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재판관 해프닝 헤어롤러 따라하기
뉴스로=민병옥 칼럼니스트 newsroh@gmail.com
이정미 헌재 재판관의 ‘헤어롤러(hair roller)’가 뉴욕에서도 화제를 뿌리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뉴욕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인용’ 축하모임에서 남녀 참가자들이 ‘헤어롤러’ 해프닝을 풍자(諷刺)하는 모습을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날 행사는 ‘박근혜퇴진과 민주주의회복을 위한 뉴욕/뉴저지동포들’이 주최하고 ‘뉴욕희망세상’이 주관한 것으로 기온이 급강하한 날씨에도 120여명의 한인들이 모이는 열기를 보였습니다.
사회자 박매헌씨가 노란색 헤어롤러 2개를 달았고 황미미씨는 분홍색과 파랑색 롤러 8개를 주렁주렁 매달아 시선을 받았는데요.
아시다시피 지난 10일 탄핵선고일 이정미(55)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아침 출근길 머리에 단 분홍색 헤어롤러 두 개를 미처 풀지 못하고 나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자칫 이같은 실수가 중대한 탄핵심판의 희화화로 번지는 것을 우려해 언론사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너무나 아름다운 머리”라고 찬사를 받는 등 긍정적인 여론이 일었습니다.
네티즌들 사이엔 “헤어롤러 동그라미 두 개가 ‘8’자처럼 보이는 사진이 만장일치 ‘8:0’을 미리 암시한 것이다”, “탄핵 인용의 ‘o’ 두 개를 의미한다”, 이런 얘기들이 퍼지면서 각종 패러디가 유행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YTN 캡처
AP통신과 머큐리뉴스 등 해외 언론사들도 이정미 재판관의 해프닝을 ‘바쁘게 일하는 여성’의 표상으로 묘사하는 등 앞다퉈 보도하고 특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정미 재판관의 헤어롤러는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미용사들이 꾸며준 올림머리를 일부러 흐트러뜨리는 연출까지 한 ‘파면대통령’ 박근혜의 행적(行跡)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SNS엔 “박근혜가 머리단장으로 떨어뜨린 국격, 이정미가 올려세웠다” “박근혜 때문에 한국 여성의 이미지가 다 깎였는데 이정미 재판관같은 멋진 여성 리더가 있다는게 알려져 다행이다”라는 말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정미 재판관은 바쁜 생활로 미처 머리를 가다듬을 시간이 부족해 출근길 헤어롤러를 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날은 집에서 헤어롤러를 달고서 깜빡 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역사적인 선고를 하는 날이었으니 얼마나 몰입했겠습니까.
많은 여성들은 “헤어롤러를 해본 사람들은 한번쯤 저런 실수를 해봤을 것이다. 자기 일에 집중하느라 매단 것을 잊어버린 이정미 재판관을 보고 감동했다. 이런 여성 지도자도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게 돼 다행이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기자들이 새까맣게 몰려 있는 입구를 통과해서 들어온 후에 머리에 헤어롤러가 달려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이정미 재판관은 “큰일 났다. 머리에 단 헤어롤을 기자들이 촬영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는군요.
이정미 재판관님. 당신의 헤어롤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머리였습니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www.newsroh.com
Korean judge hair rollers seen as sign of hardworking women (WP/AP)
Hardworking Korean Judge Too Busy to Care About Wearing Hair Rollers to Court (CUT)
http://nymag.com/thecut/2017/03/korean-judge-lee-jung-mi-wears-hair-rollers-to-cour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