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알마티토요한글학교장)
5월 20일 한글학교가 주최하고, 총영사관 (재외동포재단)과 LG가 후원한 '알마티 한글학교 20주년 , 고려인 정주 80주념 기념 역사 탐방이 있었다.
한글학교 중고등부와 학부모를 비롯하여 교민들까지 총 54명이 LG버스 두대로, 고려인 마을, 고려극장, 바슈토베 언덕, 고려인이 주축이 되어 건설한 댐과 수로를 돌아보았다.
청년비전 선터에서 이번 역사 탐방의 가이드를 맡은 오정택 선생님이 세밀하게 준비한 동영상과 강의, 박희진 선교사와 현지에 거주하는 인 발렌티나씨의 본인이 살아 왔던 삶의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는 고려인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너무나 가슴 저린 사연이 보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토굴생활로 초기 정주의 어려움이 묻어 있는 바슈토베 언덕에 무덤과 기념 탑 앞에서는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나라면 과연 이런 환경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었을까?'......
저 멀리 연해주를 떠나 강제 이주 되었으면서도, 크즐오르다-타쉬켄트-우슈토베를 거쳐 현재는 알마티에 위치하여 민족의 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옛고려 극장을 볼 때는 가슴 뭉클하였다.
댐과 수로를 거의 맨손으로 건설하고 연해주로 부터 가져온 씨앗을 이땅에 뿌려 농사를 지어 소비에트 연방에서 인정 받는 콜호즈를 이루며 끈기있게 살아남아 사회의 요직을 두루 차지하며 이땅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던 대단한 한민족. 소비에트 해체 후, 또 다른 위기를 맞은 우리의 고려인! 그러나 그 때에 그 죽음과 지옥을 건너 결국은 우뚝 선 그들이었기에 또 다시 이 어려운 때를 지나 더 멋지게 우뚝 세워지리라 확신한다.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하여 저녁 9시 30분에 도착한 긴 여정이었다.그러나 우리의 고려인들이 객차도 아닌 화물차에 짐승처럼 짐짝처럼 실려 40일이나 걸려 이곳 우슈토베에 왔었던 것과 어찌 비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