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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아지른 벼랑은 험하고 가파릅니다.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는 땅의 끝은 두렵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벼랑 끝에서 어떤 이는 생을 포기하고 다른 이는 주저앉아 절규합니다. 벼랑은 절망입니다.

벼랑 너머에 또 다른 대지가 보입니다. 확 트인 전경이 가히 예술입니다. 저 너머에는 막막하지만 신비로운 땅의 시작이 있습니다. 날아오르기에 제격인 벼랑은 희망입니다.

벼랑은 경계입니다.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좌절과, 두려움을 딛고 날아올라야 하는 비상과의 기로입니다. 

좌절과 비상의 경계 앞에서 새로운 사유가 시작됩니다. 땅의 끝은 어디일까, 언제까지, 어디까지 긴 여행을 하는 걸까. 되돌아 갈 것인가, 또 다른 땅의 시작을 향해 날아갈 것인까. 미련과 기대가 뒤엉킨 사유는 벼랑 끝에 선 인간을 늘 망설이게 합니다.

크리스토퍼 로그는 경계에 선 이들에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벼랑 끝으로 오라 / 

떨어지면 어떡해요 / 

벼랑 끝으로 오라 / 

너무 높아요 / 

벼랑 끝으로 오라 / 

그들이 왔고, 그는 밀었다. / 

마침내 그들은 날아 올랐다.

 

뉴스넷이 날기로 했습니다. 땅의 끝에서 새로운 땅의 시작을 향해 비상합니다. 

말 좋아하는 호사가들은 온갖 소설을 지어내며 ‘벼랑끝 도피’라고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스넷을 아끼시는 분들은 아직 날 때가 아니라는 우려를 내어 놓으십니다. 새 땅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담아 힘찬 날갯짓에 격려를 보내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새는 가는 다리마저 부러졌을 때에야 날기를 배운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넘어지고 부딪쳐 다리가 부러진 뒤에야 두 날개로 바위를 피하고 산을 넘고 강과 바다를 건널 수 있다는 뜻입니다.

벼랑은 날개를 펼 수 있는 디딤돌입니다. 거칠 것 없는 허공 위로 날아오르면 새로운 시야가 열립니다. 산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 보면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듯이, 생각과 관점이 바뀌면 사물과 세계가 다르게 다가옵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사유하지 못했던, 건드리지 않았던 새로운 겹이 열립니다.

벼랑 끝에서 발을 떼기까지 오랜 사유와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발목을 붙잡은 건 공들여 기초를 쌓고 그 위에 독자의 믿음을 올렸던 종이매체 신문입니다. 

철이 든 후 활자매체의 매력에 빠져 평생동안한 우물을 파왔던 저에게 종이신문은 차마 끊어낼 수 없는 ‘아쉬움’입니다. 발바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미련’입니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떨쳐내지 못하는 ‘천직’일런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날개를 폅니다. ‘종이매체’도 내려놓습니다. 온 동네에 난무할 온갖 소설과 소문 은 두렵지 않습니다. 호사가들의 말 또한 가볍게 넘기겠습니다.

‘언론의 사명’을 더 큰 날갯짓에 담아 하늘높이 비상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할 것입니다. 회오리를 만나고 거친 비바람을 만나 날개가 꺽이더라도, 다리가 부서지더라도, ‘참언론’의 푯대는 절대 꺽지 않을 것입니다.

‘종이 한 장’에 담지 못했던 바른 소리를 더 크고 넓은 디지털 세상에 풀어놓겠습니다. 활자로 다 채우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소리’와 ‘영상’에 담아 ‘산 자의 함성’을 만들어내겠습니다. 조만간 아이(i)뉴스넷(inewsnet.net)에서 다시 만나뵙겠습니다.

 

[뉴스넷] 최윤주 기자

yunjudalla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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