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 신경전, 향후 세계안보 좌우

 

 

Newsroh=로창현기자 newsroh@gmail.com

 

 

미국의 대표적인 매파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를 방문, 중거리핵전력 조약(INF)에 관한 신경전을 러시아 언론과 벌였다. 미국은 지난 20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가 중거리 핵전력 조약을 체계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전 세계 안보의 근간을 이루는, 이 양자간 조약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해 긴장감을 높였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의 알렉산드르 베드루소프 정치평론가의 기고문 전문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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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

 

 

국제적인 긴장이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 두 번째로 존 볼턴 미국가안보보좌관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군국주의적(軍國主義的) 구성요소가 강화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INF 탈퇴를 공언하면서 매우 의례적이지만 아주 놀라운 조건을 달았다. 즉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에게 모두 다 현명하게 행동하고 아무도 중단거리 핵미사일을 개발하지 말자고 한다면 미국도 조약 탈퇴 결정을 번복(飜覆)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점에서 살펴볼 때, 러시아가 아니라, 이 조약의 당사국이 아니어서 이 조약의 조항에 적용을 받지 않는 중국을 향해 미국이 이러한 선언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미러는 소련과 미국이 대치하고 있던 시절에 형성되어 냉전 종식 이후에도 유지되고 있는 세계적인 상호 억제 시스템의 미래를 결정하고 있다. 양국이 합의한 상호 군사 제한에 따라 향후 수십 년간의 세계 안보가 결정적으로 보장된다. 그리고 유럽 중요 국가들이 이미 사태의 발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는 사실도 미국 정부에게 그와 같이 원칙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와 정부 인사들의 입장에 확실한 영향을 줄 리는 만무하다.

 

볼턴 보좌관과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회담에서는 시리아, 이란, 북한, 테러퇴치 문제에 대한 논의 외에도 미국이 핵심적으로 제기한 문제, 즉 상호 보장 시스템이 갈수록 점점 규칙이 모호하고 예측불가하게 손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전 세계적인 군비 경쟁이 다시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다루어졌다.

 

러시아는 국지적(局地的)인 충돌뿐 아니라 세계전의 대가와 결과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타국의 안보와 이해를 손상시키지 않는 한, 어떤 나라와도 국가 안보를 지키고 국가의 이익을 지켜나가고자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과 세계 다른 주권국들에서도 그러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정반대의 접근방식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의 안보를 파괴하고 국가 이익을 손상시키는 것에서 미국은 자국의 대외 정책의 의미와 전망을 바라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합의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즉 어떻게 서로에게 수용불가(受容不可)하고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가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러시아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중거리핵전략 조약과 이후 전략적 공격무기 감축 제한 협정(뉴스타트)의 효력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경우는 바로 이 때문이다. 중거리 핵전력 조약이 효력을 중단할 경우 뉴스타트 협정의 파기로 이어질 확률이 많기 때문이다. 뉴스타트 협정의 공식적인 효력 만료기간은 2021년이지만 그보다도 더 빨리 협정이 폐기될 확률이 많다.

 

현 시점에서 볼턴 보좌관과 푸틴 러대통령의 계획된 만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협상 기조와 입장은 전날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반응에 미루어 이미 알 수 있다. 혹자에게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의 내용과 어조가 모든 점에서 너무 강경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심지어는 ‘종말론’적으로까지 보이기도 한다. 다만 이런 평가는 백악관의 군국주의적이고 공격적인 조치를 전제하지 않은 경우에만 가능하다.

 

볼턴 보좌관의 모스크바 순방 결과가 어떠하든지, 러시아는 한 편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세계적인 안정을 위협하지 않는 수준까지 개선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러시아는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도 자국의 전략적 군사 보안을 보장하고 동등한 핵전력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즉 러시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을 괴멸(壞滅)시킬 수 있는 위치를 고수하면서도, 대응 타격으로서만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사태가 러시아가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INF를 유지하는 방안과, 안정적인 첨단 무기인 크루즈 미사일 ‘칼리브르’ 와 ICBM ‘사르마트’를 계속 보유하면서 무기를 감축하는 다른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으로 진전된다면, 대답은 명백하다. 아무리 다시 생각하고 재고(再考)에 장고(長考)를 거듭해도 결국 러시아는 두 번째 방안을 선택할 것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미중관계를 사정없이 때리는 트럼프’ 러매체 (201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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