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파리의 한 일식당에서의 일이다.
혼밥 자리였으므로 입구에 놓여진 파리 일본인 교민 상대의 인쇄물을 뒤척이게 되었다.
제목이 'WASABI'. A4 크기의 옵셋 컬러 인쇄로 24 페이지 분량이다. 쭉- 훑어보자니, 파리의 일본 음식점, 식품 등을 소개한 내용들이다. 이 중 파리에서 일식당 체인으로 성공한 프랑스인 제롬 브라꼬(Jerome Bracco) 대표와의 인터뷰 기사가 눈길을 끈다.
요약하자면,
-질문 : (콩코드 광장에 위치히는 프랑스 미술관 중에서도 가장 프랑스적인) ‘제 드 뽐므(Jeu de Pomme)’ 미술관에 일본식 도시락(Bento) 전문 구내식당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과거 샌드위치와 살라드 메뉴를 전문으로 한 이 미술관 구내식당에 일식 도시락과 덮밥 메뉴를 공급하게 된 것은 우리 일식 체인 그룹의 영예가 아닐 수 없다.
동업자이자 일식 메뉴 개발자인 주방장 ‘파트릭 듀발(Patrick Duval)’과 함께 개발한 메뉴로 입찰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미술관 운영자들은 우리 메뉴를 맛보고는 감탄했다.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파리 미술관 중의 하나에 우리가 진출한 것은 영광이다. 파리에서 일식은 90연대에는 생선초밥(스시), 2000년대 초에는 일식 라면을 거쳐 일식 도시락이 유행할 수 있다고 우리들은 예상했다.
‘제롬’의 성공은 수치로 증명된다. 그가 설명하는 통계를 들어다 보자.
- 1초당 프랑스에서 소비되는 샌드위치 수 : 74개
- 2016년 판매 샌드위치 수 : 23억 5천만개
- 연간 매상 : 82억 5천만 유로
(‘제롬’ 그룹은 이와 같은 거대 샌드위치 시장에서 일식 도시락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 것으로 믿어진다)
- 가장 많이 팔리는 샌드위치 메뉴 : Jambon-beurre 51%
‘제롬’은 샌드위치나 맥도날드 햄버거가 영양가 기준에 못 미친다는 건강 상식을 가지고 일식 도시락의 틈새시장 진출에 도박을 건 셈이다. 그는 일식 도시락이 전통 프랑스 음식, 또는 간이 음식과는 전혀 다른 맛과 영양가 면에서 우수하다는 이색적인 마케팅에 몰두하고 있다.
“일본 방문에서 나는 도시락이 시간에 쫓겨 사는 대도시뿐 아니라 전국에 걸쳐 광범위한 시장을 가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본은 지구상 최고 장수의 나라이다. 도시락이 그 역할에 일조하는 것은 아닐까? 수명은 음식과 연결된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다. 일식 도시락이 프랑스에서도 먹힐 것이라는 가능성을 확신하게 된 배경이다.”
그의 첫 사업 출발지는 파리 16구, "하나 도시락"(HANA BENTO)이라는 간판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앞에 소개한 “제 드 뽐므”(Jeu de Pomme) 미술관 진출과 함께 모두 5개의 일식 도시락 음식점을 운영한다.
자, 이제 파리에서 한식 도시락으로 성공할 수 있을 미래의 한인교민은 과연 누구일까?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신근수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