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쏘아올린 광명성 4호는 신냉전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인가?
신년 초,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이어 설날을 전후해 기습적으로 단행한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한반도에는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미간에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한일간에 보류됐던 ‘군사정보 보호협정 체결’도 재추진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제재에는 미온적이면서도 한미일 3국의 협력에 눈을 부릅뜨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드가 배치된다는 가정 하에, 한반도 주변국에 군비경쟁과 핵확산 등을 불러일으킬 ‘동북아 신냉전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외신의 분석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미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데에 이어, 한국과의 조속한 협의를 거쳐 사드 배치가 최대한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중국은 한반도에 배치될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이전부터 강력하게 반발해 왔다. 한국이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경제 보복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이 비관세장벽이나 유커(중국 관광객) 규제 등 다각도의 강도 높은 보복을 해온다면 중국의 최대 교역국인 한국으로서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불참으로 미국시장에서 누려온 혜택을 일본에 잠식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경제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한국 정부는 대북 압박카드로 남북관계의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 전면중단’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단호한 의지 표명과 동시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대북경제 제재 결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지만, 그 실효성은 미지수다. 득보다는 실이 클 공산이 크다.
60여년 전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를 놓고 뜨거운 격전을 치뤘다면 지금은 미국과 중국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은 이 때를 이용해 전력(戰力) 보유를 금지한 헌번 9조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해방 직후 남북끼리, 남남끼리 이념대결로 치고받고 싸우는 사이, 주변 강대국들은 한반도의 긴장을 활용해 세력다툼을 벌였다. 66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당파싸움과 이념논쟁으로 이전투구를 보이고 있는 2016년 한반도에는 또다시 그 시절로 회귀해 신냉전시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한위클리/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