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경제발전의 챔피온 국가 격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국가인 대한민국은 장기 경제성장에서 세계 선두 국가 중 하나이다. 한국은 과거 경제적으로 낙후(落後)된 나라였으나, 많은 어려움과 역경, 천연자원의 극심한 부재 등에도 불구하고 최근 60-70년 동안 부유한 선진국가 대열에 합류했을 뿐만 아니라 매우 경쟁력이 높은 혁신 강국으로 부각하기 시작한 소수 국가들 중 하나이다. 국제경쟁력 지수에서 한국 경제는 GDP 2조 달러 이상의 최대 15개국 중에서 구매력 대비 6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GNP 규모는 러시아의 절반 수준이다.
주요 성장동력
한국이 성공을 거둔 기저(基底)에는 상호 연관된 여러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동양의 격언에서는 “성공을 거두려면 역경을 기뻐하는 것을 배우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이건 웬 말인가, 한민족의 국가가 존재하기 시작한 이후 오랜 역사 동안 그들의 발전 도상에는 역경이 차고도 넘쳤다. 여러 번 인접 국가들의 압제 하에 있었고, 특히 일본의 혹독한 식민통치 기간(1910–1945)을 거쳤다. 그러나 한국인들에게는, 북한 사람이던 한국 사람이던 관계없이 이 험난한 역경들이 강인하고 생활력이 강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일본, 중국, 미국, 타이완 등 여러 국가들이 첨예한 국제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어느 정도는 체계적으로 대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현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해빙기조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전쟁(1950–1953) 종료 직후, 1인당 GDP 수준으로 북한과 여러 아프리카 빈국들에도 뒤지던 대한민국은 경제개발계획을 실행하고 실용적인 수출지향, 수입대체 정책을(다른 개발도상국들에서는 흔하지 않았던) 펼친 강력하고 책임성 있는 국가와 시장의 시너지에 기반을 둔 산업화에 돌입했다.
한국 정부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기업 성장에 유리한 여건 조성, 수출 잠재력 확대 장려, 수출 다양화에 매우 적극적이다. 수출목표와 상품 구조에서 연간 목표를 달성한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에게는 감세 혜택과 특혜 여신이 주어졌다. 이런 기업들에게는 수출 상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 및 부품 수입에 대한 세율을 낮추어 적용했다.
한국 산업화 자금에서 초기에 국내 자금 투자의 거의 3배에 달했던 대외 투자, 특히 미국의 투자는 1970년대에 이미 3분의 1규모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 발전에서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다른 몇몇 아시아 신생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에 수출 상품을 진출시킬 수 있었던 것이었고 이는 지금도 한국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도 적자 수지와 위기를 완전히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민주화 및 자유화 전환기에 통제할 수 없이 재벌 권력이 비대(肥大)해진 결과로 그들 대부분이 큰 채무를 갖게 되었다. 게다가 수출 상품 가격이 하락하고 수출업자들에게는 불리한 원화 가격의 상승, 이자율 상승과 임금 상승으로 인해 기업들의 상태가 더 어려워지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은 외환위기 후 체계적인 개력을 단행함으로 비교적 신속하게 심각한 위기 후유증을 극복했다. 또한 조율된 위기 대응 조치와 그 조치들을 신속히 실행함으로 인해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후유증도 최소화했다.
한국의 기적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핵심요인들 중의 하나는 수출지향적인 성장을 위한 과학기술 개발에 집중적으로(중진국 수준에서는 상당히 강화된 수준의)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원칙들은 1960–1970년대 이미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원의(KAIST) 전신인 한국과학원(KAIS), 다수의 공단과 연구소들을 설립한 것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 한국 내에 외국에서 빌려온 기술들을 현지화하고 자체 R&D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R&D 투자 비용 증가와 함께 인구 교육지수와 국내 학자들의 수도 증가했다, 한 마디로 말해서 급속한 경제 성장을 위한 기반이 갖추어지게 되었다. 물론 성과 지향적으로 계획된 정책들이 실행될 수 있었던 데에는 근면성, 책임감, 애국심과 같은 한국 국민의 성향도 큰 역할을 했다.
경제발전의 효율성
한국은 국가 규제의 효율성(거의 최고 선진국에 맞먹는 수준) 향상과 투자 기후 개선(G20 국가 중 기업환경 평가 지수 1위)에 역점을 둔 체계적인 개혁을 시행한 결과 최근 50-60년간 1인당 GDP 연평균 성장속도가 선진국 평균보다 약 3배나 더 높았다. 그 결과 1인당 GDP는 1960년대에 미국의 10분1이 안되던 수준에서 2017년 3분의 2 수준으로 성장했다.
적극적인 수출 지향 정책을 시행한 결과 한국의 경제 성장에서 수출이 기여(寄與)하는 정도는 1960-1980년대 GDP의 2분의 1에서 2000-2016년대 GDP의 5분의 4로 증가했다. 수출 구조에서 하이테크 제품의 비율은 2017년까지 27%에 달함으로써 세계 평균수치(18%)의 1.5배를 상회하고 있다.
자본투자를 직간접적으로 장려(獎勵)하는 정책의 결과로 1960-2016년간 한국 노동의 물적자본 비율은 30배, 인적자본 비율은(성인 평균 교육년도 수를 고려하면) 적어도 4배 증가했다, 또한 한국인들은 교육의 질(PISA, TIMSS 시스템 검사에 따라), IQ(평균 104.8)에서 세계 2-3대 선두국가에 속하며, 한국에서 대학 졸업장을 가진 25-34세 연령 인구의 비율은 70%로 OECD 국가 평균보다 5분의 3정도가 높다.
노동 효율성을 장려하는 국가 및 기업 정책과 함께 유교와 기독교의 영향에 따라 교육을 받은 한국 국민의 근면한 국민성도 투입된 맨아워(한국인이 1980-2000년간 매년 고용인 1인당 2,500-2,700 근로시간 수치는 세계 기록에 속한다), 시간당 노동생산성(1960-2016년간 10배 성장), 총요소생산성(2.5배 성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 GDP 성장에서 핵심 요소들의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노동생산성의 기여도는 2배(1960-1980년대 46%에서 2000-2016년 92%), 총요소생산성은 거의 4배(13%에서 49%) 증가한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삶의 질, 사회복지 수준이 계속 향상되어 왔고 지금도 향상되고 있으며 의료 서비스도 개선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60년간 평균 수명이 1.5배 이상 늘어서 82-83세에 이르고 있다(OECD 국가 중 일본에 이어 2위). 또한 미국 대비 인간개발지수는 1960-2017년간 세 배나 수준이 올랐다. 미국, 일본, 유럽 특허청에 모두 등록된 한국의 삼원특허(Triadic Patent) 수는 지난 20년간 GDP보다 1.5-2배 더 빠르게 증가했다.
근면하고 교육수준이 높으며 건강한 노동력이 잘 계획된 혁신지향 정책 및 효과적인 민관협력 등과 맞물려 높은 혁신동력을 창출해냈다. GDP중 R&D 투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에서 한국은 세계 2위(1위는 이스라엘)를 차지하고 있으며, G20 국가들 중 혁신개발지수 4위를 차지했는데 이전에 주변국이던 나라로서는 상당한 순위이다. 가공 산업 분야에서 피고용인 1만 명당 로봇 수로는(630개 이상) 2위를 차지한 독일을 2배나 앞지르면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IKT 개발 수준에서도 한국은 세계 선두 주자의 대열에 속해 있다. 기업과 국가 기관의 광대역 인터넷 연결 비율은 거의 100%이다. 한국의 최신 개발기술인 5G 기술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검증(檢證)을 마쳤다.
현 단계에서 발전의 문제들
60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한국이 이룬 엄청난 성공을 기술하면서, 최근 10-20년간 한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을 언급해야 겠다. 이는 많은 점에서 유리한 요인들의 효과가 모두 사라져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특히 한국의 대외무역 비중이 높은 것을(GDP의 10분의 9) 고려할 때 수출지향 모델에 역점을 둔 개발로 향후 성장을 이루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자본투자 효율의 저하(低下) 경향도 관찰되는데, 이는 경제구조가 복잡해져서 물적 및 인적 자본의 각 성장단위당 비교 투자액이 점점 더 많이 필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적 자본 투자율에 따른 성장한계자본계수가 지난 5-6년간 2.5배 상승했고 총 개발자본 투자율에 따른 성장한계자본계수는 거의 3배 상승했다.
노동력을 자본장비율과 노동 생산성이 낮은 분야에서 높은 분야로 옮겨서 향후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루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 이 요소가 국가 GDP 성장에 기여하는 수준은 2000-2016년간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이는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 분야 피고용인 비율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다.
생산성 전반에 걸쳐서 말하자면, 2000-2016년간 한국에서는 시간당 생산성 증가 속도가 1/3정도 저하되었고 총요소 생산성은 1/6 저하되었다. 그러나 2000-2016년간 평균 총요소 생산성 증가 연평균 속도에서 한국은 미국과 일본을 4배 앞질렀다.
생산요소들을 확장시켜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거의 승산(勝算)이 없다. 첫째로, 근무시간 길이가 선진국 중에서 한국이 1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들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근무시간을 더 늘리는 것은 어렵다. 둘째로, 지금도 상당히 큰 수치인 성인 인구의 교육연수가 현저히 증가할리도 만무하기 때문이다. 성인 교육연수 증가속도는 2000-2016년간 5배 감소했다.
생산성 향상 문제는 한국인들의 노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됨에 따라 더 심화(深化)되고 있다. 최근 노인층 인구(65세 이상)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2016년에는 13%에 달했다. 출생률의 저하, 의학의 발달, 삶의 질 개선 경향을 고려할 때 한국 인구 구조에서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이는 연금 적립을 높이고, 노동인구들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노동 생산성과 경제 성장 속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차후 한국의 경제성장은 북한을 둘러싼 긴장 상태,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과 중국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 측에서 발생하는 국제경쟁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신용도와 소비자신용도가 어느 정도 저하함으로 인해 일정 부분 제한을 받게 된다.
한국 사회의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요인들도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한 요인들 중에는 2017년 가처분 소득의 179%에 달한 높은 가계부채,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관련된 고용문제, 일과 개인생활의 불균형 등이 있다. 이런 문제들은 극도로 심각한 과음, 심한 경우에는 자살을 불러온다. 한국의 10만명 당 자살 수치는 OECD 국가들 중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여러 어려움들에도 불구하고(아니면 부분적으로는 일부 어려움들 때문에) 한국은 많은 것을 이룩할 수 있었다. 한국의 국가, 기업, 사회는 수십년 간, 다른 동아시아 신생 산업국가들(예를 들어 타이완, 싱가포르)도 따르고 있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3C” (commitment, competence, consensus:헌신, 역량, 합의) 원칙을 굳게 지켜올 수 있었고, 변함없이 혁신적이고, 경쟁력이 있는 번영하는 국가 건설의 길로 전진해왔으며, 인적 자본의 질을 현저히 향상시키고, 비교적 상호 신뢰도가 높은 사회를 형성해왔다. 다수의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국가들과 달리 지니계수로 측정되는 한국의 가처분 소득 분배 불평등 수준은 1.5-2배 정도 낮다.
글=비탈리 멜랸체프, 안나 고로잔키나 | 네자비시마야 가제타 기고문
* 비탈리 멜랸체프는 경제학 박사로 모스크바국립대학교 아시아아프리카대학 국제경제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 안나 고로잔키나는 동 대학교 연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