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인도네시아 아시아 패럴림픽(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 캄보디아 장애인 체육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인 선수단 29명이 출전했다. 선수단은 10월 1일부터 18일까지 캄보디아 교육부, 사회보훈청소년재활부의 지원을 받아 출전하게 되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아 패럴림픽에 단 3명이 출전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선수단에는 캄보디아 양궁 대표팀도 포함됐다. 활을 잡은 지 이제 갓 1년이 넘은 선수들이 큰 국제 대회에 진출할 수 있던 배경엔 한국 패럴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이자 감독 출신인 안태성(55)씨가 있었다.
▲ 2018 인도네시아 아시아 패럴림픽에 참가한 캄보디아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선수
▲ 2018 인도네시아 아시안 패럴림픽에 참가한 29명의 캄보디아 장애인 스포츠 협회(NPCC) 소속 선수
2017년 월드프렌즈 KOICA 자문단으로 캄보디아에 파견된 안태성 자문단은 1988 서울패럴림픽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으며, 1996 애틀란타패럴림픽대회·2000 시드니패럴림픽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2012 런던패럴림픽대회에서는 감독으로 참가해 여자 단체전 우승을 견인한 대한민국 패럴림픽 양궁의 산 증인이다.
안태성씨는 파견당시 한국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수준높은 양궁 실력을 캄보디아에도 전파시키겠다”고 운을 뗀 뒤 “개인적으로 제2의 지도자 생활을 마무리하는 계기로 생각하고, 많은 후배 지도자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캄보디아 장애인 스포츠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 안태성 자문단과 캄보디아 장애인 양궁국가대표 선수가 인도네시아 아시안 패럴림픽에서 캄보디아 국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있다.
캄보디아에 오자마자 모집한 선수의 대부분은 활을 평생 잡아보지도 못했던 일반인이었다고 말한다. 언어 문제로 소통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영어를 구사하는 코치를 통해 하나하나씩 선수들을 가르쳤고 기술보다 활을 쏠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2017 말레이시아 동아시아 게임에 출전시키기 위해 안 자문관은 기역부터 가르치는 심정이었다고 회상한다. 처음에 10M도 쏘기 힘들어하던 선수들이 20M, 30M 이제 70M도 거뜬히 쏠 수 있게 되었다. 국제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아시아 패럴림픽 위원회의 규정에 맞는 실력을 갖추기 위해서 다섯 선수들은 생계를 마다하고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 캄보디아 장애인 양궁 대표팀은 두 번째 국제 대회인 2018 인도네시아 아시안 패럴림픽에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본지와 서면 인터뷰에서 안태성 자문단은“2018 인도네시아 아시아 패럴림픽에 우리 캄보디아 선수들이 참가하여 가슴이 벅차다. 아직은 초보 실력이지만 장비지원과 훈련할 수 있는 여건만 만들어주면 6년 안에 상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비록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세계 양궁협회 담당자 케롤라이에게 캄보디아 장애인 양궁 정식 등록 약속을 받았고 코이카 국제협력단과 대한장인체육회, 광주광역시에서 캄보디아 양궁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캄보디아 패럴림픽 위원회(NPCC)는 한국의 닛신 코리아(사장 구탁본)와 지난 8월 캄보디아 패럴림픽 위원회에서 휠체어 150대 기증 MOU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