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당 선관위 결정 불복은 민주주의 상식 외면하는 행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로 선출되었다. 그런데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이 표 계산 방식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 이낙연 선거캠프 사람들 이외의 민주진영, 촛불 깨시민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이낙연 캠프는 “당 대선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규정된 절차에 따라 11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낙연 후보 측은 경선 도중 사퇴한 정세균 후보와 김두관 후보의 득표가 모두 무효표 처리돼 이재명 후보의 지지도를 50.29%로 끌어 올려 결선투표 없이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도록 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양지열 변호사는 이 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만약 100명 중 50명의 유효투표를 받았으면 득표율은 50%다. 민주당 당규는 경선 도중 후보가 사퇴하면 이를 무효표로 친다. 10명의 표를 받은 분이 사퇴하면 90명이 투표한 게 되고, 90명 중 50표를 받은 것으로 돼 득표율이 50% 이상으로 올라간다”라고 설명했다.
양 변호사는 “법률이라면 법원이 최종 해석 권한이 있지만 당규는 다르다”, “현저하게 민주적 절차를 어겼다고 볼 정도가 아니라면 법원에서도 건드리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역대 대선 경선 과정을 살펴보면 2012년도 경선에서도 '중도에 사퇴한 후보들이 얻었던 표를 무효로 하면 모수가 작아지면서 결선 투표 없이 후보가 결정되는 것 아니냐'라고 2, 3위 후보들이 문제제기를 했었다.
그때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무효표로 처리했었다.
뿐만 아니라 이낙연 후보를 당 대표로 선출 할 때인 작년 8월에도 특별당규로 다시 그 규정을 무효로 한다고 재확인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낙연 후보는 캠프 사람들이 상식에 어긋나는 짓을 할 때 당규와 전례를 들어 캠프 인사들을 깨우쳐 민주당의 망신을 예방하고 이재명 후보의 승리를 축하, 깨끗이 승복하는 것이 최선책이 될 것이다.
그 길은 첫째, 정치인 이낙연이 차기 대선을 내다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둘째, 민주당 재집권을 성공시켜 촛불 깨시민의 소망인 적폐 청산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이재명 지사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라고 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문 대통령의 말을 전하면서 "(문 대통령은) 경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경선 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됐음을 특별히 언급한 것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낙연 고문을 제외한) 각 후보와 상임고문단에 전화를 드렸다"라며 "모든 분이 이재명 후보의 선출을 축하하고, 당의 수습을 잘한 것에 격려 말씀을 해 줬다"라고 밝혔다.
상임고문 대부분은 원래 이낙연 후보를 적극 지지했던 분들이지만 당규를 따라 중도 하차한 후보들의 무효표 처리가 옳았다는 당 선관위의 결정이 적절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1일 이재명 후보와 나란히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어제 이 후보를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 발표했다"고 말해 '경선 결과 번복은 없음‘을 못 박았다.
송 대표는 10일에도 "민주세력이 분열될 때 5·16 쿠데타, 12·12 쿠데타가 일어났고, 광주학살을 막아낼 수 없었다”라며 군사반란 그 자체도 민주진영의 분열 때문이었음을 짚었다. 이낙연이 '승복하지 않으면 공멸'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양심이 올바른 정치인이라면 상대방 후보의 지지도가 자신보다 1%라도 높다고 확인된 순간 신사답게 패배를 인정하는 게 민주주의자의 상식이다. 이재명 후보는 50.29%(71만 9905표)를 얻었고, 이낙연 후보는 39.14%(56만 3092표)로 자그마치 11.15%, 표수로는 15만 6800표차가 났다.
지금 정치인 이낙연에게는 경선 승복여부에 따라 자신의 정치생명이 연장되느냐, 마느냐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음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