하는 ‘CWTS 라이덴 랭킹’은, 톰슨 로이터의 DB를 활용해 4년간 논문을 분석, 분야별로 상위 1%, 10%, 50% 논문의 비율을 활용하고 있어 다른 평가들에 비해 학술 분야에 치중한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평판이다.
▲ 오클랜드 대학 전경
QS 순위 상승한 오클랜드대학
매년 QS와 THE 대학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뉴질랜드 대학들은 오클랜드대학을 비롯해 캔터베리와 오타고, 빅토리아, 와이카토, 매시, AUT, 링컨 등 모두 8개 대학교들이다.
이달 나온 QS 평가순위에서는 전년 평가에 비해 8개 대학들 중 3개 학교의 순위가 개선됐으며 5개 대학은 순위가 하락했다.
먼저 국내 대학들 중 가장 순위가 앞서는 오클랜드대학을 보면 금년 순위가 81위로 작년보다 2계단 상승하면서 지난 5년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최근 4년간 오클랜드 대학은 81위에서 85위 사이를 오가고 있다.
금년 오클랜드대학의 순위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은 40% 배점인 ‘학문적 평판’ 에서 분야 순위가 59위에 오른 것과 함께 330위에서 243위로 순위가 크게 뛰어 오른‘교수 논문 피인용율(20%)’이었다.
또한 매시대학은 작년 287위에서 금년에 272위로 15계단 순위를 끌어올렸는데, 2016년 337위였던 매시대학은 이후 2017년 316위를 비롯해 약간씩 부침은 있지만 매년 꾸준히 순위를 상승시키고 있다.
한편 금년에 전년 대비 순위가 상승한 또 다른 대학은 AUT인데 전년 442위에서 금년에는 437위를 기록했고 AUT 역시 2018년의 464위에서 2년 연속 순위를 끌어올린 모습이다.
반면 이들 3개 대학 외 나머지 5개 국내 대학들은 순위가 하락했는데,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전년 266위에서 금년 375위로 100계단이 넘게 순위가 내려간 와이카토대학이다.
와이카토대학은 지난 2016년에 324위에서 이듬해 292위로 순위를 크게 끌어올린 뒤 그 이듬해인 2018년에도 274위, 그리고 작년에도 266위로 순위를 꾸준히 올려가고 있던 중 이었기에 금년도의 급작스러운 순위 하락은 대학 측에 큰 충격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논문 인용 항목 부진했던 와이카토대학
지난 2013년에 401~410위 그룹에 머물던 와이카토대학은 작년에 266위에 이를 때까지 매년 순위가 크게 오르면서 그동안 국내 대학가에서 크게 주목을 끌었었다.
그런데 이처럼 주목받던 와이카토대학이 금년에는 반대로 109계단이나 되는 급격한 순위 하락을 보인 배경에는 한 세부 항목 분야에서 기록한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대학 측 자체와 국내 언론들에서 지적한 원인은 이른바 ‘교수당 논문 피인용율(Citations per faculty)’ 분야로 이 항목은 배점이 20%에 해당한다.
재작년 92위였던 이 세부 항목의 와이카토대학 순위는 작년에는 72위로 20계단이나 가파르게 올라섰었지만 금년에는 309위로 무려 237개 계단이나 한꺼번에 미끄러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지난 2017년에 와이카토대학의 순위가 크게 올랐던 당시에도 같은 항목의 점수가 급상승하면서 종합 순위도 동반 상승했었다.
이 항목은 학술지를 포함해 ‘국제적인 문헌(international literature)’에 그 대학 교수진(academics)들의 논문이 얼마나 많이, 그리고 자주 인용되는가를 평가한다.
2017년 순위가 급격하게 오를 당시 이 대학의 닐 퀴글리(Neil Quigley) 부총장은, 교실 내 학생들과 지역사회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문헌들과도 함께 소통하고 혁신적 작업을 해내는 것이 바로 대학의 임무라면서, 자신의 대학 교수진들이 이를 통해 순위 상승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었다.
작년에 다시 부총장으로 지명된 그는 캔터베리대학을 거쳐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경제학자로 재정 금융 분야 전문가인데,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이사직도 함께 맡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소수의 운영진들이 대학의 운영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QS와 같은 대학 평가에서는 순위가 상당한 편차로 오르내릴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을 제외한 중위권 대학들에서는 논문 피인용율이 높은 세계적인 석학을 초빙하는 등 몇몇 개별적 요소들을 강화하기만 해도 결국 최종 순위를 상당 수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동시에, 취약한 재정 상황 등 등 여러가지 열악한 사정들로 인해 대학 평가에 대비해 이러한 운영을 원활하게 이뤄내지 못하는 중위권 대학들의 조직적인 취약성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 (도표 2) 와이카토 대학 순위 변경표
다른 대학들은 8~43계단 순위 하락
한편 다른 4개 대학들 중 순위가 전년에 비해 와이카토대학 다음으로 가장 크게 내려간 대학은 227위에서 270위로 43계단 내려선 캔터베리대학이었다.
캔터베리는 5년 전에 211위, 그 이듬해 214위를 거쳐 2017년에 같은 등위에 머물렀다가 2018년에는 231위로 약간 하락하기는 했지만 지난 2013년 이후 전반적으로 순위를 안정적으로 개선시켜 오다 이번에 순위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또한 국내 다른 대학들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링컨대학은 2017년 319위, 그리고 이듬해 317위였던 순위가 작년에는 356위로 한 차례 떨어진 데 이어 금년에도 다시 31계단 물러선 387위로 지난 2년 동안에 70위나 순위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3년 무렵에 481~490 그룹에 속했던 링컨대학은 2016년 373위로 올라선 후 이듬해 343위를 거쳐 2018년 평가표에서는 319위에 위치해 순위가 크게 개선된 바 있다.
웰링턴의 빅토리아대학은 작년의 215위에서 금년에는 223위로 8단계 하락했는데, 그 전에 빅토리아대학은 2016년 229위에서 이듬해 228위를 거쳐 2018년 평가에서는 219위에 자리하면서 2013년 이후 QS평가에서 순위를 46계단 끌어올렸다.
마지막으로 오타고대학은 작년 176위에서 금년에 184위로 빅토리아대학과 마찬가지로 순위가 8계단 내려갔는데, 오타고 역시 5년 전 173위에서 이듬해 169위를 거쳐 2017년에도 151위로 다시 올라섰지만 2018년 175위로 내려간 뒤 금년까지 3년째 순위가 조금씩 하락하는 상황이다.
중위권 순위 변동 의미는 크지 않지만 최근 추세는 우려돼
한편 금년에 순위가 급락한 와이카토를 제외하면 나머지 다른 대학들은 캔터베리대학이 43위나 순위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실제 내용적으로는 큰 의미를 부여할 정도의 순위 변동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뉴질랜드 대학들이 1000여개의 평가 대상 대학들 중에서 최상위권보다는 대부분 중상위권과 중위권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순위가 변했다고 해도 전체적인 평가나 대학들의 내부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고는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보다는 뉴질랜드 대학들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데, 이런 측면에서는 지난 5,6년 전부터 몇 년간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던 순위들이 2년 전부터 다시 내려가는 조짐이 엿보여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실제로 국내 대학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오클랜드대학은 QS 순위가 처음 발표됐던 지난 2004년에는 46위였지만 이후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2013년에는 94위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후 약간씩 순위가 개선되면서 2017년 82위를 거쳐 이후 지금까지 줄곧 80위대를 유지하고 있다.
2004년에 40위대였던 오클랜드대학의 순위가 내려갔다가 현재는 다시 80위대에 오른 것처럼 다른 국내 대학들도 2004년 이후 2013년까지 이어진 10여년간 QS 평가에서는 대부분 매년 순위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었다.
그 배경에는 특히 2004년 직후 3년간에는 QS 평가를 받던 대학들의 숫자가 200여개에 불과했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크게 늘어난 점이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이 기간 중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대학들을 중심으로 새로 평가를 받는 대학들이 대폭 늘어났으며, 새로 진입한 대학들은 국제적 명성을 높이고자 평가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마치 수험생들이 출제자의 성향을 분석하고 이에 맞춰 공부하듯이 QS 평가에 대비하자, 특히 최상위권 대학들보다는 점수들이 바짝 근접한 중위권에 속한 대학들의 순위가 10여 년에 걸쳐 큰 변동이 일어났고 당시 이런 움직임에 뉴질랜드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이후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뉴질랜드 대학들은 대부분 QS 순위에서 급격한 변동을 보이지 않고 횡으로 움직였는데, 그러나 이런 모습이 지난 2년 동안에 걸쳐 약간씩 내려가는 추세로 다시 바뀌고 있다.
QS 평가에서 나타나는 뉴질랜드대학들의 전반적인 모습은, 120개국에서 7000여명 유학생들이 와있는 것으로 평가된 오클랜드대학처럼 유학생과 함께 외국 출신 교수진 비율 분야는 점수와 순위가 모두 높았지만 반면에 교수 당 학생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학 순위 매기기 작업 필요한가?
대학을 평가하고 등수를 매기는 자체가 문제가 많다는 주장도 자주 나오는데, 여기에 더해 조사기관들이 상업 자본이나 정치적 편향성에 휘둘린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등장한다.
실제로 시차를 두고 아시아 등 각 지역별로 순위를 따로 발표하거나, 또는 전공별로 좀 더 세분화된 순위를 공개하고 평가 대상 학교를 확대하는 등 평가기관들도 상호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상업적 측면에서 업무에 접근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특히 서방권에 비해 열세인 아시아 등 다른 문화권들에서 이런 주장이 많은데, QS의 경우 학문적 평판과 고용주 평판 등 무려 50%나 되는 점수가 설문조사에 좌우돼 공정성까지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를 문제 삼는 대학들 역시 막상 주장은 그렇게 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얻고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결과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로 어제 오늘에서야 알려진 일들이 아니다.
그 바람에 대학 서열화로 인한 학벌 문제가 극심한 한국에서는 나름 상위권이라는 한 대학이 한때 평가 지표를 조작했다가 적발돼 일정 기간 동안 아예 해당 평가에서는 배제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어찌됐든 이로 인해 대학 서열화와 학벌 문제는 물론 학교 내부에서도 장기적 발전보다는 단기간 실적 올리기와 시험에 대비하듯 평가 항목에만 정책 시행의 중점을 두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목소리에도 일리는 있다.
필자 역시 이 문제를 대할 때면, 대학에 등수를 매기는 행위가 고교 교육을 포함해 우리 자녀들의 삶에 얼마나 커다란 폐해를 초래하는지 익히 알다 보니 늘 조심스럽고 기사를 다루는 것 자체가 망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지구촌이 한 생활권으로 묶이고 순식간에 다량의 정보가 전달되는 한편 국가와 기업체는 물론 각급 교육기관들 간에도 경쟁이 치열한 지금, 다양한 요소와 정확한 도구를 동원한 평가가 대학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주장에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특히 매년 결과가 언론을 통해 자세히 전달되면서 교육 최종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학교 정보가 다방면으로 공개된다는 순기능을 무시할 수는 절대 없으며, 오히려 이런 경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여진다.
더욱이 QS나 THE 모두 대학 교수진의 ‘논문 피인용율’ 처럼 객관적으로 정량화된 지표도 엄격하게 평가에 적용하는 바, 이는 누구든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선진국의 최고 명문 대학들이 대거 최상위권에 포진해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던져주는 의미가 작지 않다.
비록 잡음이 있지만 특히 최상위권 대학들이 과학과 의학, 기술과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인류의 발전을 이끌면서 공헌하는 현실을 보자면 나름대로 엄격한 평가 수단을 동원한 대학 순위 매기기는 필요한 일임이 분명하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당연히 유학이 국가 중추 산업 중 하나인 뉴질랜드로서는 영어권 국가라는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순위를 지렛대로 활용, 대학이라는 상품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나아가 이를 유학 산업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대학 교육의 발전을 통해 실제적인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지혜가 대학 당국은 물론 정부 지도자들에게도 극히 필요하다는 사실은 우리가 따로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 눈앞의 현실이다.
남섬지국장 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