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인격 존중하는 자세 가장 필요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근래 저는 반가우면서 슬픈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제가 오래 동안 아끼던 좋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금실도 좋았고 내외가 다 모두에게 친절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녀교육도 잘 시키는 모범 부부이었습니다. 제가 3년간 한국에 있는 동안에도 자주 소식을 전해왔고 남편은 한 종류의 사업에 부인은 다른 종류의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루의 일과가 끝나면 집에 와서 서로가 겪었던 그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문자 그대로 상부상조하면서 보람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 남편 되시는 분한테서 오래간만에 전화가 왔으니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슬펐던 것은 그가 부인하고 헤어졌고 이곳으로 혼자 와서 살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이냐고 물었더니 부부가 따로 하던 사업을 치우고 한가지 사업에 전념을 하게 되었었다고 합니다. 한군데에서 같은 업무에 하루 종일 종사하다보니 언쟁이 잦아졌고 결국은 헤어지게 되었다는 슬픈 소식이었습니다. 물론 잉꼬부부처럼 사이좋게 같은 업체에서 사업을 잘 하시는 부부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부부동업이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미주 한국일보 편집인이었던 이철씨의 저서 “옆에서 본 뉴스”의 책에는 “부부동업의 비결이라는 수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수필의 일부를 그대로 인용하겠습니다.
“어느 여성의 이야기다. 최근 미국직장에서 감원되어 한인이 경영하는 미용재료상에 종업원으로 취직을 하게 되었다. 차가 없다고 했더니 가게주인 부부는 자신들이 아침에 출근할 때 픽업해주겠다는 친절까지 베풀었다. 그런데 이 가게주인 부부는 차속에서 가게 일로 언쟁을 자주 벌였으며 어느 날은 남자가 부인에게 손찌검까지 하더라는 것이다.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너무나 분해서 그 다음날 당장 그 가게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부부가 함께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도를 닦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부부사이에도 서로 모르고 지내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함께 장사를 하다보면 단점이라는 단점은 모두 드러나 자칫하면 피차간에 존경하는 마음이 없어지면 그 다음에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온갖 일들이 계속해서 터지게 마련이다. 요술을 뒤에서 보는 것과 앞에서 보는 것의 차이다. 매직을 잃은 요술사의 처지란 비참한 것이다. “아니, 나의 남편이 이렇게 무능한 남자였던가?” “아니, 나의 아내가 이렇게 속 좁은 여자였던가?” 결혼 생활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이 이어진다.“ 이상이 수필의 일부입니다.
앞에서 소개해 드린 수필에서 이 철씨가 암시적으로 지적을 한 것처럼 부부간에도 어느 정도의 예의는 유지되어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가 말을 했습니다. 여자가 가장 아름답게 보여야 할 때는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남편이 귀가할 때라고 했습니다. 결혼 전에는 그렇게도 조심하던 몸가짐이나 옷차림도 결혼 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데서 부부 상호간의 매력과 참신성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겠지요. 더구나 같은 장소에서 하루 종일 같이 일을 하다보면 말투나 몸단장에도 신경을 쓰지 않게 될 것입니다.
물론 부부가 한곳에서 같이 일을 하지 않았으면 많은 부부갈등이 없어지게 되겠지만 부부동업을 그만 둘 수가 없는 동포부부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외람 되나마 몇 가지 제안을 해드리겠습니다.
첫째: 되도록 빨리 남편과 아내가 다른 업종이나 다른 장소에서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
둘째: 부부 중에 최종 결정은 누가 할 것인지를 합의하십시오. 모든 일에 거리낌없이 토의는 해야 하겠지만 이 일은 남편이 저 일은 아내가 최종결정을 하기로 합의를 보십시오.
셋째는 부부 상호간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영토를 인정해 주십시오. 남편은 아내의 하락 없이 친구와 함께 골프를 칠 수가 있고 아내는 남편의 허락 없이 몇 달 동안 보아 두었던 최신식 옷을 살 수 있도록 자유영토를 인정해주십시오. 물론 부부가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한도를 정해 놓아야 할 것입니다. 사사건건, 배우자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남편이나 아내는 신세타령을 하는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겠습니다.
서로의 인격을 존중해주는 기본 자세가 부부 동업에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봅니다.
- 공지 재외동포 권익신장을 통한 미래, 투표만이 답이다! 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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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2016년 노벨문학상의 계절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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