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음주량 55% 증가…다른 나라보다는 적어
코비드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음주량이 늘어났다는 다양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계약물조사(Global Drug Survey)가 전 세계 11개 국가의 시민 5만5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는 음주 횟수가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음주량과 폭음 횟수가 증가했다는 응답자는 각각 36%와 23%로 나타났다.
음주량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서 42%가 여가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며, 41%가 권태감, 27%가 스트레스, 21%가 우울감, 20%가 고립감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트라우마,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술 소비를 증가시킨다는 주장은 선행연구에서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2001년 9.11테러 때 뉴욕 시민 25%의 음주량이 증가했다. 사스가 유행했을 때, 홍콩 시민의 6.8%가 음주량이 증가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홍콩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팬데믹 기간 동안 음주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홍콩대학에서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음주량이 줄었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36.8%로, 전체적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팬데믹으로 술집, 바, 나이트클럽 등 시설들이 영업 중단이 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외식과 모임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음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음주량이 증가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5.5%였는데, 이들은 코비드19 팬데믹으로 고립감과 권태감에 음주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홍콩의 음주량 증가세가 미국 등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크게 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여러 통계에서 코비드19 기간 동안 음주량이 10~1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음주와 코비드19 바이러스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온라인 상에 만연한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음주와 흡연이 코비드19 바이러스 감염을 방어해 준다는 잘못된 허위 정보를 봤다는 응답자가 19%로 나타났다. 허위 정보를 본 사람이 보지 않은 사람들도 음주량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돼 전문가들은 허위 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람 타이힝(Lam Tai-hing) 교수는 “알코올이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지 않는다. 음주는 오히려 신체 기관에 손상을 초래한다”라며 코비드19와 관련된 알코올 섭취를 둘러싼 잘못된 정보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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