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거창한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기본 원칙,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상식, 그런 것들만 제대로 지켜졌다면 과연 우리 사회가 이렇게 비상식과 편법,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힘 있고 돈 있는 자들만이 큰소리치고 대접받는 헬조선 국가로 전락했겠는가?
서민들에게는 서슬 퍼런 칼날을 사정없이 휘두르면서도, 힘 있고 가진 자들에게는 온갖 특혜를 주고, 잘못이 드러나도 면죄부 주기에 바빴다. 사회 각 분야에서 비리가 난무하고, 수많은 비상식적인 일들이 거침없이 자행되어 왔음에도 너무나 비대해져버린 불의에 대항하여 정의가 이겨낼 힘을 잃었다.
특히 국민을 절망하게 한 것은 세월호 참사였다. 사고가 벌어진 후 드러난 온갖 혼선과 무능력, 거짓, 나태와 무책임의 행태가 거짓말처럼 계속 반복되었다. 결국 책임져야 할 사람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더욱이 그 강력한 경고음에도 박근혜 정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역주행을 계속하며, 우리사회의 가치와 정의를 철저하게 짓밟아놓고 말았다.
그러나 결국 정의는 승리하게 되어 있다.
온갖 부정부패와 비리, 불법과 협잡이 판치는 세상, 부도덕한 권력과 그에 기댄 재벌들의 오랜 악행들,심지어 40여년 전 적폐의 사슬까지 낯낯이 드러나게 될 줄을 그 누가 예측이나 할 수 있었을까?
그 역사적인 장을 연 주인공은 위대한 국민들이다. 세계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성숙하고 질서있는 시민혁명의 역사를 새로이 쓴 우리 대한민국이다.
이제 우리는 혼돈을 넘어,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고 헌법과 정의를 수호하며,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역사의 변곡점 위에 서 있다.
이념 논쟁과 지역주의, 세대 분열에 기대어 기득권을 유지하는 구태의 정치를 떨쳐버리고, 특권과 반칙이 없는,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한다는 국민의 절박한 외침에 귀 기울여야만 한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대한민국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아니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마지막 기회다.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병신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엄중함이 묻어있다. 질풍노도와도 같은 격랑의 한 해가 예견되어 있지만, 우리 국민들의 가슴은 꺼지지 않는 촛불이 되어 뜨겁게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한위클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