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11월 22일.
달라스 다운타운에 몇 발의 총성이 울렸다.
Elm St.을 지나던 오픈카 차량에 타고 있던 한 남성이
이 총성에 머리를 뒤로 젖히며 쓰러졌다.
미국 제 35대 대통령인 케네디이다.
월남전 반대 정책을 내세운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한
군산복합체 세력의 암살이라는 것이 거의 정설로 굳어져있다.
2016년 7월 7일 밤 8시 58분.
서머타임제로 아직 해가 다 지지않은 달라스 다운타운에 수십발의 총성이 울렸다.
Main St.을 지나던 시위군중을 경계하던 달라스 경찰 11명이
이 총에 맞고 허수아비처럼 쓰러졌다.
시위군중은 지난 며칠간 발생한
백인경찰의 무리한 과잉진압 살상행위에 대한 항의시위를 펼치고 있었다.
시위 군중이 막바지 행진을 펼치던 중, 인근 주차빌딩 2층에서
누군가 백인경찰들을 향해 조준 사격을 가했다.
마치 유원지 인형놀이처럼.
평화시위가 암살로 변하는 순간이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언제나 처럼 백인경찰과 흑인이다.
미국의 인종갈등 문제는 뉴올리안즈 항구에 흑인 노예선이
정박하는 순간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200년 넘게 자행되어온 백인들의 흑인에 대한 착취는
백인들의 업보처럼 오늘 현재 미국사회에 흐른다.
수십년전까지 백인들은 흑인들의 정치행위를 막았고,
그들의 교육기회를 박탈했다.
그 결과 소수의 흑인들을 빼고,
대다수의 흑인은 미국사회 속에서
저소득, 저학력의 악순환을 벗어날 수 없었다.
부모가 교육을 못받으니, 자녀에게 교육기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고,
그들의 불평과 불만은 사회복지라는 명목하에
Food Stamp와 Tax Return으로 잠재워져왔다.
여전히 백인들은 흑인들을 경멸시하는 풍조가 흐르고,
흑인들은 그들 나름대로 현실을 타개하려는 노력를 게을리해 온게 사실이다.
총기문제만 해도 그렇다.
현재 미국사회 속에서 총기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취득이 가능하다.
심지어 텍사스는 open carry 법이 발효돼,
면허만 취득하면 언제든 총기를 휴대하고 다닐 수 있다.
총을 가진 자가 먼저 총을 맞는다.
분노 조절이 안되는 상황에서 총기는 그 분풀이의 가장 좋은 수단이 되고,
누군가는 속절없이 그 총기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콜롬바인 고교의 학생이 그러했고,
버지니아 공대에 다니던 조승희군이,
그리고 이번 경찰 조준사격까지
무수한 총기사고가 미국 사회면을 어지럽히고 있다.
하지만 그 때 뿐이다.
총기의 위험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미 총기협회 (NRA)의 논리와 로비속에 속절없이 묻혀 악순환을 거듭한다.
그들은 여전히 미국내 군산복합체의 유령으로 미국사회를 서성댄다.
인종갈등과 총기사고는 뗄 수 없는 문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처럼 흑인들이 문제 제공을 했고,
백인들은 과잉진압을 했다는 논제는 이제 진부하다.
미국의 이민사회를 지칭하는 말은 Melting Pot이다.
이 Melting Pot 속에 인종갈등과 교육, 총기를 모두 녹여내
새로운 화합의 쇳물을 부어낼 날은 올 것인가?
2016년 미국은 서부개척시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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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뉴스넷] 최종원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