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비슷해 실수 속출
Newsroh=로빈 칼럼니스트
"여기가 평양이라구요? 평창 가려했는데..ㅜ"
2018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북한의 수도 평양이 흡사한 이름탓에 세계인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기 전만해도 평창은 국제적으로 무명(無名)의 도시였다. 그러나 다가오는 올림픽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평양으로 착각해 잘못 비행기를 타고 가는 일까지 속출하고 있다.
WSJ 닷컴 동영상 캡처
올림픽전문인터넷사이트 어라운드링스(ATR)는 지난 4월 웃지못할 소동 한토막을 전했다. 한 전세기의 조종사가 평창을 가려다 평양으로 날아갔기 때문이다. 이 조종사는 중국 베이징에서 8명의 올림픽 관련 기업인들을 태우고 이륙했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에 ‘평양’을 입력하는 바람에 전세기는 평창에서 400km 북서쪽에 위치한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조종사는 뒤늦게 평양에 도착한 사실을 깨닫고 승객들에게 자신의 실수를 알렸다. 한 기업인은 “조종사가 ‘자리에 앉아 침착하게 기다리라’고 말했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겁에 질렸다. 창밖엔 군복입고 무장한 사람들이 보였다”고 당시 놀랐던 순간을 전했다.
통역을 통해 조종사는 북한 관계자들에 머리를 조아리며 거듭 사과했다. 북한 당국은 승객들의 짐을 검사하고 올림픽 뱃지등을 확인한 후 이들이 실수로 들어왔다는 것을 인정했다. 결국 비행기는 다시 이륙했고 무사히 평창으로 날아갈 수 있었다.
NBC 동영상 캡처
지난 2014년엔 한 케냐 사나이가 여행사 실수로 평창 대신 평양에 간 해프닝이 있었다. WSJ(월스트릿저널)과 NBC에 따르면 대니얼 올로마에 올레 사핏(40)이라는 케냐인은 2014년 10월 평창에서 열린 유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발권(發券)했다. 여행사는 평양행 티켓을 끊어주었고 사핏은 아무 생각없이 비행기에 올라탔다.
그는 비행기가 착륙한 후 뭔가 좀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창밖으로 서울(인천공항)의 화려하고 현대적인 터미널 대신 낡고 좁은 풍경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상해서 비행기에 내리면서 주변 승객에게 여기가 사우스코리아가 아니냐고 물었더니 글쎄 노스코리아라는거에요. 공항 관리에게 가서 여행사 실수로 비행기를 잘못 탔다고 설명했어요. 하지만 북한 관리는 비자 없이 들어온 것은 불법이라고 하는거에요. 경악 그 자체였어요.”
결국 영어를 하는 여성의 도움으로 자초지종을 설명한 그는 ‘다시는 불법으로 들어오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고 500달러를 내고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어라운드링스’의 에드 훌라 편집장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평창이 어디 있는지, 남한인지 북한인지, 어느 나라 도시인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는 기존의 영어 스펠링 Pyongchang이 Pyongyang과 너무 흡사한 점을 고려해 ‘PyeongChang’으로 바꿔 홍보하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미지수다.
이같은 실수를 막으려면 지금이라도 영어 홍보시 ‘평창’이라는 단독 지명을 쓰지 말고 ‘평창-서울’ 혹은 ‘평창-사우스코리아’를 연계(連繫)해 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빈의 스포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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