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다시 밤낮이 바뀌었다. 자정 지나 출발했다. 어디서 리파워 할 지 모르지만 가는데까지 가보는거다. 밤샘 운전은 졸음을 불렀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입구부터 출구까지 트럭으로 가득 차 주차할 곳이 없다. 3시간 정도 달린 후 고속도로변 응급주차구역에 트럭을 세웠다. 2시간 동안은 세워 놓을 수 있다. 40분 알람을 맞춰 놓고 쪽잠을 잤다.
80번 하이웨이를 따라 동쪽으로 가는 길. 평지인 오하이오를 지나 펜실베이니아에 들어서도 속도는 줄지 않았다. 짐이 가벼우니 히마찰의 움직임도 그만큼 자유롭다. 오전 6시가 지나니 고속도로 휴게소에 한두 자리 정도 공간이 났다.
졸음을 떨치기 위해 매번 잘 수는 없는 법. 김어준의 팟캐스트를 오랜만에 들었다. 효과가 있다. 글렌에게서 전화가 왔다. 핏스톤 터미널에 트레일러를 내려 놓으라 했다. 노 프라블럼. 200마일 가량. 4시간 거리다. 오전 중으로 도착할 수 있겠다.
예상대로 11시 40분쯤 터미널 입구에 도착했다. 인바운드 베이 두 칸 모두 트레일러가 서 있다. 한 쪽은 타이어를 갈고 있고, 다른 쪽은 뭔가 수리를 하고 있다. 기다리다 화장실에 다녀왔다. 스프링필드는 인바운드 베이가 대여섯 개 정도 된다.
내 차례다. 차량을 점검(點檢)한다. 나는 트레일러를 내려 놓을 것이라 하고 서류를 건넸다. 트랙터 드라이브 타이어 커버 휜 것을 수리하겠다고 했다. 점검 요원은 수리 사항을 양식에 적어 트랙터 샵 사무실에 접수하라고 했다. 야드에 트레일러를 내렸다. 오늘은 후진이 잘 된다. 트랙터 샵에 가서 그리즈팩과 엔진오일 한 통을 받았다. 엔진오일을 점검해보면 계속 조금씩 줄어든다. 주기적으로 보충해야 한다. 수리 예약을 하니 대기자가 5명이라 했다. 순서가 되면 전화를 준다.
건물로 가서 화장실 이용하고 빨래, 샤워, 건조,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 카페테리아에서 가장 비싼 메뉴인 립아이 스테이크를 시켰다. 그래봐야 15달러 정도.
트럭에서 자고 있자니 5시경 전화가 왔다. 트랙터 샵이다. 트럭을 몰고 가서 수리를 시작했다. 그냥 커버가 휜 것이 아니라 안에 지지대도 부러졌다. 쇠가 많이 녹슬어 있었다. 정비공은 부품이 없다며 다른 멀쩡한 세 바퀴의 커버를 제거했다. 반짝이는 휠커버는 히마찰의 그나마 자랑거리였는데. 속살이 그대로 들어난 듯한 느낌이다. 이건 혹 붙이려다 혹 뗀 것도 아니고.
다음 화물이 들어왔다. 야드에서 짐이 실린 트레일러를 연결해 내일 오전 11시까지 노스캐롤라이나에 배달하는 일정이다. 450마일 거리니까 9시간을 운전해야 한다. 중간에 30분 휴식 취하고 한 번 주유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10시간은 잡아야 한다. 예비시간도 둬야 하니 밤 11시에는 출발해야 시간 여유가 있다.
미리 위치나 확인해 두려고 트레일러를 찾아 야드를 다 뒤졌는데 없다. 아직 오는 중인가? 트레일러샵에 위치를 물어보려고 갔다. 점검을 받았는지 거기에 있었다. 위치 확인했으니 됐다. 이따 10시에 일어나 준비하기로 했다. 잠이 오려나 모르겠다.
오늘의 사건 사고
하루라도 사고를 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가?
고속도로 갓길에서 다섯 시간 가까이 기다리고 있다.
어제밤 10시 경에 일어나 트럭을 세차했다. 트레일러샵에 갔더니 이미 트레일러를 다른 곳에 옮겼다. 야드를 걸으며 찾아다녔다. 마지막 장소에 가서야 트레일러를 찾았다. 트레일러 연결하고 무게를 측정해봤다. 트레일러에 하중이 과했다. 6번에 물려 있는 텐덤핀을 뒤로 물려 12번 홀에 걸었다. 아웃바운드 야드에서 서류를 받고 저울에 달아보니 32,000 파운드 내외로 드라이브와 텐덤에 무게가 고르게 나뉘었다. 11시 조금 넘어 터미널을 출발했다.
낮에 충분히 자지 않았기 때문에 중간에 졸음이 올것으로 예상했다. 중간에 한번 쉬면서 30분 동안 잤다. 몇 번을 웨이스테이션에 불려 들어갔지만 이내 출구쪽으로 통과 신호를 받았다. 아까 무게를 맞추길 잘 했다. 중량 측정소에 들어설 때 도로에 간이 저울이 있다. 거길 통과할 때 하중(荷重)이 많이 나간다 싶으면 저울로 유도한다. 나는 규정 이내 무게라서 통과 신호를 받았으리라.
오전 6시 조금 넘어 어느 도시(이름을 까먹었다)를 지날 때였다. 커브를 도는데 속도가 조금 빨랐나? 운전대 조절이 원활치 않다고 느꼈다. 이거 까딱하면 차체가 넘어갈 수 있겠다. 순간 계기판에서 어떤 불빛이 깜빡하더니 차체가 한번 휘청했다. 차량 안정화 기술의 하나다. 전에도 고속도로 진출구에서 한 번 이런 적이 있다. 그리고는 critical event alarm 메시지가 들어왔다. 차량이 급정거를 한다든지, 중심을 잃는다든지 할 때 회사로 메시지가 전송되고 퀄컴 단말기로 차량에도 들어온다. 얼마 후 글렌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슨 일 있냐고? 아무 일 없다. 나중에 전화하겠다.
11시 약속이지만 9시에 도착했다. 접수 사무실로 가니 바로 14번 닥에 대라고 했다. 오늘은 웬일인지 후진이 잘 됐다. 나 미친 것 아냐? 두 번의 전후진으로 닥에 댄 후 침대에 누워 잤다. 밤샘 운전으로 피곤했다.
11시 즈음에 직원이 문을 두드리며 서류를 건넸다. 트레일러에 가보니 로드락이 2개가 있었다. 깨끗한 것이 새 물건 같다. 방식도 내가 쓰는 것과 조금 다르다. 난 로드락이 3개 있다. 1개는 어제 내려놓은 트레일러에 들어있다. 로드락은 트랙터 뒷 벽에 4개까지 걸 수 있다. 새 로드락을 갖고 헌 것 하나는 트레일러에 넣어두기로 했다. 누가 필요한 사람이 쓸 것이다.
발송처를 떠나려는데 글렌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아침의 일을 물었다. 모르겠다. 그냥 가는데 차가 흔들렸다. 아마 도로 상태가 불안정했나 보지? 알았다. 수고해라. 회사에서는 차량 전복이나 교통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운전 형태에 대해 주의를 기울인다. 플릿매니저들의 인사고과(人事考課)에도 반영되나 보다. 나도 코너링할 때 더 주의해야겠다.
가까운 트럭세차장으로 가기로 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오프듀티 드라이브로 설정했다. 마음이 급해서 일까 발송처에서 나와 좌회전해야 하는데 우회전했다. 회전각이 좁았다. 길모퉁이에 있는 무엇인가를 트레일러 바퀴가 친 것 같다. 소화전 같기도 하고 우체통 같기도 했다.
고속도로에 막 들어서려는 순간에 트레일러 타이어 압력 경고 메시지가 들어왔다. 뭐지 싶어 사이드 미러로 확인해보니 오른쪽 트레일러 타이어가 내려 앉았다. 아까 코너 돌 때 타이어가 찢어진 모양이다. 네이슨이 수련 기간 중에도 여러 번 주의를 줬던 부분이다. 나는 얼른 도로 가에 트럭을 세웠다. 여기까지 오면서도 몰랐다니. 회사 시스템에 랙이 걸리는지 문제가 생겨도 10분 이상 시간이 지나야 퀄컴 메시지가 들어온다. 일단 머리를 한번 부여잡고 으악 소리를 질렀다. 일단 화는 냈고,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직전 트레일러 타이어 공기압이 낮아 사이드 미러로 계속 주시했던 경험이 있어 오늘은 한 번에 알아차렸다. 안 그랬으면 고속도로를 그냥 달릴 뻔했다. 그랬다면 림까지 손상이 갈 수 있다. RA(로드 어시스트)에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도 찍어 보냈다. 잠시 후 연락이 왔다. 인근의 업체에 연락해 사람을 보낸다고 했다. 90분 후에 도착할 것이라고. 사고 보고도 하라고 했다. 퀄컴 양식으로 간단히 사고 보고를 마쳤다. 지난 달에도 트레일러 문짝 부수어 사고 보고 했는데 이번 달은 타이어네. 잠시 후 안전한 곳에 주차하고 안전부서에 전화하라는 메시지가 왔다. 사고 보고를 하면 의례적으로 온다. 전화해 상황을 설명했다. 좁은 곳에서 코너를 돌다가 날카로운 물체에 부딪힌 것 같다. 그럴 수 있지. 그는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하긴 트레일러가 넘어가거나 다른 차량과 부딪힌 것에 비하면 타이어 찢어 진 것은 사고 축에도 안 끼겠지. 타이어 파손은 워낙 빈번한 일이기도 하고.
함흥차사(咸興差使). 두 시간이 넘자 다시 연락했다. 다른 업체로 바꿨다며 곧 도착할 것이라 했다. 그래도 안 온다. 출발한거 맞냐고 연락했다. 30분 내로 도착한다고 약속했단다. 1시간 넘어도 안 온다. 밤에 운전하려면 좀 자둬야 하는데 습관이 안 돼 잠도 안 온다. 5시가 넘어서야 사람이 도착했다. 젊은 남자 혼자다. 혼자서 할 수 있나? 트레일러 아래에서 스페어 타이어를 내렸다. 그런데 에어스커트에 걸려 안 빠져 나온다. 이리저리 용을 쓰더니 가져온 새 타이어를 끼어야겠단다. 그가 전화하러 간 사이에 타이어를 보고 있자니 텐덤타이어는 뒤로 움직인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타이어를 물리면 에어스커트와의 사이에 공간이 생긴다. 음 너도 머리는 그리 좋지 못하구나. 나는 그 남자에게 얘기하고 타이어를 뒤로 물렸다. 혼자서 거대한 타이어를 꺼내느라 끙끙대기에 나도 장갑을 끼고 도왔다. 그 이후 작업은 비교적 수월했다. 타이어를 드느라 힘을 쓸 때만 거들었다.
기다리는 동안 다음 작업도 들어왔다. 여기서 50마일 거리에서 저녁에 픽업해 일요일 저녁에 오하이오 주 블루 애쉬(Blue Ash)에 배달하는 일정이다. 블루 애쉬라 동네 이름이 멋지다. 오프듀티 드라이브로 트럭 세차장을 향해 달렸다. 원래 세차장 갈 때는 일반 드라이빙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업무 시간이 없다. 10시간 휴식 중이다. 트럭 스탑에 도착하자 1시간 오프듀티 드라이빙이 끝났다. 트레일러 세척을 마치니 10시간 휴식이 끝나 업무 시간이 리셋됐다. 9시 30분 약속이지만 미리 간다고 잘 못 될 것은 없다. 7시에 도착해 사무실로 가 체크인 했다. 9시가 넘어서 25번 닥에 대라는 연락이 왔다. 그 자리에서 짐을 싣고 떠나려던 다른 프라임 드라이버가 내려서 적극 도왔다. 그냥 돕는 정도가 아니고 아예 강의를 했다. 그는 트랙터와 트레일러의 각도, 타이어의 위치 등을 설명했다. 100%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도움이 됐다.
일요일 오전에 배달도 가능한데, 저녁 약속이라 시간은 널널하다. 약속 시간 두 시간 이전에 오면 안 된다고 써 있다. 어차피 일요일이라 약속시간 변경도 어려울 것이다. 오늘 여기서 자고 출발해도 되고, 천천히 밤새워 가다가 아침에 트럭스탑에 들러 자도 된다. 상황봐서 결정하자. 잠깐 눈은 붙이는 것이 좋겠지. 죽지만 않는다면 모든 경험은 도움이 된다. 오늘도 여러 실수를 했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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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엔 있는데 트럭에만 없는것
10 wheeler 광폭타이어
한가한 일요일 오전. 지난 밤 일기도 거르고 잠자리에 들어 아침까지 잤다. 두 개 정도의 꿈을 꾸었는데 늘 그렇듯이 깨면 잘 기억나지 않는다. 꿈 꿀 당시에는 생생했던 어렴풋한 기억의 파편 몇 장면만 남았다. 꿈은 휘발성(揮發性)이라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리라.
오하이오 주 35번 국도 리오 그란데 (Rio Grande) 인근의 휴게소다. 오후 4시까지 머물 참이다. 최근 늘 그랬듯이 여유로운 일요일이다.
어제 발송처에서 하룻밤을 지샌 후 출발했다. 시간 여유가 있고 발송처에서 오버나잇파킹을 허락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낮운전이 편하고 안전하다.
중간에 러브스 트럭스탑에 들러 샤워를 하고, 휴게소에서 1시간 낮잠을 자는 여유도 부렸다. 도로 공사로 정체(停滯)가 심해 계획보다 100마일 가량 덜 와서 멈췄다. 오늘도 그리 주차가 잘 되는 편은 아니었다. 러브스에서 간단한 주차하는데 약 13분 가량 걸렸다.
대형 트럭을 부르는 다른 말로 18휠러(18 wheeler)가 있다. 바퀴 숫자가 18개이기 때문이다. 바퀴축이 트랙터에 3개, 트레일러에 2개다. 맨 앞에만 2개고 나머지는 4개씩이다. (2x1) + (4 x 4) = 18이다. 일반 승용차는 4휠러다. 그런데 나는 엄밀히 따지면 18휠러가 아니다. 10휠러다. 더블 타이어 대신 광폭 타이어를 쓰기 때문이다. 아직은 더블 타이어가 대세지만 점차 많은 회사가 광폭 타이어로 바꾸는 추세다. 프라임 트럭은 모두 광폭이다. 타이어 숫자가 적은 편이 유지 보수에 유리하다.
트럭은 와이퍼의 좌우가 없다
퀴즈 : 승용차에는 물론이고 버스에도 있는데 트럭에는 없는 것은 무엇일까?
힌트 : 운전하며 자주 바라보는 것 중 하나다.
쉬면서 유리창과 사이드 미러도 닦고 엔진오일도 보충했다. 엔진오일은 2주일에 1갤런은 쓰는 것 같다. 회사 페북 그룹에 문의를 했더니 아주 비정상이라고 했다. 보통은 엔진오일 교환 주기 사이에 반 갤런 정도 넣는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10만 마일이 넘도록 한 번도 보충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히마찰의 오르막 출력이 떨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나? 한번 진단을 받아봐야 할 것 같다.
내친 김에 윈드쉴드 와이퍼도 갈았다. 조수석 와이퍼는 버리고 운전석 와이퍼를 그쪽으로 보냈다. 운전석에는 새 와이퍼를 달았다. 일반 승용차와 달리 트럭은 와이퍼의 좌우 구별이 없다. 화면으로 치면 와이드 스크린이기 때문에 공간이 충분하다.
오후 4시가 조금 안 된 시각에 출발했다. 6시 경에 배달지에서 가장 가까운 주유소에서 리퍼 연료를 채웠다. 7시 경 목적지에 도착했다. 약속은 8시지만 1시간 정도 일찍 오는 것은 무방(無妨)하다. 체크인 하고 닥을 배정받았다. 그런데 또 같은 현상이 생겼다. 트레일러 잠금 장치가 내려가다 중간에 멈춰 닥에 밀착할 수 없다. 오늘은 그 원인을 알았다. 트레일러 잠금 장치에 충격으로 인한 흠이 생겼고 거기에 트레일러 가드 범퍼 모서리가 걸린다. 오피스에 얘기했더니 직원들이 나와서 확인하고 옆 닥으로 옮기라 했다. 이런 기껏 힘들게 댔더니. 옆으로 한 칸 옮기는 작업도 수월치 않았다. 원래는 쉬어야 하는데. 워낙 안 되니 누구에랄 것 없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조금 진정이 됐다.
다음 화물은 인근 해밀턴에서 받아 버지니아로 간다. 저녁 시간에 문을 여는 세차장이 이 근처에는 없다. 트레일러 상태를 확인하니 냄새가 나거나 더럽지는 않은데 나무 파편이 많았다. 큰 것들은 손으로 주워 치우고 작은 부스러기는 빗자루로 대충 쓸었다. 발송처에서 주변 세차장이 문을 닫았을 경우 이동 세차업자를 불러 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발송처에 도착해 정문에서 체크인을 했다. 중년 여성 직원이 트레일러 내부 상태를 확인하더니 다행히 오케이를 했다. 대충이라도 치우기를 잘 했다. 트레일러 내려놓고 새 트레일러를 연결해 나왔다. 오전 5시에는 운행을 멈추고 쉬어야 한다.
유투브에서 어떤 날의 출발을 들으며 운전했다. 비슷한 유형의 곡이 이어졌다. 아는 노래는 따라 불렀다. 도로는 한산했다. 악천후나 공사현장만 아니면 밤운전도 편하다.
오전 3시경 러브스 트럭스탑에 도착했다. 연료를 채워야 한다. 주유를 마치고 보니 주차공간이 몇 곳 눈에 띄었다. 여기서 쉬고 가는 것이 최선이다. 밤인데다 조금은 타이트한 공간이었지만 주차가 가능할 것 같았다. 뒤로 돌아가보니 내가 원래 주차하려고 생각했던 곳은 통로였다. 다른 트럭이 옆에 서 있어 주차공간으로 착각했다. 그 트럭은 곧 떠났다. 대신 후진으로 세울 만한 다른 공간이 있었다. 물론 시간은 오래 걸렸다. 하지만 심야에 모두 자는 터라 나는 충분한 시간 여유를 가지고 후진했다. 평소에는 귀찮아서 잘 내리지도 않는데 오늘은 서너 번 내려 공간을 확인했다. 네이슨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아무 사고를 내지 않았을 때 만족한 하루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주차장의 절반 이상이 비었다. 아침을 먹고 샤워를 했다. 오후 1시 20분에 출발 가능하다. 400마일 남았으니 오늘은 한 6시간 정도 주행하고 100마일 남짓 남긴 지점에서 쉴 예정이다.
아! 참, 퀴즈의 정답은 백미러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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